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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예술문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온 한국 수묵화의 거장
2023년 10월 07일 (토) 22:33:13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오늘날 예술은 개인이 아닌 가정, 국가, 세계로 그 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국력은 예술의 가치로 만들어낸다. 때문에 예술문화의 터전을 만드는 것이 예술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자 예술문화를 널리 보급하는 일이다.

황인상 기자 his@

한 사회에 살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문화적 자산’인 예술품은 작품이 가지는 미적 가치 때문에 인정받기도 하며, 시간이 지나서 인정받기도 한다. 위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엄청난 부를 만들어 가는 유럽 국가들은 훌륭한 미술가를 기르는 것이 훌륭한 과학자나 정치가를 배출하는 것만큼 중요한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실례를 보여준다.

▲ 하철경 화백

독창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에 새로운 비전 제시
임농 하철경 화백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전라남도미술대전 종합대상, 전국무등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연4회 특선 및 연6회 입선,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전라남도 문화상, 자랑스런 전남인상, 올해의 최우수예술작가상, 제14회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한국미술협회 미술인상 본상 등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8월 67번째 개인전을 가진 하 화백은 <송광사 화우>, <송광사의 봄>, <가을산길>, <도봉산의 봄>, <대흥사의 화춘>, <천은사의 봄>, <산사추일>, <대흥사> 등의 작품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남농 허건의 수제자로 남종산수화의 맥을 이어온 하철경 화백은 전통에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적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계승·발전시켜왔다. 수묵의 원숙한 농담 처리와 감각적인 담채의 산뜻한 조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소통을 지향하고 있는 하철경 화백은 필선으로 그림을 시작해 필선으로 마무리할 정도로 필선을 중요시해왔다. 이에 하 화백의 작품은 생명의 근원과 만물의 본질, 빛과 색의 눈부신 조화, 그리고 변화의 놀라운 이치 등이 올곧게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들은 추억의 옛 고향을 순례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친근하고 평온하며 향토적이다. 앙상한 나무를 전면에 배치하여 자연의 쓸쓸함을 주는가 하면, 풍요로운 나뭇잎으로 자연의 풍성함을 넉넉하게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진부한 수묵화의 세계에만 빠지지 않고 단순함과 간결미로 대작에서 볼 수 없는 여백의 미를 극도로 살려내고 있다. 이에 (특)교토예제교류협회 이시다 조 이사장은 “하철경 작가 작품의 첫인상은 동양원근법이라고 불리는 삼원법(고원·평원·심원)에 있다. 뒷받침된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기존의 일본 중국 미술과는 다른 표현의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어 “중국, 일본의 수묵 표현이 '자연의 힘' 그 자체의 표현이라면 하철경 작품은 ‘자연이 갖고 있는 미(美)’, 특히 ‘자연이 가진 평온’을 미(美)로 바꾼 작가”라며 “그의 풍경 작품에 그려져 있는 산천초목 삼라만상에서 느껴지는 ‘여백(白)’의 영역에 표현되어 있는 철리(哲理)의 이치야말로 그가 한국아트의 전통과 힘의 증인 중 1인자라는 말을 듣는 이유일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진정한 예술인
현재 호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초빙교수,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명예 회장, 한국미술협회 명예 이사장, 남농미술대전 운영위원장, 국전작가회 고문, 종로미술협회 고문, 현대한국화협회 고문 등을 역임하고 있는 하철경 화백은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한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펼쳐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학생들을 추모하고자 초대전을 개최했던 그는 <월출산의 봄>, <봄바람>, <천은사>, <소금강>을 비롯해 설악산 도봉산 풍광 등 우리 산천을 특유의 필법으로 그린 30여점을 선보였으며, 회갑 기념 특별 초대전의 수익금 5,000만원을 H-net Academy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했다. 또한 지난 2019년 가졌던 <인사아트프라자 초대전>에서도 한국의 산하를 주제로 <하회마을의 추조>, <대흥사의 추조>, <변산의 겨울>, <섬진강소견>, <남설악>, <성하>, <도봉산계곡>, <과수원의 봄>, <우중산책>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던 그는 전시 후 전남 진도군에 작품 150여 점의 기증도 약속했다.

지난 2021년에는 그의 작품 <심추>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재탄생, 모핑아이의 NFT 마켓 플랫폼 ‘이브아이’에서만 사전예약 방식을 통해 100개 한정수량으로 발행했는데 일주일 만에 완판되며 하 화백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심추>는 본래 진도 군립 하철경 미술관의 메인 작품으로 전시될 예정이었으나 하 화백의 뜻에 따라 모핑아이와 독점계약을 맺고 감정가 1억원의 작품을 5000만원에 제공했다. 이러한 그의 삶의 여정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하철경 화백의 예술 일대기를 실명 소설 <임농>도 출간됐다. 이용호 소설가가 집필한 <임농>은 주인공인 임농 하철경과 그의 스승인 남농 허건, 그의 가족들, 허건의 문하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한국화에 대해 전문지식이 많은 독자들이나 동양화에 관해 자세히 몰랐던 독자도 즐겁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동양화(한국화)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하철경 화백은 “앞으로도 후배 예술인들의 전문성 향상에 앞장서고 자아실현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공동의 선의 증진과 건전한 예술문화 생태계 조성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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