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직장 업무에서 컴퓨터 및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지 않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귀해진 것 중 하나가 손글씨이다. 대부분의 글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작성되고 있기 때문에, 손 글씨를 쓸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윤담 기자 hyd@

악필은 존재를 감추고 숨어 있다가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 우리를 주눅 들게 한다. 또한, 일생일대 중요한 순간에 발목을 잡기도 한다. 승진 시험을 손글씨로 제출해야 하는 직장인, 자기소개서나 논술 시험을 자필로 써야 하는 시험 준비생,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려는 누군가. 그들에게 손글씨는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수단이다.

▲ 송병주 명인

체계화된 커리큘럼 바탕으로 다양한 세필 교육과정 운영
“글씨는 수학방정식과 같아서 기본만 알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수학을 연습하듯 글씨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글씨가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만큼 반듯한 글씨를 통해 현대사회에서도 자신의 개성과 정신수양을 동시에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충 송병주 명인의 행보가 화제다. 한글수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손글씨 전도사로 활약 중인 송병주 명인은 국내 유일의 세필부문 대한명인이다.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필경사로 특채되어 공직생활에 몸담았던 그는 옥조근정훈장을 받았을 만큼 훌륭한 공적과 청렴함을 인정받았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이들이 악필로 고통 받는 것을 본 송 명인은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대전시민대학 등에서 강의하며 악필교정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일충 송병주 명인은  “국가고시를 보는데 수험생이 악필이라 내용을 알 수 없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보고서의 내용이 좋지만 악필로 상사에게 꾸지람을 받은 이들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 놓인 이들이 악필로 가려진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글씨 교정에 더욱 힘써왔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근 34년 5개월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송 명인은 ‘대한명인 글씨교정’ 학원을 개원, 악필 교정 전문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세필은 작은 필체, 즉 실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글씨로, 송병주 명인은 펜글씨 자격증, 악필 교정 커리큘럼을 구축하여 국가고시나 주관식, 논술 등 시험에서 예쁘지 않은 글씨로 고통 받고 있는 수강생들이 명필로 거듭나도록 교정한다.

송 명인이 운영 중인 대한명인 글씨교정학원에서는 51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글씨검정교육회의 체계적인 교육법에 자신의 노하우를 접목한 커리큘럼을 구축해 직접 강의를 진행한다. 그동안 세필은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가 진행되어왔지만 대한명인 글씨교정학원에서는 연령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악필 교정과 세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일충 송병주 명인은 “펜글씨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커리큘럼부터 악필 교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필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면서 “초등학생은 물론 고등학생,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글씨를 교정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학원 문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글씨와 필체의 발전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

그간 송병주 명인은 누구나 쉽고 정확한 교정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으로 단계를 밟아나가며 글씨교정을 교육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 2017년 출간했던 <대한명인이 알려주는 악필교정노트>의 경우 5쇄 15,000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송 명인은 한글 정자체를 비롯해 경사체, 고딕체 등 자신만의 독특한 글자체도 개발해 글쓰기 보급에 나서기도 했다. 세필, 펜글씨, 차트, POP 글씨 등 그간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손글씨에 매달리는 이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송병주 명인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옥조근정훈장, 국무총리 표창, 국토교통부, 국토해양부 장관 표창, 국회의원 공로상(문화예술발전 유공),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표창, 월드마스터위원회(세계명인회) 감사장, 대한명인회 감사장,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 한국의 아름다운 얼굴, 대한민국 신문기자협회에서 주관한 명인·명장 부문 사회공헌 수상자로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을 수상했으며 ‘제8회 대한민국 명장 장인전’에서 대한민국 명인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기술발전과 기능인 지위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전광역시장 표창을 수훈했다.

지난 2014년 대한민국 명인회로부터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415호’로 선정되며 국내 유일의 세필분야 명인이 된 그는 현재 작업실과 학원을 운영하며 명품 글씨와 필체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자 자신의 손글씨를 작품화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2011년부터 꾸준히 대한민국명장·장인전에 참가하는 것 역시 그 일환이다. 물론 현재는 (사)대한글씨검정교육회 대전·세종 지부장, 대한민국 명장·대전광역시 장인회 운영위원(대한민국 명장회 대전지부), 대한민국 공무원미술협의회 충청지회장, 대한민국 안견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한국매죽헌서화협회, 한국서예협회(충남), 한국서도협회(대전·충남)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송병주 명인은 지난 9월에도 개최된 ‘제14회 대한민국명장·장인전’에 지역을 대표하는 세필 명인으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송 명인은 “흐트러진 글씨는 사람의 이미지가 저평가될 수 있지만 정갈한 글씨는 이미지의 격을 높여주고 신뢰감을 준다”면서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의 정과 감성 전달은 손글씨를 대체할 수 없다. 한글수도 세종시에서 손글씨의 효용성을 확산시키는데 보탬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