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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 속에 담긴 정신까지 오롯이 보전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
2023년 09월 07일 (목) 18:13:11 황태일 기자 hti@newsmaker.or.kr


전통은 제 민족역사의 근본이다.  전통은 낡은 유물이 아니라 거울 같은 것이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늘 닦는, 이를 통해 늘 새로이 변하는 법고창신의 정신이 바로 우리 문화의 전통이다.

황태일 기자 hti@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은 우리 조상의 지혜와 전통을 보존하는 것이기에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최근 외래문물의 유입으로 우리의 전통문화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조상의 빛나는 얼과 지혜를 보존하기 위해 전통문화의 가치를 계승해야 한다.

한국 현대 사경예술의 살아 있는 역사
다길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경은 약 170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 세계사적인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지닌 문화예술이자 깊은 신심과 삼매를 바탕으로 하는 불교 전통수행법의 하나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불교 경전을 옮겨 쓰는 ‘필사’를 함으로써 공덕을 쌓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사경’(寫經)이다. 공덕을 위한 목적에서 제작된 사경은 불경을 널리 보급시키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했다. 고려인들은 이 사경을 일반적인 먹으로 쓴 것이 아니라 아교에 금가루와 섞어 만든 금니와 은니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서 만들었다. 고려사경은 독특한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경을 감싸주는 겉표지 그림에는 금은니로 보상당초문을, 안표지 그림에는 경전의 내용을 쉽게 묘사한 변상도가 금니로 각각 그려져 있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變相圖)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되며,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1호인 김경호 명예회장은 지난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설립, 전통사경의 복원과 함께 국내외에 전통사경을 알리며 전통예술의 한 분야로 정립시키는데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 40여 년간 사경 작업에 매달리며 선대의 유산들을 살피고 연구하여 재료 하나하나 혼자 힘으로 복원해낸 것은 물론 글씨와 그림에서 뛰어난 예술성으로 사경을 새로운 경지로 올린 그는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은 “한국은 현존 최고의 목판인쇄물(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금속활자인쇄물(직지심체요절)을 보유하고 있다. 󰡐문명의 어머니󰡑라 불리는 세계 인쇄문화의 종주국인 셈이다”면서 “인쇄술이 사경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발됐으니 세계 문명문화사 속에서 한국 사경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피력했다.

▲ 자지금니, 백금니, 석채 성경구 31.9X45.4cm

화엄사 성보박물관에서 김경호 사경장 특별전 <법화경> 개최
1997년 조계종이 개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전통사경을 복원하고 재창조한 작품들을 선보인 김경호 명예회장은 예술혼을 불태우며 2000년 서울 동국대문화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외길 김경호 사경전)을 시작으로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 뉴욕한국문화원 초대전, 불교중앙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초대전, 한국과 세계의 불경전 특별초대전,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금사경 특별초대전 등 20여 회의 개인전 및 초대 개인전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로서의 사경의 우수성을 알렸다. 아울러 시집 <학의 울음>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사경 개론서인 <한국의 사경> 등을 출간한 것은 물론 이론체계를 정립하고 불교TV에서 방송 강의를 하는 등 교육부터 실기, 연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경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대중들의 이해를 돕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오는 9월26일부터 10월29일까지 화엄사 성보박물관에서 󰡐2023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기념 김경호 사경장 특별전 <법화경>󰡑을 개최하는 김 명예회장은 “문화재로서 지대한 의의와 가치를 지니는 사경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숭고한 예술 창작 행위이자 지고지순한 수행”이라며, “부처님의 제자로서 사경의 기능적·문화적 의미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정신까지 오롯이 보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NM

▲ 감지금니(금강경) 신장도, 봉납기, 발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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