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세대의 취향을 찾는 이른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이 식품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대표적인 전통 간식인 떡이나 한과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전통 간식에 대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고루했던 것과 달리 퓨전 떡, 토핑 한과 등 다양한 종류의 옛날 간식이 각광을 받으면서 디저트 시장 내 입지도 점차 커지는 중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소비자들은 떡이나 한과 구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맛’으로 꼽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11월 1년 내 떡이나 한과 제품을 구입한 20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떡과 한과 구입시 고려 요인으로 24.8%는 ‘맛이 좋은 제품’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나와 가족이 좋아하는 맛의 제품(18.4%)’, ‘원산지가 국산인 제품(10.6%)’, ‘쌀, 밀, 콩 등 원료 성분이 좋은 제품(10%)’ 순이었다.

▲ 김성래 대표

‘2022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 최종 우승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2001년 김남대, 조미영 대표가 개업한 한과 및 유과류 제조업체인 선미한과는 대대로 한과를 만든 유명한 최씨 집안의 딸인 최현철 할머니에게 전수 받은 140여년 전통의 자연발효 기법과 15단계 핸드메이드 방식의 전통 강릉한과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깊고 부드러운 고급 식감의 수제한과를 만들어 오고 있다. 현재 선미한과는 유과의 주된 재료인 찹쌀을 20일 이상 발효하고 콩물을 섞어 반죽한다. 이후 50년 된 무쇠 가마솥으로 4시간 이상 증자하여 전분을 균일하게 호화시키는 것은 물론, 순수 콩물로만 반죽해 깊고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낸다. 특히 천연 감미료인 조청으로만 버무려 자연 그대로의 단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반죽에 첨가물을 넣지 않고 콩물만 사용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지만 깨지기 쉽고 설비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김성래 대표는 맛을 유지하는 대신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프리미엄 선미한과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없던 고객 전용 브랜드쇼룸, 라운지공간을 선보인데 이어 단순히 커피맛을 낸 한과가 아닌 에디오피아산 진짜 커피원두로 로스팅을 통해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커피 한과와 차별화된 한과 디자인, 친환경 종이 트레이 등으로 한식 디저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전통의 현대화에 성공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김 대표는 포도, 향미 등 다양한 연구개발로 만들어낸 한과들을 출시하며 제품의 품질을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 부터 HACCP인증, 스마트HACCP인증 완료를 비롯해 ‘무가당유과 제조방법’에 관련된 ‘국유특허 통상실시권’ 계약도 체결했다.

또한 아로니아한과, 잡곡한과, 커피한과, 카카오한과, 곶감한과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것은 물론, 디저트 한과 디자인 등록을 내고 상표출원 등록을 진행한 결과 총 국유특허 1건, 특허등록 2건, 특허출원 5건, 특허디자인등록 2건, 상표등록 6건, 상표출원 3건을 마쳤다. 이러한 경쟁력을 인정받아 김성래 대표는 지난해부터 중기부가 신설한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8500만원의 상금을 지원받게 됐다. 김성래 선미한과 대표는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사실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다. 오디션 과정에서 선미한과의 핵심 가치인 고품질 한과와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집중했다”면서 “최종 2차 오디션에서는 선미한과만의 브랜드 유산을 확실하게 스토리텔링한 것이 심사위원과 대국민 평가단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선미한과의 현대화 선도 지속적인 성장 견인
본래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던 김성래 대표는 지난 2018년 부모님 사업에 동참했다. 이후 선미한과의 현대화를 선도해온 김 대표는 철저한 브랜딩을 통해 선미한과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처음 사업에 발을 들였을 때만해도 36평 남짓에 불과했던 선미한과는 2020년 150평으로 몸집을 키웠다. 김 대표가 합류한 첫해인 2018년 5000만 원이던 매출은 2019년 1억5800만 원, 2020년 2억3000만 원, 2021년 5억6000만 원, 지난해 10억5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스마트 물류사업인 풀필먼트를 위한 물류센터 구축 등을 통해 서울의 대형 호텔 납품은 물론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수출을 위한 토대도 마련함으로써 강릉한과의 대중화,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이미 미국 수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괌의 경우 2018년 하반기부터 마이크로네시아몰 디저트 카페에 진출한 상태다.

올해 안에 새로운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는 김 대표는 약과 등 유과에서 나아가 더 많은 전통과자로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체험형 매장인 ‘선미한과 캠퍼스’를 설립, 이르면 내년에는 개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현재 한계에 달하고 있는 선미한과 생산 역량(capacity)을 확충하고자 한다. 연매출 100억 원을 대비해 제2공장 선미한과 캠퍼스 신축을 준비 중이다. 최근 부지 매입이 거의 완료됐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대전 성심당, 부산 삼진어묵, 강릉 테라로사와 같이 지역(강릉)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어 정관장과 같이 국내 선물하기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마지막은 한과 분야의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NM

▲ 지난 2001년 김남대, 조미영 대표가 개업한 한과 및 유과류 제조업체인 선미한과는 대대로 한과를 만든 유명한 최씨 집안의 딸인 최현철 할머니에게 전수 받은 140여년 전통의 자연발효 기법과 15단계 핸드메이드 방식의 전통 강릉한과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깊고 부드러운 고급 식감의 수제한과를 만들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