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서울시가 내년 1월부터 유치원과 동일하게 식재료를 어린이집에 공급하기 위해 어린이집 친환경 공공급식 식재료 공급체계를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통합･운영한다.

학교급식처럼 질 좋은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전국 산지 농가로 판로도 넓혀 어린이와 학부모, 농가 모두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시는 6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국정감사와 시의회 등에서 지적받은‘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에 대한 의견 수렴·개선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공공급식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공적집하 공급체계 전환 △전국 친환경농가 공급 기회 부여 △품질향상과 안전한 식재료 공급 3가지 방향을 중점으로 추진한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1곳에서 먹거리 일괄 공급

시는 기존 12개 자치구별로 운영하던 9개 공공급식센터(8개 자치구별 센터·동북 4개 구 통합센터 1개)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1곳으로 통합·운영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농산물 공급처를 매칭한 협력 산지에서 전국의 생산자 단체로 확대해 상등급 이상의 다양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를 공급한다.

또 친환경유통센터에서 다양한 가격조사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 등을 통해 상품별 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치구별 가격 차이를 해소하고 어린이집에 같은 가격과 균등한 품질로 다양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농수산식품공사 위탁)는 서울시 내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2010년에 설립했다.

올해 6월 기준 서울시 초중고특수학교 1,077개교가 유통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22년 3월부터는 공급대상을 서울 시내 유치원까지 확대해 현재 277개의 유치원이 이용하고 있다.

기존 1,162개 산지 농가 → 전국 5만여 친환경 농가 확대

서울시는 품질 좋고 다양한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급식 공급망도 특정 산지의 공공급식 참여 농가에서 전국의 친환경 농가로 확대한다.

기존 1,162개 산지농가만이 참여하던 것에서 전국 5만여 친환경 농가로 대상을 늘린다는 것이다.

또 향후 친환경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어린이집 급식 참여 자치구를 현재 12개에서 25개 전체 자치구로, 시설 참여율을 65%에서 80%까지로 확대한다. 

▲ 친환경 공공급식 선택 어린이집 확대(안).

현재 12개 자치구에서 25개 자치구 전체가 공공급식에 참여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기존 12개 자치구뿐 아니라 25개 자치구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급식에 참여했던 산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농가의 잔여기간 동안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식재료 공급업체에 물량을 납품할 수 있도록 보호조치도 마련한다. 

‘4중 방사능 안전망’등 안전성 검사·관리 강화

서울시는 보다 강화한 식재료 안전 기준과 식품안전 체계를 도입해 방사능·잔류농약 등 위협으로부터 최종 수요자인 어린이집 아이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공공급식센터에서 표본검사를 하던 것을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편입해 배송 모든 단계에서 생산자·품목별 전수검사를 하고 표본검사 건수도 강화한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자체 검사체계를 구축하고 센터에 들어온 일반농산물에 대해 학교와 유치원으로 배송 전에 생산자·품목별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1주에 600건~650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주 70건 표본검사를 시행한다.

또 수산물 방사능 노출·식중독 집단발생 등을 방지하기 위해‘4중 방사능 안전망’을 통해 식재료를 확인하고 신선식품 콜드체인 체계(콜드박스·콜드체인 라벨)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개편안 연간 14억 절감 … 안전한 먹거리 강화 효과 기대

서울시는 2017년부터 자치구와 산지 기초지자체를 1:1로 매칭해 산지의 친환경 농산물을 직거래하는‘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자치구별 공공급식센터를 설치해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비영리법인 등에 민간 위탁하는 방식으로 해당 자치구의 어린이집 등에 식자재를 공급해 왔다.

지난해 공공급식 공급액 279억 중 수탁업체에서 독점공급한 금액은 68억 원이고 그동안 공공급식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총 654억 원이다.

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절감된 예산(친환경유통센터 통합 소요인력 18명·연간 14억 절감 효과)으로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강화하고 전국 친환경 농가의 판로는 점점 확대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시행 이후 올해 8월 기준 25개 자치구 중 12개만 참여하는 등 국회와 시의회로부터 운영상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각 자치구와 협약을 맺은 산지 지자체 간 1:1 매칭으로 식재료를 공급함에 따라 △자치구별 식재료 품질과 가격 차이 △공급 품목의 다양성 부족 △공공급식센터 운영의 비효율성 △식재료 안전성 차이 등이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그동안 민간단체를 통한 위탁운영과 사업비로 6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품질·가격·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왔다”며“이번 개편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한 밥상을 지키고 전국 친환경 농가의 판로를 점점 확대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