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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잼버리로 기록된 ‘새만금 잼버리’
각종 악재로 파행 빚으며 책임론 공방 이어져
2023년 09월 06일 (수) 10:05:1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준비 부족, 대응 차질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콘서트와 폐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1일간 온열 사고, 교통사고부터 부실 운영, 긴급 대피 등 ‘논란 종합세트’에 가까웠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역대 최악의 잼버리’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장정미 기자 haiyap@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가 열악한 위생 등 총체적 운영부실 문제에다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덮치는 등 각종 악재로 파행을 빚으면서 지자체와 정부 부처를 향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총 117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던‘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다양한 관계부처가 협업했던 만큼 향후 파행 책임의 화살이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英·美 등 전체 인원의 15%가량이 조기 퇴소 결정
전북지역은 지난 7월31일부터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면서 폭염경보가 이어졌다. 지난 8월2일 밤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08명이 온열질환으로 분류됐다. 사태가 발생하자 장소 선정 자체가 문제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애초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새만금은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매립지였다. 배수 문제뿐 아니라 비가 오면 습기가 빠지지 않아 한증막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실제 폭염 당시 습도가 70%에 이르면서 탈진 환자가 속출했다. 열악한 시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새만금은 폭염의 날씨 속 8.8㎢의 간척지에 그늘 한 점 없는 환경이었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폭염 대책으로 애초 7.4㎞의 덩굴 터널, 그늘 쉼터 1720개소, 체온을 낮출 수 있는 57개의 안개 분사 시설을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덩굴터널이 조성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늘 쉼터도 역부족이었다. 화장실이 부족한 데다 위생 문제도 발생했으며, 제공된 달걀에서 곰팡이가 피기도 했다. 샤워실의 문이 천막으로 돼 있어 남성 참가자가 여성 샤워실에 침입하는 범죄까지 발생했다. 환자수에 비해 의료 인력과 병상수도 부족해 사태 발생 후 의사,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병상도 70개에서 220개가량으로 늘렸다. 온열환자가 속출하자 영국·미국 등 전체 인원의 15%가량이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폭염 문제가 불거진 직후에 태풍 ‘카눈’의 북상도 위험 요인이 됐다. 태풍 카눈이 8월10일 오전부터 전국을 관통해 올라갈 것으로 예보되자 정부는 8월7일 대원 3만7000여명을 전국 8개 시·도로의 대피를 결정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리 마련돼 있던 ‘안전 대책’이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매뉴얼은 잼버리 활동이 불가능한 폭우시에는 사전 지정된 8개 시·군의 342개 실내 구호소로 대피하도록 돼 있었으나 태풍 상황에 대비한 전면적인 이동에는 적용이 불가능했다. 급히 대체 숙소를 마련하면서 전국 8개 시·도의 공공기관과 기업 연수원, 대학 기숙사 등이 총동원돼 불만이 속출했다. 장소 섭외와 참가자 숙소 배정이 급하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기업, 대학은 숙식 공간을 마련하고 참가자들이 이용할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했다. 4만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을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안전을 위해 경찰들이 동원됐다. 이동 과정에서 스위스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시내버스와의 접촉사고가 발생해 일부 참가진이 경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잼버리의 핵심 행사였던 8월11일 K팝 콘서트도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애초 8월6일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온열질환이 우려돼 8월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고, 이후 참가자 이동 과정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한차례 더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미리 섭외된 출연진들이 바뀌고, 예정된 스포츠경기와 방송프로그램의 취소 공지가 나가는 등 혼란도 잦았다.

잼버리조직위,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여
잼버리조직위는 2020년 7월 중앙 및 지방정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당시 이정옥 여가부 장관과 김윤덕 의원 공동위원장 체제로 출범했다. 이어 지난 3월 여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잼버리 조직위 위원총회 위원명단에는 조직위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당시 장관 대행),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공동 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세계잼버리의 전반적인 운영 계획을 시행하는 잼버리조직위는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여가부와 잼버리 조직위는 예산을 제대로 배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배정받은 예산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여가위 전문위원실에선 세 차례 예산 집행 부진 경고가 나왔고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세계잼버리 관련 여가부 예산을 잇따라 증액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예산이 증액됐지만, 지난 2020년 여가부가 전북도에 교부한 10억원은 전액 이월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에도 잼버리 사업을 교부받은 전북도는 39.1%를, 잼버리조직위는 32.3%의 예산을 쓰고 다음해로 이월했다. 지난해에도 전북도는 기반시설 설치·조성 지원사업 예산을 38.5%만 집행했다.

전체 투입 예산 1170여억원 중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 129억원(11%)만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부실 운영이 명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유관기관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수십건에 달하는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실제 사용 예산 중 인건비 등 운영비로만 74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논란에 대한 책임자들의 대응도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3일 개영식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한 배경에 대해 최창행 잼버리조직위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변해 비판을 받았다. 김 장관도 8월8일 오후 브리핑에서 야영장 철수 결정이 향후 부산 엑스포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위기 대응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줬기 때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또 긴급 대피 이후인 9일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일일 브리핑을 30분 연기했다가 배경 설명 없이 돌연 취소하면서 취재진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세계잼버리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여가위와 잼버리조직위, 전북도 등 관계 기관과 부처에 대한 대대적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잼버리 파행, K팝 콘서트 등으로 일부 만회
지난 8월12일로 158개국 4만 3000여명에 달하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각국으로 귀국길에 올랐지만 그 뒤에는 미흡한 준비로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는 비판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도 물 건너갔다라는 우려까지 남겨지면서 사태에 대한 사후 조치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작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민·관 합심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교육·체험 프로그램과 K-팝 공연으로 일부 만회하며 마무리했다. 그러나 확산하는 비판 여론이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악화하는 문책론에 결국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야당 등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게 되면 정부와 여당이 모든 책임을 다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준비 미비를 묻는 의원의 질의에 “차질이 없다”고 힘줘 말한 게 재소환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태국인의 성추행 논란에도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라고 말해 여성 인권 신장에 앞장서야 할 정부 부처 수장으로의 자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지난 8월8일 브리핑에서는 부산 엑스포 유치 악영향 관련 질문에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는 뜬금없는 변명을 내놓으면서 불붙은 부정 여론에 부채질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가부도 물론 책임이 있지만 행사를 맡아 온 전북도의 책임이 더 크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8월10일 최고위회의에서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북도지사가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를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돈과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이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라고 선을 그었다. 또 “여가부도 부족한 점이 있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며 “당은 대회가 마무리되면 지원부처로서 미흡했던 여가부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행사 파행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를 총괄해야 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궁극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사고 친 당사자를 제쳐두고 오히려 사고를 수습하려 애쓰고 있는 중앙정부에 책임을 뒤집어씌운다”면서 “지방자치를 강조하다가 일이 잘못되면 중앙정부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권의 태도도 고쳐가야 할 것”라고 피력했다. 현재로선 국무조정실이 잼버리조직위원회와 전북도, 부안군, 여가부 등에 대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무조정실의 감찰 결과를 보고 김 장관의 거취를 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국내 여론조사에서는 전·현 정부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월7일부터 1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1명을 대상으로 잼버리 파행 사태 책임을 물은 결과 60.2%가 ‘윤석열 정부에 있다’, 31.2%가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여론조사공정㈜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물은 결과 응답자 65.6%는 잘못했다고 응답했고 응답자 28.6%는 잘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2.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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