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3.12.5 화 07:24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커버스토리
     
“동화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제공해야 한다”
2023년 08월 03일 (목) 17:02:02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아이들은 부모가 읽어주는 동화를 통해 세상과 첫 조우를 한다. 거기서 받은 인상은 잠재의식에 각인된다. 일종의 초두효과인 셈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가 커 가면서 아이의 성장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동화에 들어 있는 수많은 상징 코드들은 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매복해 있다가 아이의 판단을 요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 점에서 아이가 어떤 동화를 처음 접하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한 번 어떤 선입관이나 편견이 생기면 아이는 그 생각을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지 그것을 뒤엎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 김진형 작가

나이 뛰어넘은 우정 그린 <친구 하기 딱 좋은 나이>
아동문학작가 김진형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김진형 작가는 9세 하랑이와 68세 황선자 할머니가 나이를 뛰어넘어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창작동화 <친구 하기 딱 좋은 나이>를 출간했다. <친구 하기 딱 좋은 나이>의 주인공 2학년 하랑이는 또래 친구가 별로 없는 아이다. 친구와 노는 대신, 숲 지킴이 활동을 하고, 책을 읽고, 반려동물인 햄스터 아미와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랑이는 숲을 지키는 활동을 하다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챙 넓은 모자를 쓰고, 고무장갑을 끼고, 고무장화까지 신은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땅에 떨어진 밤과 도토리를 남몰래 주워 담고 있었다. 다행히 하랑이가 숲에서 나는 것을 동물들에게 양보하라고 항의하자, 할머니는 하랑이의 말을 들어준다. 게다가 심심해서 그랬다며 하랑이에게 같이 놀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과연 두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친구 하기 딱 좋은 이야기>는 이런 상상 속에서 만들어졌다.

김진형 작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이 누구와도 무엇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기 바란다”면서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노령화되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또래만 친구로 규정한다면 아이들이 외로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대가족 사이에서 자란 김진형 작가는 황선자 할머니에 어린 시절 자신이 보았던 할머니의 모습을 투영했다. 누구보다 바쁘고 성실하게 사셨던 할머니는 매일 아침 커다란 배낭에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빈 생수병을 여러 개 짊어지고는 산으로 향했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빈 생수병은 약수로, 가방 안은 때에 따라 고사리, 산나물, 도토리, 밤 등으로 묵직해져있었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한창 자연 보호에 대해 배우던 저는 그런 할머니가 못마땅하기도 했다”면서 “할머니가 산의 것들을 빼앗아오는 욕심쟁이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만들어주는 도토리묵이나 나물 무침은 또 맛있게 먹었다”고 기억한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고. 할머니가 심심한 시간들을 산에 가서 보내셨다는 것을.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무엇인가를 채취하고 만들며 의미 있게 보내려고 노력하셨다는 것을.

▲ 김진형 작가는 9세 하랑이와 68세 황선자 할머니가 나이를 뛰어넘어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창작동화 <친구 하기 딱 좋은 나이>를 출간했다

김 작가는 “어찌 보면 산에서의 활동들은 할머니 나름의 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실 진정한 친구는 학교에서 만날 수도 있지만, 어른이 된 후 사회에서 만날 수도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미래에는 어쩌면 로봇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친구란 개념은 나이와 종을 불문하고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는 더더욱 그래야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독서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안전한 경험
어린 시절에 실수하고 잠시 멈춰 있다 해도, 누구나 어른으로 성장을 한다. 오히려 어릴 때의 실패 경험은 어른이 되어 귀한 자산이 되기도 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부족한 것이 없이 키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들은 부모가 채워준 풍족함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공허해 하기도 한다. 김진형 작가는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누구나 갈급함을 가지고 산다”면서 “다른 사람보다 더 가졌다고 해서 결코 행복하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그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남들보다 더 행복한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의 아이들보다 경험의 폭이 훨씬 더 좁아졌다. 특히 코로나 시국을 겪으며 인간관계의 폭은 더욱 위축되었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안전한 경험은 독서일 것이다. 김진형 작가가 ‘동화는 아이들에게 교훈만이 아니라 공감이나 카타르시스 등 다양한 감정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나와 비슷하게 느끼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뭉클해져도 보고, 차마 내가 하지 못 하는 일을 해내는 주인공을 보며 통쾌하기도 하는 다양한 독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여러 주인공들을 만나며, 주인공은 똑똑하고 훌륭한 아이가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평범한 아이일 수 있다는 걸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불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자신의 가능성을 사랑하기를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앞으로 김진형 작가는 올해 안에 몇 권의 동화책을 더 출간할 예정이다. 그의 첫 동화책인 <510원의 쨍그랑 대모험>의 2탄 격으로 동전들이 세계 여행을 하는 이야기가 집필을 끝내고 그림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오래 준비해온 시리즈의 1권도 곧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두어 권의 동화책들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김진형 작가는 “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오랜 꿈을 이뤘다. 요즘 매 순간이 감사하고 소중하다”면서 “제 다음 꿈은 꾸준하게 오래오래 쓰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NM

차성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