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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생산자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
2023년 08월 03일 (목) 16:42:25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재기’ 논란이 일었던 천일염이 여전히 공급 부족 등으로 가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도 총 12만t의 천일염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가격 불안 요인을 조기에 진정시키겠다고 나섰다.

윤담 기자 hyd@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이슈로 최근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2019년 20㎏ 한 포대에 3284원이었던 산지 천일염 가격은 2020년 6286원, 2021년 1만3838원, 지난해 1만7068원으로 올랐고, 올 7월 현재 2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천일염의 가격안정제 도입과 판매처 제한 촉구
현재 국내 천일염의 80%는 일조량과 조수간만의 차 등 입지가 좋은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생산된다. 신안에서도 ‘근대문화유산 제36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금생산지인 태평염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박형기 소금 명인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천일염 가격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번 구매하면 장기 보관하는 소금의 특성상 향후 산지 가격이 폭락할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 신안 천일염 생산자협의회 전 회장인 박형기 명인은 “지금은 천일염 생산·공급에 문제없지만 1가마(20㎏)에 1800원하던 시절이 돌아올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태평염전은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는 신안에서도 가장 큰 규모(462만㎡)로 날씨만 좋다면 하루 최대 2만 가마의 천일염을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국산 천일염을 판매하려면 규정된 ‘천일염 인증 라벨 스티커’를 붙여 포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도 늘어난 주문량에 비해 인력과 자재가 뒤따르지 못해 가격 상승을 야기했다. 올해는 날씨의 영향도 있었다.

▲ 박형기 소금 명인

전남 신안지역은 올해 4~5월 들어 강수일수 22일(평년 15.6일·전년 8일)을 기록하면서 천일염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지 않으면 소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박형기 명인은 천일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여건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일환으로 박 명인은 가격안정제 도입과 판매처 제한을 촉구하기도 했다. 가격안정제는 정부가 적정 범위에서 최고가를 책정하고 생산원가를 보전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박형기 명인은 “지금과 같은 급격한 가격 변동을 원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높은 가격은 장기적으로 생산자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생산자들은 미등록·미신고돼 유통경로를 파악할 수 없고 수입산 포대갈이의 우려가 있는 불량업체들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계약생산량, 농·수협 등 위탁 판매량을 늘려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명인은 “올해 생산된 햇소금은 본격적으로 출하가 되지 않은 상태이고 산지에서 천일염은 부족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비싼 가격에 사지 말고 천천히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남 신안군도 최근 천일염 가격 상승세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안군은 천일염 재고량을 파악한 결과 신안지역 천일염을 유통·판매하는 농협에 2021년·2022년 생산 천일염 2만t, 천일염 생산자 개인 창고에는 올해 생산된 천일염 10만t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신안군은 자체 파악한 재고량이 천일염 생산 어가 749곳(2367㏊)의 연평균 생산량인 23만t 대비 50% 수준에 달해 갑자기 늘어난 주문량을 감당할 수 있어 ‘소금 대란’으로 치닫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천일염 산업의 발전 위해 정부의 적극 대응 촉구
태평염전은 청정 무공해지역의 청정해수로 깨끗하고, 건강한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생산하는 천연 염전이다. 이곳에서 3대째 명맥을 잇고 있는 박형기 명인은 청정한 갯벌을 다져 만든 토판에서 천연 미네랄 성분이 다량 포함된 토판천일염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선도해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제품화가 힘든 꽃소금 생산에 매달린 끝에, 박 장인은 세계 어느 나라 소금과 견주어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 천일염, 그중 꽃소금을 세계 최고 소금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현재 태평염전에서는 첨단 시설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엄격하고 철저한 위생 관리로 최고 품질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 최고의 소금을 생산한다는 자긍심으로 ‘신안천일염’의 명품화를 견인하고 있는 박형기 명인은 “오염원이 없는 바닷물을 농축해 염도를 높인 후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1차로 천일염을 생산한다”면서 “이후 천일염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을 획득한 가공공장으로 이동시켜 남아 있는 수분과 이물질 모두 제거한 뒤, 순도 높은 천일염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에는 수산물품질관리원 우수 천일염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국산 천일염의 명품화와 세계 소금 시장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확신하며 대한민국 소금 시장을 지키기 위한 총력을 기울여 온 박 명인은 염전과 소금이 인간에게 주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공유하고자 정진하는 한편, 태평염전 인지도 제고, 신안천일염 브랜드의 명품화, 장인(匠人)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처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국산 천일염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박형기 명인은 “2019년 천일염 가격이 1가마에 1800~2000원까지 폭락하면서 염전들이 줄이어 생산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며 “천일염 생산자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값싼 중국산 소금이 국산 소금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의 철저한 관리와 이원화 정책으로 가격 안정과 우리 제품의 보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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