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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선도와 사회봉사에 헌신해온 대한민국 인권운동의 1인자
2023년 08월 03일 (목) 14:55:16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정치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는 G7 선진국에 버금가는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진 소위 ‘유령 영유아’ 사건은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이 아직도 가야할 길이 요원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윤담 기자 hyd@

감사원 감사에 의하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가 2,236명이나 된다.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사회구성원 각자가 높은 수준의 인권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 이성원 원장

‘무적자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으로 8만여 명 구제
이성원 희망원 원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동안 청소년 선도와 사회봉사에 헌신해온 이성원 원장은 대한민국 제1호 인권운동가다.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됐던 우리나라에는 부모형제를 잃고, 굶주리며 방황하는 부랑자들이 수없이 많았다. 1960년대 당시 무적자 수만 해도 12만 명에 달했을 정도다. 무적자는 출생신고 이후 호적 등록 단계에서 행정 착오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로 ‘정치·사회적 지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성원 희망원 원장은 “무호적자들은 학교 교육은 물론 취업을 해서 경제활동도 할 수도 없었다”면서 “병역의 의무는 물론결혼을 해도 혼인신고도 못했으며, 자식을 낳아도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호적이 없어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무적자들이 처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성원 원장이 1965년 12월10일 세계인권의 날에 ‘무적자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을 주창한 배경이다. 이후 각 언론사뿐 아니라, 대통령, 대법원장, 국무총리, 내무부장관, 보건사회부장관, 서울시장, 각 시도지사 변호사협회장, 중앙청소년보호대책위원회 등에 호소문을 발송했으며, 직접 플랜카드를 어깨에 메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거리 캠페인을 펼쳤다. 민간인으로서 무적자들에 대한 인권의식에 경종을 울린 최초의 범국민적 인권수호운동이었던 ‘무호적자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은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위대한 업적이었다.

당시 이 원장은 무적자들에게 인권을 찾아주기 위해 무호적자들을 사회 안전망에 들여놓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 결과 법무부로부터 무호적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이 발표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무적자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을 통해 이성원 원장이 구제의 길을 열어준 이들만 해도 8만여 명에 달한다. 무적자 호적 만들어주기 운동의 의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호적 정리뿐만 아니라 주민등록증도 발급하게 하는 등 행정부문에도 큰 영향을 미쳐 전 국민들에게 12자리의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등 차별 없는 사회로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성원 원장은 법무부로부터 ‘인권 옹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었다.

나눔과 봉사로 가득한 아름다운 인생길을 걷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목숨 바친 철도영웅 故이영복 선생(국가유공자)의 장남으로 태어나 부친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이성원 원장. 그는 조치원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하던 1960년대부터 보릿고개 시절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청소년 선도 및 자립을 위해 조치원역 대합실에 ‘청소년 상담소’를 설립했던 그는 1963년 BBS연기지부를 조직해 불우 청소년들을 각 기관, 유지 등에 결연을 맺어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으로 청소년들의 자립을 도왔다. 1964년도에는 흑벽돌로 된 보육원인 ‘희망원’을 설립해 자립을 위한 구심점으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구두닦이를 비롯해 농사, 토끼·돼지 키우기, 철사 수공품 만들기 등 각종 기술을 가르치며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토끼와 돼지, 닭 등을 무료 분양하기도 했다. 당시 국가 보조금 없이 순수 사재를 털어 희망원을 운영했던 이 원장은 4H구락부 운동과 가축보급 운동도 펼쳤으며 학교 순회 선도 교육에도 앞장섰다.

1970년대에는 국내 최초 민간인 주도 합동결혼식을 열어 1,500여 명의 하객들의 축하 속 희망원 부부들을 위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그간 자신의 봉사 발자취를 담은 기록 사진집 <그늘진 곳에 희망을 보급한 58년의 찬란한 기록>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인권의 날’을 기념해 출간한 이 사진집에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정리해 인간 이성원의 인생 전시장이 영화 필름처럼 펼쳐지듯 역사의 질곡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은 물론 나눔과 봉사로 아름다운 인생길을 걸어온 그의 봉사정신과 희망원생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현재도 지치지 않는 봉사 열정과 숭고한 인류애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초석을 마련하고 있는 이성원 원장은 “지금도 그 시절을 회상하면 정말 힘들고 아프기도 했지만 이젠 다 큰 희망회의 우리 자식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남은 일생도 이들과 함께 주위를 살피며 살아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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