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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2.5% 인상된 시급 9860원 결정
10년간 인상률 두 번째로 낮은 수준
2023년 07월 31일 (월) 22:06:44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9620원)보다 2.5%(240원) 인상된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6만 740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5만 160원이 늘게 된다. 최근 10년간 인상률로는 2021년(1.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황태희 기자 hth@

노동자 생계비 보장과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 등을 내세워 1만원 이상 ‘고율 인상’을 요구했던 노동계는 예상을 밑도는 최저임금 수준 결정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 7월19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의 최종 제시안(11차 수정안)인 1만원과 9860원을 놓고 표결한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경영계(사용자위원)가 내놓은 9860원을 결정했다. 재적위원 26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용자위원안 17표, 근로자위원안(노동계) 8표, 기권 1표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결정의 키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이 사용자위원들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고용노동부, 8월5일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
최저임금이 2.5% 인상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많은 강원지역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남은 보름여간 노사 이의제기, 행정절차 등을 거쳐 장관 고시일인 오는 8월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한다. 올해는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하기까지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제도는 3차례 제도 변경 후 현행과 같은 방식이 적용된 2007년 이후 기존 최장 심의기일은 2016년의 108일이었다. 올해 최저임금 협상이 장기간에 돌입한 것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된 이후 노사 모두 생존과 직결된 사항이라며 최저임금을 놓고 큰 간극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 논의 당시 노동계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1만2210원을 요구했고 경영계는 9620원으로 동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후 제11차 수정안에서 노동계는 2210원 내린 1만원을, 경영계는 240원 올린 9860원을 제시하며 간극을 140원차로 줄였다. 다만 공익위원들은 표결 대신 노사합의로 결정하고자 제10차 수정안(노동계 1만20원·경영계 9840원)에서 중간값인 9920원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근로자위원 반대로 노사 합의가 무산됐고 최종안을 표결에 부쳐 결정해야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관심사였던 ‘사상 첫 1만원 돌파’가 무산된 가운데 노동계는 “실질적 임금 삭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과 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투표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항의 퇴장했다. 민주노총 측은 “물가상승과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산입범위 확대개악으로 인해 실질임금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도외시한 결정으로 소득불평등은 더욱 가속화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내년에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65만~334만7000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근로자 중에서 최저임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로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영향률’은 3.9~15.4%다. 이날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 구인구직 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신규 구직건수 기준 구직인수는 1만65명(구직자 거주지역 기준)으로 임금대별로는 50만원 미만 78명, 50만∼100만원 미만 9명, 100만∼150만원 미만 99명, 150만∼200만원 373명, 200만∼250만원 미만 4628명, 250만원 이상 3345명으로 절반 수준은 최저임금 상승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다수인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 구직자수도 2086명(20.7%)에 달한다.

경영계, 최저임금 인상안에 경영부담 호소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안을 놓고 경영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1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도 필요하다”며 “매번 최저임금 결정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노사간 힘겨루기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현재의 방식은 재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번 인상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상황에 대한 호소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을 이끌어냈지만, 중소기업계가 절실히 원했던 동결 수준을 이루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소규모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이번 최저임금 추가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 애로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경영계는 이번에 무산된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적용이 다시 논의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향후에는 업종별 구분 적용 시행과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 능력을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전경련은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 생산성과 사업주의 지불 능력 등을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시행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7월9일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임원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저임금·근로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환경 변화가 수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매년 인상을 거듭하고 있는 최저임금과 주당 근로시간 제한 등으로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달하고자 작성됐다는 게 무역협회 측 설명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27.8% 상승했으며, 물가 상승효과를 고려한 실질 최저시급 기준으론 35.2%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32개국 중 6위를 차지했다. OECD 내 한국보다 실질 최저시급 상승률이 높은 국가는 러시아(68.3)를 포함해 멕시코(53.8), 리투아니아(53.0), 헝가리(35.9), 스페인(35.8)뿐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에 신규 채용을 축소·폐지(41.2%)하거나 자동화를 통한 기존인력을 대체(28.8%)해 일자리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의 꾸준한 인상으로 매출액·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도 52.1%에 달했다. 다만, 수출 중소기업의 34%는 경영 실적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했으나 주휴수당 폐지나 업종 또는 내·외국인 차등적용을 전제로 한 합리적 최저임금 제도 운영 필요성을 제기했다.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수출 중소기업 CEO·임원의 75.5%는 동결 또는 인하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외 변동성이 큰 업무 특성을 고려해 연장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제도를 개편해달라고도 건의했다.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수출 중소기업 절반 이상인 56%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문제가 보통 수준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85.1%에 달했다. 이들 기업의 대표적 문제는 ▲근로자들의 투잡 만연·생산성 저하(22.1%) ▲납품 생산량 또는 납기 준수 불가(18.8%) 등으로 수출경쟁력을 악화하는 요인이었다. 이를 개선하려면 수출 중소기업의 42.1%는 월·분기·반기·연 단위 등으로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를 유연화하는 방안이 최우선 시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에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최저임금은 일자리가 축소되지 않도록 생산성과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고려해 책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일본·영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연장근로시간을 주 단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의 수요 변동에 생산이 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질 근로시간이 늘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 실업급여 하한액 인하 또는 폐지 방안 검토
국민의힘과 정부가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복·부정수급을 예방을 위한 특별점검도 강화한다. 지난 7월12일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당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연 실업급여 제도개선 민당정 공청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은 “(참석자들은)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한액 하향과 폐지 중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보고 있다)”이라며 “의견을 좀더 수렴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구직자의 활발한 구직활동을 위한 동기 부여 방안, 부정수급 방지 목적의 행정조치 강화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면접 불참 등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사업주 공모나 브로커 개입형 부정수급에 대해서는 특별 점검과 기획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7년 120만명이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2021년 178만명까지 급증했다. 5년간 3번 이상 받는 반복 수급 사례도 2018년부터 증가해 이미 연 10만명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급여를 받는 상위 10명은 19회에서 최대 24회까지 반복 수급했고, 수급액은 8280만원에서 9126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으로 중소기업 구인난이 가중되고,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구직 노력을 하지 않아 수급기간 중 재취업률이 28%에 불과하다는 게 특위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박 의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이후 최저임금을 매년 대폭 인상하고 2019년에는 실업급여 보장성을 확대하면서 실업급여가 일하고 받는 세후 월급보다 더 많은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고용보험 등 적립금은 2017년 10조3000억원에서 2022년 -3조9000억원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자금은 10조3000억원을 빌려 올해 기준으로 1720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등 현행 제도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공청회에는 당에서 박 의장과 특위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이 참석했고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이성희 차관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명로 인력정책본부장과 중소기업 대표 등 민간 관계자도 자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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