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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핵 위기 가능성 높아져
EU, 4년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기금으로 연간 7조원 투입
2023년 07월 31일 (월) 22:01:45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7월2일 러시아 민간 기업이 우크라이나 침공용 명목으로 중국 기업으로부터 무인항공기(드론)를 수입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일인 2022년 2월 24일부터 지난 4월 30일까지의 러시아 통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수 군사 작전용’이라고 명시된 드론 37기 수입 기록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제품 개요를 기재하는 ‘품목 설명’ 란에 러시아어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의미하는 ‘특수 군사 작전용’이라고 명시된 중국 기업으로부터의 수입 기록이 4건이었는데 올해 1월 이후 37기가 약 10만달러에 거래됐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러시아 세관은 지난해 11월 러시아군 지원 목적 제품의 통관을 우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군수품 조달에 속도를 내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민·군 양용 제품과 민생용품을 군에 원활하게 전달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러시아, 중국기업서 우크라이나 침공용 드론 수입
푸틴은 6월13일 군사 전문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침공에 사용할 드론이 양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중국 무역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여름 이후 중·러 드론 거래액이 급증했으며 중국은 러시아에 약 3만기의 민간용 드론을 수출했다. 60여개국의 수출입 데이터를 정부 기관과 업계에 제공하는 인도 리서치기업 엑심 트레이드 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통신(IT) 기업 스테이터스 컴플라이언스는 2월 중국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선전시 커신(可信)지능발전으로부터 드론 3기를 약 2만8000달러에 수입했다. 이 드론은 운반물을 포함한 비행 가능 무게가 25~150kg인 민수용으로 품목 설명에 ‘러시아군이 수행하는 특별 군사작전용’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아울러 러시아 기업 프록시 테크놀로지는 홍콩 아피오그룹으로부터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사의 소형 드론 24기를 약 4만6000달러에 수입했다. 이 드론은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정찰용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부인하고 있어서 기업 간 거래가 양국의 무기 이전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6월1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한 후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면서도 “러시아 침공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에 경각심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러, 우크라 원전서 핵 위기 일으킬 가능성 거론
러시아에서 최근 발생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등으로 핵 위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 대사관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7월6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전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보건당국이 핵 사고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며 자국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한 뒤 주의를 요구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거론되자 대사관이 핵 사고가 발생하면 대피할 준비를 하고, 반드시 실내에 머무르라고 주문했다. 또 대피 상황에 대비해 신분증, 마스크, 호흡기, 물과 식량 등도 챙기라고 했다. 중국대사관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시 상태로 중국인은 절대 우크라이나에 오지 말고, 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는 인원은 당국의 발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며“긴급 피난 대책을 잘 세워야 하고 안전이 제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영국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들에게 러시아에서 사는 것은 위험해졌으니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떠나라고 권고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데보라 브로너트 주러시아 영국 대사는 7월5일 대사관의 텔레그램 채널과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수주일 전 러시아의 모든 이를 불안하게 만든 일이 발생한 이후 어렵고 긴장된 시기를 겪고 있다”며 러시아가 한층 위험한 곳이 됐음을 암시했다. 브로너트 대사는 “다들 아시다시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현지 상황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라며 “우리는 계속 러시아에 여행을 오지 말라고 권고해 왔는데, 이미 이곳에 있는 영국 국민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경우 떠날 것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서남부 지역, 특히 우크라이나 접경지역과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선 드론 공격과 폭발 사고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3월 러시아 국빈 방문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크렘린궁은 이를 부인했지만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고 중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 금지 등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는데, 시 주석이 이 같은 입장을 푸틴 대통령의 면전에서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보도에 대해 “미친 러시아 테러리스트로부터의 핵 위협에 대한 중요한 입장”이라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해 “아니다. 확인할 수 없다”며 “지난 3월 러시아와 중국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고, 그 외의 모든 것은 허구”라고 밝혔다. 당시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성명에서 “핵 전쟁에는 결코 승자가 있을 수 없다. 핵 전쟁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에서는 크렘린궁이 보도를 부인한 이후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일반적으로 모든 전쟁은, 심지어 세계 대전조차도 매우 신속히 끝날 수 있다”며 “이는 평화 조약 서명이나, 또는 미국이 1945년에 했던 것처럼 함으로써 끝날 수 있다”고 핵 위협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미국으로부터 WMD 집속탄 지원받아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대량살상무기(WMD)인 집속탄을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차기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1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이 열린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속탄이 영토 탈환을 위한 무기·탄약으로서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155㎜ 포병시스템을 도입하며 (전쟁의) 판도가 바뀌었고, 7월에는 다연장 로켓시스템을 제공 받았는데 이는 게임체인저가 됐다”고 설명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집속탄 사용은 우크라이나 영토 안 비도시 지역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속탄을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만 동원하고 러시아 본토에는 직접 사용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7일 제공을 발표한 미국은 탄약 부족으로 집속탄 공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서방 동맹국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NBC인터뷰에서 “탄약 비축량이 곧 고갈되면 (우크라이나는)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며 “"집속탄은 새로운 탄약을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그 간극을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이 결정에 가장 완강하게 반대하는 국가 중 하나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방어는 집속탄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무기 공급국인 영국도 미국의 결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탑재한 살상무기로 한 번의 포격으로 넓은 범위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모탄(母彈)이 상공에서 터지면 그 자탄(子彈)이 지상으로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로도 불린다. 살상력과 불발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 사례 때문에 지난 120여 개국이 사용과 제조를 금지하는 금지 협약(CCM)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보냈다.

지난 7월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깊숙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장비 공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AFP와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군과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서 마크롱 대통령 발표 전에 이미 스칼프(SCALP) 순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텔스 성능의 스칼프(영국명 스톰 섀도)는 일반적으로 전투기 등을 통해 공중에서 발사되며, 사거리는 250㎞ 이상이다. 프랑스 한 외교 관계자는 프랑스가 스칼프 미사일 50발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사일을 러시아로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음을 시사했다. 영국은 5월에 스톰 섀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으로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이 향후 4년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기금으로 연간 7조원, 총 28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7월20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 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무장관회의 후 유럽평화기금(EPF) 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금 200억 유로(28조 5천억원)를 별도로 마련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용도로 향후 4년간 200억 유로를 책정해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자금은 EU 정규 예산이 아닌 EPF에서 끌어온다. 공동 자금으로 군사 작전 자금 조달을 금지하는 EU의 창립 조약에 따라 EU 정규 예산은 군사 지원에 투입할 수 없다. EPF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에 56억 유로 상당의 군사 지원을 제공해왔다. 보렐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의 국방 수요를 위해 4년간 연간 최대 50억 유로를 제공하기 위해 EPF 산하에 전담 부서를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에 따르면 200억 유로 규모의 지원안은 8월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방장관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국제사회는 돈을 더 벌거나 불법 전쟁을 벌이기 위해 세계 인구를 굶게 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의적인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러시아 신흥재벌의 자산 동결
이탈리아가 지난 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로 약 20억 유로(약 2조 8300억원)에 달하는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자산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융정보부(UIF)의 엔조 세라타 국장은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수치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갱신됐다. 이탈리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이후, 유럽연합(EU)이 채택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 신흥재벌의 은행 계좌, 호화 저택, 요트, 자동차 등 자산을 압류해왔다.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 개인 80명과 관련된 약 3억3000만유로(약 4700억원) 상당의 금융 자산이 동결됐다.

특히 이탈리아는 전쟁 발발 전, 아름다운 해변과 항구 등으로 부유한 러시아 신흥재벌들의 부동산 ‘놀이터’가 되던 곳이다. 코모호수, 사르데냐, 토스카나, 리구리아 등의 지역이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자산 동결 조치로 이탈리아에 묶인 러시아 신흥재벌의 자산 규모가 우리돈 2조 8000억원이 넘게 됐다. 압수된 자산 목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원자로 유명한 에너지 재벌 게나디 팀첸코가 소유한 초호화 요트와 러시아 정치인이자 사업가 올레크 사브첸코가 토스카나에 소유한 17세기 주택 등이 포함됐다. 한편, 러시아 철강 및 통신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등 일부 신흥재벌들은 자산 동결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탈리아 법원은 지난 4월 이 사건을 EU 최고 재판소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회부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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