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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 칼럼] 용산어린이공원 기록관의 ‘미8군쇼 70년 기록전’ 현장을 가다[2]
2023년 07월 10일 (월) 23:43:11 박성서 webmaster@newsmaker.or.kr

지난 5월부터 임시 개방된 ‘용산공원’. 이곳은 반환 직전까지 주한미군 기지로 사용되던 곳이다.

▲ 용산어린이정원 기록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8군쇼 70년사’ 전시장에서의 필자

현재 이곳에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 후 미군 주둔 그리고 반환 후 임시 개방까지, 120년의 기록전시 및 미군의 생활상, 그리고 ‘미군클럽’에서 태동했던 미8군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중음악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록관도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앞당겼던 미8군쇼,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많은 스타를 배출한 미8군쇼는 ‘한국 속의 이방지대’였지만
우리 대중음악사의 거대한 흐름을 바꿔놓은 진원지이자 분수령이었다.

현재 K팝 한류의 원류로도 평가되고 있는 미8군쇼, 이 ‘기록으로 보는 미8군쇼 70년사 특별전’을 통해 그 의미를 되돌아본다. 미8군쇼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 두 번째.

글·사진 l 박성서 (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 전시장을 찾은 미8군쇼 출신 가수 윤항기, 장미화씨

용산어린이정원 기록관의 미8군쇼 전시 현장을 가다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아 ‘금단의 땅’으로 남아있던 서울 용산공원 일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2023년 5월부터 임시 개방된 이곳은 주한미군부대 완전 반환 후 시민들에게 개방될 ‘용산공원’ 조성에 앞서 개방된 것.

120여 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 용산 어린이정원. 현재 이곳의 기록관에서는 '한국 대중음악의 산실' 역할을 하던 미8군쇼 70년사를 조명하는 뜻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구성은 필자가 맡았다.

6.25 한국전쟁과 함께 이 땅에 30여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던 1953년부터 베트남전쟁으로 미군 병력이 5만여 명으로 급격히 감축되던 1960년대 중반까지가 미8군쇼의 전성기이자 클라이막스. 이 미8군쇼가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지난 호에 이어 ‘미8군쇼 70년 기록전’을 통한 미8군쇼를 재조명해본다.


제5장 /‘세계 톱스타는 한국으로, 미8군쇼의 스타는 세계로’
-톱스타 내한공연, 세계화 교류의 장이 되다

미군 위문공연은 USO(미국위문협회. United Service Organizations)에 의해 이루어졌다.
아울러 세계적인 스타들의 잇단 내한 공연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창구이자 통로가 되었다.

위문을 위해 내한한 연예 프로모터들에게 발탁, 1959년 김시스터즈가 라스베가스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베니김이 기획, 미8군쇼 멤버들로 구성된 ‘세계의 휴일쇼’에 출연하기 위해 내한한 엘 알버트에 의해 패티김이 발탁, 해외로 진출했다.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는 내한 공연 무대에서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우리말로 부른 뒤 직접 음반취입까지 했고, 또한 1963년 워커힐 개관기념공연 차 내한한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의 무대에는 윤복희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런가 하면 미8군 출신가수이자 학사가수 출신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포 클로버스(최희준, 박형준, 유주용, 위키리)’가 처음 무대에 섰던 것은 ‘왈츠의 여왕’ 패티 페이지 내한 공연 무대에서였다.

세계적인 쇼 제작자들이 한국 쇼 단원에 대해 더욱 관심을 보인 것도 이 무렵이다. 1963년, 한국 연예인 중 실력자들을 발탁, ‘오리엔트 레뷔단(Orient Revues)’을 구성, 해외 공연을 시작한다. 이때 선발된 멤버들은 미8군쇼단인 베니쇼, 에이 트레인, 타미아리오, 쿨 켓츠, 하이 라이프, 뉴스타, 브로드웨이 베스트, 쇼보트, 쇼 오브 쇼, 스프링 버라이어티 등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던 25명이었다.

이렇듯 세계 톱스타들의 내한 공연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스타들이 세계로 나가는 통로이자 세계화의 직접적인 교류의 장이 되었다.

 

▲ 미국 라스베가스로 진출한 김시스터즈. [사진 2] 워커힐 개관기념 공연 차 내한한 루이 암스트롱과 당시 워커힐 악단, 1963년. [사진 3] 냇 킹 콜 내한 공연 당시 함께 무대에 섰던 이인성 악단. 1964년

제6장 / 에필로그 미8군쇼가 남긴 것
-미8군쇼, 우리 대중음악의 지도를 바꾸다

6.25 한국전쟁과 함께 30여만 명이 주둔하던 미군은 1965년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5만여 명으로 감축, 우리나라 미8군쇼도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파주(60여 개), 동두천(40여 개), 부평(30여 개) 등 전국적으로 270개가 넘었던 미군클럽도 점차 활기를 잃었고 주말을 이용해 오키나와 등 해외로 원정 관광을 떠나는 미군들을 잡기 위해 동양 최대 규모의 워커힐을 개관했지만 갈수록 미군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반면 베트남에서의 미군쇼는 더욱 활발해졌다. 1966년을 기점으로 화양, 아주연예가 미군 주둔 지역인 사이공, 다낭, 퀴논에 지부를 두고 미군쇼단을 운영, 김광정 김선 박성연 이숙, 웨스턴 주빌리쇼(김동석 박창길 조영길 재키 등) 등 멤버들이 대거 월남으로 이동했다. 개런티는 국내 보다 평균 세 배 이상 많았고 월남 미군쇼로 인한 외화가 연 2백만 달러로 증가하자 정부는 수출의 날을 맞아 이들에게 표창까지 수여했다.

반면 국내 미8군쇼 출신들은 방송과 음반, 극장쇼, 다운타운가의 활성화로 활동무대가 넓어지며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미8군쇼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곧 실력과 재능을 갖춘 것으로 인식될 만큼 숱한 스타의 못자리 역할을 했던 미8군쇼, 그 영광은 이제 무대 뒤로 사라졌으나 우리 대중음악의 지도를 바꾼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외국 것을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 시킨 다음 그것을 세계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한류’의 진원지였던 것이다.

▲ 전시장에 전시된 미8군쇼 출신 스타들의 음반


제7장 / 전시장에 전시된 미8군쇼 출신 스타들의 음반들

 ‘미8군쇼 70년 기록전’ 전시장에는 미8군쇼 출신 스타들의 LP 음반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아울러 음반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턴테이블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 대중음악을 빛낸 미8군쇼 출신들. 그 면면을 보면 1950년대 말 미국 라스베가스로 활동무대를 옮긴 김시스터즈, 패티김, 윤복희, 김치켓을 비롯해 1961년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손석우 작사 작곡, 한명숙 노래)’의 대히트를 계기로 미8군 무대 가수들이 대거 일반무대로 진입하는 자극제가 된 동시에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가요의 주류로 부상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른바 ’미성의 가수들의 시대’에서 ‘개성시대’로의 전환점의 계기가 된 이를 시작으로 많은 미8군쇼의 스타들이 대중음악의 전면에 등장, 제2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아울러 미8군에서 시작한 그룹사운드들이 일반무대로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 신중현과 에드포. 키보이스가 그들. 계속해서 He5(He6), 키브라더스, 조커스, 데블스, 김트리오 등등이 등장, 한국 록 그룹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미8군쇼 다큐멘터리, 그 기록과 증언’, 7월까지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상영

▲ 서울 삼각지에 아직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옛 ‘유니버샬’ 건물 앞에서. 좌로부터 김광정 예우회 회장, 최태원 전 아주연예 대표, 김혜정 윤신호 부부, 그룹 ‘바보스’ 멤버 김선, 필자, ‘도시의 아이들’의 박일서 씨 등이 젊은 날 열정을 불태우던 현장을 찾았다

한편 미8군쇼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현재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상영되고 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이 전시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사과 그 개념을 새롭게 조명해 보는 ‘A New Family : Curating Korean Diaspora’전이 2023년 5월 24일부터 7월 14일까지 열리고 있다.

백남준 화백을 비롯한 40인의 초대 전시로, 필자가 제작한 ‘[다큐] 미8군쇼 60년사, 기록과 증언(노래박물관, 2014년)‘이 선정되어 전시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재원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한국인들에게 어떠한 일들이 있었고 그것이 예술에 어떻게 반영되어 왔는지 살펴보고, 분단으로 디아스포라가 되었거나, 한국 내의 이방 세계에 던져졌거나,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로 흩뿌려져 나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존재와 역사를 직시하고, 이러한 현상들이 예술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작품을 통해 재해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A New Family’ 포스터와 전시장 내부

또한 뉴욕한국문화원 김천수 원장은 “K-POP, K-Drama, K-Movie 등 한국 컨텐츠의 위상과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한국인, 한국문화를 보다 폭넓은 관점으로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전시 개최 소감을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특별전/A New Family’가 성황리에 개최되어 한국 예술인들의 영향력이 올바르게 존중받고 세계 예술계와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참고 자료] ‘미8군쇼 60년사 기록과 증언 특별전(2014년 노래박물관, 박성서)’, ‘뉴욕한국문화원, 코리안 디아스포라 재조명(뉴욕일보 2023년 5월 2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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