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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와 경찰은 각자 방식으로 ‘공동선(善)’을 위해 노력한다”
2023년 06월 07일 (수) 15:29:31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경찰 조직을 우리는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부른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말의 어원은 명확하지 않으나, 아마도 민중들이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주고 의지가 될 수 있는 지팡이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리라.

황인상 기자 his@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에 경찰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 및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경찰의 직무에 재량이 있다고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그 직무의 목표와 행사의 한도를 명확히 정하고 있다.

▲ 황정용 교수

‘경찰’에서 ‘학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다
경찰은 민생치안 최후의 보루다. 사정기관 가운데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민중의 지팡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찰은 국민에게 ‘가깝고도 먼 지팡이’였다. 이에 황정용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황정용 교수는 20여 년간 경찰조직에 몸담으며 각종 치안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온 인물이다. 제복을 벗은 후 대학 강단으로 적을 옮긴 그는 학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 후학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이다. 또한 한국자치경찰연구학회 및 한국경찰복지연구학회 이사, 부산진·연제·사상·서부경찰서 선도심사위원, 부산사상경찰서 경미범죄심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사회에서도 봉사 중이다. 그는 “교수와 경찰관은 업무 면에선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면서 “교수는 시간을 갖고 여러 자료를 연구해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사안들을 기동성 있게 대응해야 하는 경찰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각자 방식으로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서대 경찰행정학과에서 그는 대학의 이념에 따라 경찰 등 형사사법기관에서 사회에 봉사할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죄학, 경찰학 등의 이론을 학습하고 연구 및 취업에 이를 활용하여 바람직한 경찰관의 규범을 확립하도록 한다. 그는 경찰행정학과는 여러 분야가 합쳐진 응용과학을 배우기에 관련 분야의 학제적 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학과에서는 경찰학, 법학, 행정학, 교정학, 범죄학 이외에도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이 연구나 취업에 유리하므로 여러 분야의 과목이 포함될 수 있도록 교과목을 융통성 있게 편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관할 경찰서 등과 협력해 학생들이 경찰업무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가지고 있다. 이들이 미래의 치안현장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경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활발한 연구활동 통해 현장의 개선방향 제언
사실 황정용 교수가 학자로서의 길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총경 승진 심사였다. 황정용 교수는 “2001년 경찰대를 졸업하며 경찰을 시작한 지 15년 정도 된 시점에 총경 심사 승진 가점을 얻으려고 대학원에 등록했다”며 “그렇게 접한 학문은 제게 맞는 방식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렇게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2021년 당시 인천경찰청 내 유력한 총경 승진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었지만, 동서대의 교수 선발 공고에 지원, 당당히 합격하며 길을 틀었다. 교수로서의 시간은 비록 2년 남짓한 기간이지만 이미 그 전부터 황 교수는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학교전담경찰관 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청소년 선도프로그램 운영, 긴급신고 대상 112 경찰의 신속대응방안, 경찰단계 회복적 소년사법의 정착방안, 112 거짓신고의 실태 및 근절방안, 위기청소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 변화, 현장 경찰관 사격훈련의 개선방향, 중학생이 지각하는 친구관계와 부모 양육태도가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가정폭력, 스토킹 현장에서 현행범체포의 법적 요건 개선 필요성, 112 신고접수경찰관의 직무경험 등에 관한 연구논문을 게재한 외에도 <성폭력사건수사론>, 최근 <당신은 경찰에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등의 저서도 출간했다.

특히 <당신은 경찰에 어울리는 사람입니다>를 통해 그는 경찰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일하는 여건과 조직문화는 어떠한지 등 경찰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궁금할 모든 것을 담았다. 무엇보다 20년간 황 교수가 경험한 실제 사례들을 토대로 보람찬 경찰의 일상까지 느낄 수 있게 했다. 황정용 교수는 “경찰이란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입지 않게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연구 과정에서 일부 경찰들이 왜 정당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주저하는지,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에 대해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과연 이 제복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젊은 경찰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충분한 능력을 갖춘 젊고 우수한 자원들이 검증되지 않은 인식과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꿈을 향해 정진하기 바란다”며 “전국의 치안 현장을 누비는 경찰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쳐나가기를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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