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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한 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 드러내
군사정찰위성 시찰 후 행동 계획 승인
2023년 06월 06일 (화) 23:05:1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모두 조립돼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9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1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이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진행된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이 “총조립 상태 점검, 우주 환경 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전했다. 조만간 발사체(운반체)에 위성을 탑재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는 지난 4월18일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 현지지도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해 구성하라고 지시했던 조직이다. 이날 통신은 위원회가 국가우주개발국, 국방과학연구기관, 각급 대학과 연구기관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망라했다고 밝혔다.

北. 군사정찰위성 발사 임박한 듯
지난 5월17일 조선중앙통신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악당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발악적으로 가증될수록 이를 철저히 억제하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주권과 정당방위권이 더욱 당당히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조성된 국가의 안전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절박한 요구”라며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최우선적인 국방력 강화 정책의 정확한 실천 과정인 동시에 나라의 우주 군사 및 과학기술 개발에서 뚜렷한 진일보로 된다”고 말했다. 위성을 싣는 발사체는 탄도미사일 기술과 동일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17일 조선중앙통신은 군사정찰위성이 “(2021년)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방력 강화 5대 중점 목표” 가운데 하나임을 거듭 밝히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최우선적 국방력 강화 정책의 정확한 실천 과정”이라고 했다. 북한은 길이 1m쯤으로 추정되는 위성체 실물도 드러냈다. 통신에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과 딸 김주애 등이 ‘클린룸’으로 추정되는 시설에서 흰 모자와 방진복, 덧신을 신은 채 위성체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겼다. 위성체 상단에는 광학 카메라를 넣는 경통 2개도 설치됐다. 통신은 아울러 이번 발사준비위원회가 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연구기관을 비롯, 기술자들을 지칭하며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한 사업이 마무리를 뜻하는 ‘결속’ 단계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기존 화성-14·15·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하는 액체연료 기반 백두산 엔진을 이용한 발사체로 위성을 쏠 것으로 분석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다음 단계로 위성을 발사체 최상단의 페어링 내부에 장착할 것”이라며 “향후 발사 시기는 운반 로켓이 얼마나 준비됐는지에 따라 6월도 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18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쏜 뒤 미사일이 ‘위성 시험품’이었다고 주장하며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4월19일 군사정찰위성 1호 발사 의미에 대해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 대단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며, 우주산업이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적으로는“미국과 남조선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상황에 따라 선제적인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사가 향후 추가 위성 발사, 김 위원장의 국방 분야 치적과도 연결되므로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北, 한 달간 무게감 있는 입장 반영한 발표 없어
한미·한일간 연쇄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압박 공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잠행을 이어간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정권 종말’을 비롯한 강도 높은 발언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 중일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이 예고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을 겨냥해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5월1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 보도 등을 기준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4월18일 국가우주개발국 시찰이 마지막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4월 중 발사가 예고됐던 군사 정찰위성에 대해 “계획된 시일내 발사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핵협의그룹(NCG) 창설 및 미 전략핵잠수함(SSBN) 한반도 기항 등 북한이 거센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연쇄 정상회담으로, 한미일 대북 압박 공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북한은 잠잠한 모양새를 유지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한 반발도 채택 사흘이 지나서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된 ‘입장’ 수준으로 대응했을 뿐이다.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을 치렀다는 등 선전매체를 통해 일부 비난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국 차원의 무게감 있는 입장을 반영한 발표는 사실상 없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첫 반응도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한일 군사적 결탁이 무모한 실천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는 데 그쳤다. 군사적 도발도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4월로 예고됐던 군사 정찰위성 발사는 현재까지 별다른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무력시위는 지난 4월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를 끝으로 한 달 넘게 중단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정권 종말’을 경고하는 등 한미일 안보 협력이 공고해지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큰 부담을 안겨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핵무기 사용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지만, 미국 대통령까지 정권에 대한 종말을 경고한 것은 김정은 입장에서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는 평가다. 이례적인 긴 잠행이 위기감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워싱턴 선언에 따른 미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기항이나 전략핵폭격기의 한반도 기착 등은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예비역 육군준장)은 “김정은이 오랜 시간 공들여 수중 핵어뢰 ‘해일’ 등 한미를 위협할 신형 무기들을 잔뜩 내놨는데, 일거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재개한다면 가까운 시기에는 G7 기간 중 한미일 정상회담을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서해위성발사장서 새로운 공사 착수정황 포착
지난 5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5월4일 촬영한 영변 일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4월12일 촬영된 열적외선 영상에서 방사화학실험실, 우라늄 농축시설, 5㎿ 원자로 등의 온도가 높게 나타나 해당 시설들이 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거리 로켓 관련 시험이 실시되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5월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시설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이는 새로운 공사 착수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2012년 4월 공개된 북한 최초의 ICBM ‘화성-13형’의 엔진 연소시험을 비롯해 ICBM급 미사일의 각종 실험이 이뤄지는 장소다. 다만 발사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NCG 창설을 거론하며 ‘결정적인 행동’을 언급한 김여정의 반발은 앞으로 초강경 기조로 대응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한다”며 “미국에 대해서는 고체연료 ICBM 발사와 핵잠수함 전개를 겨냥한 핵어뢰 훈련으로, 남한에 대해서는 전면전까지 가상한 전술핵 사용 훈련 등으로 수위를 높여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되면서, 혹시나 모를 핵실험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5월5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에 따르면 4월21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 4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체는 보고서를 내고 “수개월째 중단됐던 4번 갱도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 공사가 최근 완공됐다”며 “4번 갱도의 무너진 입구 앞에 작은 건물 2개도 신규로 건설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북한의 핵실험 임박 정황은 아니지만, 7차 핵실험은 틀림없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핵실험 능력을 기존 3번 갱도 이외로 확장하려는 의도인지는 불확실하다. 1번과 2번 갱도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3번 갱도에선 배수로와 전선 등으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관측됐지만 핵실험과 연결짓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2~4번 갱도를 폭파했지만, 2022년부터 다시 파괴했던 갱도를 복원하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비핵화 관련 북미간 대화가 잘 풀리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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