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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문제, 총체적 관점으로 볼 수밖에 없다
2023년 05월 05일 (금) 23:27:02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원하는 일은 전통적으로 의업의 기능이며 역할로 여겨왔지만 이제 인류는 그 역할과 책임에 대하여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재검토를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의학이 모든 질병을 막고 치료할 만큼 전능하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의학에만 그 책임을 다 맡겨둘 수 없음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사실 원론적으로도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다. 질병의 종류를 막론하고 그것이 발병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그것은 주변 환경이나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직간접의 많은 조건들에 의해 유발되고 촉진되거나 또는 억제된다. 예방이든 치료과정이든, 이 같은 요인들을 외면하고 의원들의 힘만으로 질병을 완치시키거나 건강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바른 명제가 될 수 없다. 
누군가는 계속 먼지를 일으키면서 한쪽에서 청소를 하라고 하면 과연 깨끗한 청소가 가능할까. 마찬가지로 추위로 인해 감기에 걸린 사람에게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서 감기약만 먹인다고 감기를 떨어뜨릴 수도 없다. 일시 증상을 멈추거나 덜 수 있을지는 몰라도, 냉증으로 인한 감기는 계속될 것이다.
한의학에서 원인을 함께 치료한다는 근치(根治)의 개념은 좁게 보면 어떤 질병증상이 나타나게 된 체질적 원인을 찾아서 함께 치료한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넓게는 그 원인에 트리거로 작용하는 환경요인들까지 살피는 노력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 현대의학의 개념으로 보면 ‘스트레스’ 요인들까지 제거가 되어야 건강의 회복이나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로 대체할 수도 있겠다.

개인이나 집단의 질병에 대하여 사회가 함께 책임을 공유해야 할 필요성은 최근 사회적 팬데믹까지 불러온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근래의 코로나-19 사태를 포함하여 21세기 이후 더욱 빈발하는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들의 경우 오히려 질환자 개인보다 사회적 시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야생 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된 생소한 바이러스 질환들은 야생의 환경을 계속해 파괴하며 잠식해 들어간 개발문명의 댓가다. 2003년의 사스(SARS-CoV), 2012년 메르스, 2020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은 대표적인 예다. 남미에서 나타났던 지카바이러스나 근래 유럽을 흔들고 있는 두창 종류의 바이러스도 그런 종류다. 지난 가을 두창에 대해 보고한 미 콜로라도대 연구팀의 사라 소여 교수는 이러한 ‘보고된 바이러스’들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들의 15년간 연구에서 대부분의 원숭이 바이러스는 인간세포에 쉽게 전이되지 않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인간세포에 쉽게 달라붙어 적응하고 복제도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동물에게 있는 바이러스의 대부분이 인간에게 전이되지 않는다고는 해도 안심요인은 되지 못한다. 근래의 바이러스들도 예전에는 인간에게 전이되지 않았거나 알려진 적이 없는 안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새로운 위협으로 인지되고 실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들 역시 어느 순간 인류에게 위협적인 것으로 드러나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의미도 갖는다. 소여 교수는 그동안 연구의 결론에서 앞으로도 더 많은 동물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달려들어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비한 연구와 경계를 촉구했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한 번 유행했던 바이러스들은 아무리 팬데믹의 공포가 수그러들었다 해도 완전히 퇴치된 것이 아니며, 감염으로 인한 발병 후 무사히 회복이 된다 해도 여전히 인간의 몸에 잠복해 다시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을 남긴다.
COVID-19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했던 집단 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많은 기업에서 근무방식과 작업환경에 변화를 초래했으며, 50년 전에 시작된 AIDS 등 치명적인 종류의 바이러스들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인명을 위협하는 주요한 사회적 변수로 대두되거나 대다수 문명국가에서 성생활의 관습과 인식을 바꾸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 뿐인가. 야생동물들 또한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의 등장으로 막대한 수의 개체들이 희생되거나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많은 바이러스들이 사람과 물자의 빈번한 국경 이동, 무분별한 환경파괴나 도덕적 문란, 생물무기 연구나 무책임한 생물실험 등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원인파악부터 대응까지, 의료시스템 뿐 아니라 정치 사회 군사 산업 문화풍습 등 인류공동체의 총체적인 책임과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선 유기적인 협력과 연대가 충분히 실현되고 있는가가 큰 의문이다.

▲ 이은주 한의사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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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XXX.XXX.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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