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아름다움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자기를 실현하고자 완전함으로 나아가려고하는 의지의 길을 찾는 존재이다. 예술은 그래서 인간 삶의 현장을 아름답고 조화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모든 활동과 그 산물이 되고 또한 현실을 실현하는 원천 중 하나이다.

김미주 기자 kmj@

예술은 우리의 삶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삶 속에 존재하는 예술이야 말로 예술의 궁극적 기능이며 우리 삶 속에 언제나 존재하며 필수불가결한 산소처럼 늘 존재한다. 즉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는 예술이 존재하며 우리는 예술로써 숨 쉬고 있는 것이다.

▲ 박윤배 작가

세계 유일의 ‘딱지 미디어 아티스트’
작가 박윤배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박윤배 작가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조형언어 구축의 정신세계로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다. 대중들에게는 ‘구상회화’로 잘 알려진 박 작가는 다양한 표현기법을 활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딱지’를 재해석함으로써, 내면의 세계를 표출해내며 자신만의 오브제를 찾아 화폭에 담아낸다. 세계 유일의 ‘딱지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박윤배는 입체작업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다양한 조형적 변주로 풀어내고 있다. 그가 ‘딱지 미디어 아트’라는 미적 도전을 시작한 이유는 바로 색다른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박윤배 작가의 딱지 아트는 프린터미디어 속에 들어 있는 고급정보를 선별해 한지에 인쇄하고 타임캡슐(딱지)로 접어 오브제로 사용함으로써 세상의 모든 이슈와 뉴스가 도형화된다. 하나의 딱지가 탄생하기까지는 수고로운 작업의 연속이다. 주재료가 되는 신문의 변색을 막기 위해 신문지 양면에 손수 약품 코팅 처리하는 것은 물론, 또한 신문 재단과 코팅작업을 거쳐 딱지로 접는 데까지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후 오브제로 사용하는 딱지는 작품의 배경으로 삼고, 그 위에 반복적인 드로잉으로 형과 공간 여백을 만들어 가는데, 핀셋으로 접어야 하는 5~7mm 크기의 딱지는 놀라울 만큼 정교할뿐더러 무수한 딱지들의 선과 면들은 평면의 회화에서 새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 명제_축일232.크기(6f)40,9x31,8cm.재료-한지미디어딱지,혼합재료 2023

특히 박 작가는 작위적이고 정형화된 작업보다는 작업 중 발현되는 즉흥적인 영감을 통해 자유로운 구도와 색감, 대상의 배치를 즐기는데, 담백하면서도 도시적인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는 창의와 동시에 관객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와 색다른 재미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박윤배 작가는 “어려서부터 귀감이 되는 글이나 기사 등을 읽는 걸 좋아해 이를 스크랩해 두었고 결국 그것을 압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유화 작품의 변화와 압축법을 연구해 많은 양의 기사를 접을 수 있었다. 100년 후 펼쳐도 딱지로 접은 기사는 그대로의 정보를 간직한 채 후대에 전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하다
지금까지 24회의 개인전과 아트페어 부스전, 마이애미·싱가폴·대구 아트페어 등 유수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박윤배 작가는 1979~80년 프랑스 ‘Lo-solon전’ 은상과 금상, 일본 연전 장려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목우회 및 수회 입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화작가로서 한국 화단과 국제화단에서 인정받은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5년여 전부터 ‘딱지’라는 오브제를 통해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함께 호흡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박 작가는 머릿속에 담겨진 정신적, 감성적인 느낌을 주관적 시각으로 그대로 표현해 내면서 예술을 향한 창작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명제_아바다(타임캡슐).(30p)72,7x53cm-프린터미디어딱지,혼합재료 2020

이러한 그의 작업에 대해 이형옥 이형아트센터관장은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탐닉으로 세상의 빛과 그늘을 담아냈고, 마치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마음으로 화면 위의 매체(딱지)는 질료의 특질과 독백을 리드하며, 또한 부드러운 색면을 자유자재로 접어 구사함에 있어 이것들을 인간의 호흡처럼 즉, 심상의 깊이와 넓이에 의한 우주와의 교감의 연장선상에서 행해지는 독창적 표현 행위로 귀결된다”고 평하기도 했다. 오늘도 날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이야기와 나의 예술관을 접합시킨 딱지아트를 통해 역사 속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박윤배 작가는 “딱지의 형태와 글씨는 제각기 작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 작업은 이 작은 메시지들을 연결해 통일된 메시지로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과거, 현재, 미래를 지향하는 작업”이라며 “각각의 딱지마다 한 시대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만큼 ‘타임캡슐’의 역할로 작용해 하나의 역사물로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