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언제나 우리 곁에서 함께하며 휴식의 공간이자 놀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끔 그늘을 내주었다. 마을 어귀 정자나무에서는 여러 일을 논의하기도 하고, 당산나무에서는 한 해의 안녕을 빌기도 했다.

윤담 기자 hyd@

당산나무는 신격화된 나무로 마을의 중심에서 지킴이 역할을 한다. 때론 신격화된 당산나무 주변은 신성한 공간이 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멀리하기도 하나 대체로 마을의 정자나무의 기능을 동시에 겸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동안 종교적, 정치적, 문화적인 면에서 마을공동체의 구심역할과 결속을 다지는 장소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전국의 보호수, 당국과 지자체의 관리 소홀로 피해 늘어나

▲ 심근도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심근도 명자분재사랑곳 대표는 “전국적으로 천년기념물, 보호수는 13,000그루 정도가 있는데 국가에서 관리하면서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며 “그에 반해 관리가 소홀하고 지역주민들이 관리하며 소통하고 화합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이제는 다시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호수는 시·도지사가 역사적으로 가치 있고 특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정한 나무다. 짧게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천 년을 넘겨 변함없이 마을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시골마을의 상징이자 문패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온 보호수는 당산나무, 정자나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존재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1000년이 넘는 보호수들이 국내 곳곳에 있는 상황 속에서 보호수 피해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

실제로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안병길 국회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전국 보호수 관리실태’에 따르면 연도별 보호수 피해 현황은 ▲2017년 57건 ▲2018년 52건 ▲2019년 182건 ▲2020년 101건 ▲2021년 79건으로 2019년 전년대비 3배가 넘게 증가하였다가 이후 점차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는 늘어나고 있었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정작 보호수 관리 실태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보호수 관리 관련 산림청 사업 예산은 그동안 없었으며 2022년이 돼서야 노거수 안전관리사업이라는 명목으로 15억원 예산이 새롭게 편성됐지만 이마저도 사업대상이 3000그루로 수준에 머물러있다. 이에 심근도 대표는 다음카페(https://cafe.daum.net/jayensu)에서 ‘한국자연수’를 운영하며 ‘한국의정신당산나무를사랑하는사람들모임’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심근도 대표는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에게 당산나무는 유년기의 추억이고 고향의 상징이다. 당산제가 거의 사라진 요즘, 마을에 조상들의 얘기와 전설등을 나누며 나무를 기리는 고향 축제를 다시 되살리면 도시로 나갔던 이들이 고향을 찾아오게 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향을 떠났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고향을 찾아 방문할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에 심 대표는 전국에 보호수 13,000그루의 당산나무 가꾸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물론, 광장과 공원처럼 꾸며 고향을 떠난 이들이 향우회, 동창회, 종친회 등으로 뭉쳐 지방소멸도 막을 수 있는 당산나무 축제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호수를 주민이 관리하게 하여 나무에 애착을 갖게 하여야 한다”면서 “이것이 내가 바라는 ‘보호수 관리’의 선순환 효과다”고 피력했다.

전시 및 현장체험 등으로 분재의 매력 알리며 힐링 선사

50여 년 전부터 소나무, 모과나무, 명자꽃 등 150종의 분재를 가꿔온 심근도 대표는 국내 유일무이한 명자꽃 분재 전문가다. 한국분재협회, 한국분재조합, 한국화훼협회 등에서 활동한 바 있는 심근도 대표는 기술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연암축산원예전문대 분재강사교육과정, 안성산업대 조경과정, 한국농업벤처대학, 한국 농업관광대학, 한국농업무역대학, 한국농수산마이스터대학, 경기농업대학 등을 이수했다. 최근엔 좀더 많은 견문을 쌓기위해 서울대 지식문헌정보최고위과정을 배우고 있으며, 13000보호수의 전설과 관리, 국민화합을 내용으로 명예박사학위 논문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분재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많은 취미인과 분재를 즐겁게 배우며, 전시회와 강의 그리고 현장체험을 즐길 수 있는 명자분재사랑곳을 통해 특별한 힐링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30여 년 전 명자꽃의 매력에 매료된 그는 개인전인 ‘명자꽃잔치’와 협회전인 ‘한국명자협회명자꽃축제’를 통해 명자의 매력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약 900여평 규모의 거대한 전시장에 1만여 점의 앙증맞은 분재를 키우고 있는 심 대표는 지난 3월 제13회 명자꽃잔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동양금, 일월성, 장수보, 금치전, 홍목단, 흑조, 황화, 설화등 총 100여종의 명자꽃이 소개된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명자꽃길을 구경하며 명자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심근도 대표는 “물을 매우 좋아하는 나무에서 핀 명자꽃은 꽃잎 수와 색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이른 봄을 수놓는 대표적인 꽃으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며 “명자꽃잔치가 국내를 넘어 국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자분재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분들의 저변확대를 위해 명자꽃 축제, 테마파크, 대단위관광지 등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며 “2024년 3월에 열리게 될 제 14회 명자꽃잔치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제적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