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휩쓴 국내 식품·외식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방역 강화로 외출이 제한되자 외식 수요가 급감했다. 음식점들은 폐업행렬이 이어졌다. 업계 흐름과 구조를 뒤집은 판세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황태일 기자 hti@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의하면 지난해 외식업종 브랜드 수는 9422개로 전년보다 4.9% 증가하고, 가맹점 수는 16만7455개로 23.9% 증가했으나,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억7900만원으로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식업종의 개점률은 26.2%, 폐점률은 12.6%로 나타났으며, 주요 세부 업종 중에서는 한식의 개점률이 35.1%로 가장 높고, 폐점률 역시 14.5%로 가장 높았다.

‘배달의 민족’ 한식부문 랭킹 1위, 소문의 그 맛집
우리나라의 외식업은 파란 면을 찾기 힘든 레드오션이다. 그 어떤 시장보다 경쟁자가 빽빽하게 있기 때문이다. 영세사업자 중 폐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외식업이고 창업률이 가장 높은 업종도 외식업이다.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식당이 포화했다.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김재헌 고집남 대표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김재헌 대표는 외식브랜드 고집남(고기에 집착하는 남자)으로 죽어가는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도축한 지 3일 이내의 신선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들여와 소금, 파프리카, 마늘 등 비법 재료로 만든 시즈닝으로 염지해 48시간 저온 숙성을 거쳐 풍미를 끌어올린다. 이후 육즙이 빠지지 않으면서도 가장 굽기 좋고 식감이 좋은 두께로 슬라이스해서 손님상으로 올라간다.

▲ 김재헌 대표

현재 고집남에서는 신선한 생삼겹살을 비닐에 빡빡하게 말아서 48시간 급랭해 생고기의 육즙과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꽃삼겹’, 탱탱한 조개관자, 향긋한 이슬송이, 꽃삼겹살을 곁들인 ‘관자삼합’, 특대 원육 소갈비를 정형해 내놓은 ‘수제 우포갈비’를 비롯해 김재헌 대표의 손맛을 담은 특제 양념으로 맛을 낸 ‘양념 갈비’ 등의 메뉴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메뉴를 내세워 배달의 민족 한식부문 랭킹 1위(평점 5.0)를 기록하며 입소문이 난 고집남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줄 서는 대박 가게로 명성을 얻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김재헌 대포가 처음 배달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배달을 할 때마다 1,000원씩 적자를 봤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많이 팔아서 이문을 남기겠다는 생각보다 애당초 가게를 알리겠다는 목적이 컸기 때문. 김재헌 고집남 대표는 “좋은 고기를 싸게 드리면 한 번 맛본 손님들은 분명 매장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배달을 한 지 3개월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뒷골목에 있는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1시간 이상 웨이팅을 해야 하는 가게가 됐다. 그때 찾아주신 단골손님들 덕분에 오늘날의 고집남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
김재헌 대표는 자수성가형 CEO다. 부친의 사업 실패로 어려워진 가정형편 탓에 그는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장남으로서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일념으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그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주경야독하며 일만 하며 살았던 그는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공사 현장에서는 벽돌을 나르느라 연골이 닳을 정도로 매사에 열과 성을 다하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냈다. 그러한 꾸준함과 성실함이 있었기에 오늘날 고집남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고집남은 진주 본점 이외에도 모든 지점에서 성업 중에 있다. 고집남의 인기가 높아지자 예비 창업주들로부터 가맹점 문의를 많이 받은 까닭이다. 그렇다고 고집남의 가맹점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내어주는 것은 아니다.

김재헌 대표는 “단순히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이미 여러 군데 가맹점을 냈을 것”이라며 “저는 힘들게 사업을 한 사람이다 보니 주변에 어려운 지인들을 먼저 돕겠다는 생각에서 하나, 둘 가맹점을 내드리게 됐다. 지금까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게에 나와 일하지 않으면서 정작 쉽게 돈을 벌려는 분에게 가맹점을 내드린 적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해 진영점의 경우 김 대표가 진주 본점을 운영할 때 맞은 편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사장님이었지만. 투자 실패로 어려움을 겪으며 김 대표에게 가맹 문의를 했다. 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김재헌 대표는 경영 교육과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김 대표의 부친이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한 덕분에 소자본으로 창업, 현재는 김해 진영점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자신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을 꿈꾸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김재헌 대표. 그는 “아직 성공하는 법은 못 배웠지만, 실패하지 않는 법은 이미 배웠다”며 “땀 흘려 정직하게 버는 돈의 가치를 아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분들과 함께 성공을 만들어가고 싶다. 이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