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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6위 은행 SVB, 자본 위기로 초고속 파산
현 단계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듯
2023년 04월 03일 (월) 23:48:1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자본 위기로 인해 초고속 파산했다. SVB는 미국의 16위 은행으로,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은행의 파산이다. 지난 3월1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국은 SVB를 폐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통제하에 두기로 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SVB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SVB는 지난 1983년 설립된 신생 기술기업 전문 은행이다.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주에 17개 지점을 보유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후부터 파산까지는 48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SVB는 지난 8일 스타트업의 예금이 줄어들어 미국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어쩔 수 없이 매각,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주요 벤처 캐피탈에서는 SVB에 맡긴 자금을 인출하라고 예금주들에게 조언했다. 고객들의 뱅크런이 이어졌다. 이후 SVB의 주가는 60% 이상 폭락했다. 나스닥은 3월 10일 SVB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 파산 선고 등은 은행 마감 시간 이후가 발표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오전 중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예금 인출 급증과 보유자산 손실로 초고속 파산
지난 40년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SVB가 ‘초고속’ 파산해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월 13일 외신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SVB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은행으로 벤처기업들과 주로 금융거래를 해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약 2090억 달러의 총자산을 보유한 중견은행으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크고, 실리콘밸리 내에선 가장 크다. 외신과 시장 등에서는 이번 SVB 파산은 기업들의 유동성 부족 우려 속 예금 인출 급증과 보유자산 손실의 조합된 결과로 요약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자금난에 봉착한 미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하자 SVB는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예금 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SVB의 지주회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은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도가능증권(AFS)을 내다팔았는데, 문제는 보유 자산의 상당부분이 미국 국채와 기관채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보유채권의 손실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장에 따르면 SVB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의 약 51%가 미국 국채와 기관채로 구성됐다. 이로 인해 18억 달러의 대량 손실이 발생했고,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면서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급증하는 뱅크런을 촉발했다. 이후 SVB는 증자를 실시했지만 유치에 실패하면서 결국 이틀 만에 파산선고를 받게 됐다. 즉 벤처기업의 예금 인출과 이에 대응한 SVB의 보유자산 매각, 대량 손실 과정이 반복됐고, 결국 SVB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예금 대량 인출로 이어지면서 파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SVB는 일반적인 상업은행들이 가계 예금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벤처 캐피탈 산업에 집중하며 주로 기술 및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이에 특정산업에 초점을 맞춘 은행이라는 한계로 예금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IT 기술의 발전 등 스마트폰이 SVB의 파산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3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SVB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스마트폰에서 거액의 예금을 빠르게 인출한 것을 ‘초고속’ 파산 사태 원인으로 지목했다. WSJ는 보험 스타트업인 커버리지 캣의 창업자인 맥스 조가 3월 9일 몬태나주 빅스카이에서 열린 창립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 타고 있을 때 동료 창업자들이 모두 SVB 은행에서 회사 자금을 빼기 위해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것을 봤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처럼 예금자들이 금융기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인출한 금액은 420억 달러(약 55조6000억원)에 이른다. 결국 다음날인 3월 10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는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파산관재인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선임했다. 1983년 문을 연 SVB와 모기업 SVB금융그룹이 스타트업의 주요 금융기관으로 부상하는 데 40년 이상이 걸렸지만, 붕괴하는 데는 36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요인으로 꼽히지 않았던 소셜미디어의 뉴스 확산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사태 원인 제공자에 책임 묻기로
지난 3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원인을 제공한 이들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주말 동안 내 지시에 따라 재무장관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 규제 당국과 부지런히 협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무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은 은행 예금이 필요할 때 맡긴 곳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근로자와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우리 금융 시스템을 안전하게 지키는 신속한 해결책에 도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해결책은 납세자들의 돈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형 은행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리라고 굳게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음날인 13일 아침에 있을 연설을 예고하며 “우리의 역사적인 경제 회복을 보호하기 위해 탄력적인 은행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발언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3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금융 강국이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험 보증 한도를 넘는 예금 지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재닛 예런 재무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위원장, 마틴 그뢴버그 예금보험공사(FDIC) 이사장은 공동 성명에서 이같이 결정했음을 밝혔다. 이들은 SVB 예금자들이 13일 자신의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FDIC 이사회와 연준 이사회의 건의를 받고 대통령과 상의했으며 옐런 장관이 FDIC가 SVB 청산을 위해 모든 예금자들을 보호하도록 승인했다”면서 “예금자들이 13일부터 모든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SVB 청산과 관련해 납세자들의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 재무부 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 및 기타 담보물을 담보로 잡고 은행들에게 1년 기한의 대출을 지원하는 “은행 투자금 프로그램”을 통해 “예금자들의 모든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추가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3월 12일 파산한 시그니처 뱅크(SB)의 예금자들의 예금도 전액을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SVB·SB·CS 등에 2783억원 물려
국민연금이 부실 리스크가 발생한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을 1359억원 가량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파산한 미국 뉴욕의 시그니처뱅크 주식은 35억원, 앞서 파산한 SVB 주식과 채권은 1389억원을 보유 중이다. 3개 금융기관에 묶인 국민연금 투자금이 지난해 말 기준 2783억원에 이른다. 국민연금공단이 3월20일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을 위탁운용으로 1359억원(해외채권 자산군 내 0.21%) 투자 중이며, 직접 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3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기로 해 위기는 넘겼다. 이번 인수과정에서 스위스 금융당국(FINMA)은 170억 달러 규모의 후순위 채권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국민연금 채권은 선순위라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주식은 지난해 말 기준 위탁운용으로 732억원어치를 보유했으나 위탁투자 대부분의 지분을 이미 처분했다. 연금 공단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 가격이 일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높은 변동성에 직면해있고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직접운용에서는 당분간 크레디트스위스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위탁운용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은 위탁운용사의 고유권한이나,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해 해당 채권을 보유한 위탁운용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그니처뱅크 주식은 35억원(전액 위탁)을 보유 중이다. 연금공단은 “현재 거래 정지 조치에 따라 매도 등 단기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래가 재개될 경우 위탁운용사에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에는 주식(1218억원)과 채권(171억원) 등 1389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연금공단은 보유 주식과 관련, “거래 정지 조치에 따라 단기 대응은 불가하며, 제3자 인수 및 미국 정부 대책 등에 따라 거래 재개될 경우 제3자 인수조건 등을 보며 매도 또는 보유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SVB 뿐 아니라 시그니처뱅크, 크레디트스위스의 금융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위기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연금 관계자는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직접 및 위탁 포함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제고를 위해 해외주식 비중을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기금운용위원회는 2027년까지 국내 주식 비중은 14%로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은 2027년까지 40.3%로 높이는 내용의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SBV 파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 크지 않아
미국 16위 은행인 SVB가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3월 13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국내외 전문가들은 SVB 파산 사태가 미국 내 은행산업,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일부 소형은행들은 물론 벤처캐피탈 산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번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승헌 부총재는 3월 1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돼 온 점, 미 재무부·연준·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SVB, 시그니처뱅크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 등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은은 이번 사태가 국내 금리·주가·환율 등 가격변수와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는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최근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며 “미국 정부 및 감독당국이 SVB의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사한 영업구조를 갖는 미국내 금융회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등 당분간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금리인상의 여파와 중소은행 취약성 경계론 다수 나오고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이번 SVB 파산 사태가 미국 내 은행산업 및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한 일부 소형은행들은 물론 벤처캐피탈 산업, 해외 은행권 외에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 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州) 내 중소은행들의 잇따른 유동성 불안 사태는 자금조달과 투자가 편중된 일부 은행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며 “다만 경제 및 금융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구조적으로 취약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뢰도 문제가 산발적으로 재발할 수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자본력이 부족한 미국의 다른 은행들에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청산에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지방은행인 SVB 파이낸셜그룹이 보유 채권을 대량 매도한 소식이 알려지며 주요 은행들의 주가 폭락과 함께 은행권의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주요 은행들은 미국 국채를 포함해 많은 채권을 자산으로 보유 중이며, 연준의 금리 인상 장기화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어 이번 SVB 사태로 미국 은행권 전반의 채권 포트폴리오 손실 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번 사태가 은행권 전체로 전이되는 등 대규모 은행 위기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소규모 은행이나 벤처캐피탈 산업 등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는 “SVB 폐쇄는 개별 은행의 자금 운용 문제일 뿐 은행권 전체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SVB의 총자산이 JP모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쳐 은행 위기를 촉발할 만큼의 규모가 아니다”고 말했다. S&P는 “지방 소형은행과 2년 내 설립된 소규모 신설은행의 경우 대형은행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렵고, 대부분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도 “보유 채권의 미실현 손실이 큰 것으로 파악되는 10개 은행들 중 비교적 자산이 큰 퍼스트 리퍼블릭, 앨라이 파이낸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벤처캐피탈 산업에 부정적 영향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30% 이상 급감한 벤처캐피탈 딜은 올해도 기업공개(IPO) 위축, 밸류에이션 하락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 유지 기조
지난 3월 1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VB 사태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 동 사태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는 높은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금번 사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부문의 금융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SVB 사태와 관련한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미 재무부·연준 등의 주요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추 부총리를 비롯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금융 수장 등이 함께 했다. 추 부총리는 이번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및 금융기관 파급 영향에 대해 “국채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하고 글로벌 긴축 전망이 약화하면서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미국 등의 대응조치 이후 외국인자금 유입으로 코스피만 아니라 벤처기업이 다수인 코스닥도 소폭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은 향후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미국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이에 따라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주요 주가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관계기관 합동점검 체계를 24시간 가동해 국내외 시장 상황을 실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의 취약 요인을 지속 점검·보완하겠다”며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 하에 신속히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 및 4대 공적연금, 한국투자공사, 우정사업본부 등 투자기관 등의 관련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투자 위험)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추 부총리는 “현 단계에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아직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까지 겹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한시 긴장의 끈도 놓치지 않고 당면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 유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SVB 파산 및 CS 부실 사태와 관련해 국내 금융시장 영향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긴축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실 여신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지난 3월 24일,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SVB 사태와 관련해 “SVB 및 CS사태와 똑같은 취약점이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된다”며 “오히려 이런 금융시장 혼란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25bp를 올리는 것을 보면 여전히 물가와 관련해 금리인상기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상과 관련한 국내 금융시장의 취약점은 가계·소상공인들의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라며 “다만 최근 은행들이 제공 중인 금리인하 혜택으로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일정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또 다른 ‘약한고리’로 저축은행 등 PF대출을 꼽았다. 그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면서 현재 금융사 관행과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시스템은 상당히 선진화되고 고도화됐다”며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브리지론과 PF대출에 부실이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쏠림이 발생하거나 특정 지역 및 사업군에 트리거가 발생할 수 있을지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SVB사태로 챌린저뱅크 등 은행 혁신 과제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SVB파산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어 지금 단계에서 특정 사안(정책)을 배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론의 장에서 토론 중인 만큼 조금 더 기다리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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