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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2.7%로 인하 추진
정부 규제 완화에도 집값 하락세 이어져
2023년 03월 06일 (월) 14:24:17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를 한 번에 내지 못하고 나눠 내겠다고 밝힌 인원이 7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신청 금액은 2200만원이었다. 지난 2월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분납 신청 인원은 6만8338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7년(2907명)과 비교하면 23.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황태희 기자 hth@

분납 신청 인원은 2017년 2907명에서 2018년 3067명이었다가 2019년 1만89명, 2020년 1만9251명으로 상향세를 보였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2021년에는 분납 신청 인원이 7만9831명까지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한 셈이다. 지난해 총분납 신청 세액은 1조5539억62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3722억8100만원의 4.2배로 급증했다. 1인당 평균 분납 신청액은 2200만원꼴이었다.

기재부, 15년 만에 특례 처분기한 연장
지난 1월 2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실거주할 목적으로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사들인 1주택자는 새집이 완공되고 나서 3년 이내에만 기존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부동산 세제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산 1주택자에게 양도세 비과세(시가 12억원 이하 양도차익 비과세) 특례를 적용하기 위한 주택 처분 기한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특례 처분 기한을 연장하는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앞서 정부가 이사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가 1주택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 처분 시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한 데 이어, 현행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는 분양권·입주권을 보유한 실거주자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세제 혜택을 주려는 조치다. 단 세대원 모두가 분양받은 새 주택에 전입해 1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만 혜택이 주어진다.

기재부는 “최근 주택 거래 부진에 따라 실수요자의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1주택자가 재건축·재개발 기간에 거주할 대체 주택을 취득했을 때도 비과세 처분 기한이 새집 완공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공공주택 사업자, 주택조합, 재개발·재건축사업 시행자 등 건설 법인에 종부세를 매길 때 중과 누진세율(0.5~5.0%)이 아닌 기본 누진세율(0.5~2.7%)을 적용하기로 했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5.0%에서 2.7%로 내린다는 의미다. 줄어드는 종부세 부담은 총 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세율 조정은 법률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심리적 저항선 무너지며 집값 하락세 속도 붙나
정부의 규제 완화에 반등하는 듯 했던 집값이 다시 내려가고 있다. 서울 내 아파트 곳곳에선 ‘심리적 저지선’으로 통했던 최저선의 가격대도 무너지는 모습이다. 2월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면적 55㎡(12층)는 지난 2월 4일 9억2900만원에 거래되며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10억원이 붕괴했다. 해당 평형이 10억원 밑으로 거래된 건 지난 2020년6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불과 2개월 전 1층이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대가 크게 낮아졌다. 2월 2일에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면적 84㎡(25층)가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 첫해인 2021년 7월 16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는데, 1년 반 만에 43.6%가 하락했다. 하락기에도 11억~12억원 정도에 거래가 되며 가격 방어를 해왔으나 결국 10억원 선이 무너졌다. 강동구에선 대장주로 통하는 고덕그라시움 전용 84㎡(4층)의 경우 지난 4일 13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가에 비하면 5억원 넘게 떨어진 금액이다. 강남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월 30일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4층)가 1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저층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잠실엘스가 19억원 밑에 거래된 건 지난 2020년 6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잠실동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매물이 거의 19억원 대인데, 이 밑으로는 쉽게 내리진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저층이기는 해도 18억원 대의 가격에 거래가 됐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던 시장은 다시 침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1주(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31%로 전주 -0.25%에 비해 낙폭이 커졌다. 그간의 반등은 크게 하락하다가 잠깐 회복하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라는 평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 완화에 따른 잠깐의 반등일 뿐이었다”라며 “시장이 회복될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짐에 따라 집값 하락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 등으로 인해 집값이 내릴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다”라며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진 만큼 집값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그간 버텨오던 최저선이 무너지게 되면 집주인들이 조금 더 경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집값이 더 빠르게 많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셋값이 가격의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송승현 대표는 “전셋값이 빠지다 보니 과거와는 달리 집에 들어가야 하는 금액이 커졌다”며 “과거에는 전세끼면 5억원 들 것이 지금은 8억~10억원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결국 집값이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현 주택시장 악재 많아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
최근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집값이 반등하는 신호로 보기로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월 16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거래량, 가격변동률, 분양가구, 미분양 가구 등을 분석한 결과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2006년 이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거래량과 가격은 유사한 흐름을 보이지만, 종전보다 오른 가격의 물건이 거래돼야 가격이 오른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량이 늘어도 급매나 저가 매물 위주라면 가격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거래량도 평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은 2020년 6749건이었고 2021년 3498건, 지난해 1000건이었다. 지난 1월 1220건으로 반등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다고 부동산인포는 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도 거래 침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기 전인 지난 2021년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2만9562건이었다. 2020년 1월은 3만1673건, 거래량이 적었던 해로 평가받는 2019년 1월은 1만670건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6000건을 겨우 돌파했다.

부동산인포는 “현 주택시장은 고금리, 거래량 감소, 미분양 증가, 신규분양 감소,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많다”며 “최근 거래 증가는 저가, 급매물 일부가 일시적으로 소진된 것이다. 거래 분위기가 계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1월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했고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도 공개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바닥은 지나 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의 거래 수준으로 바닥을 논하긴 이르다”며 “상반기 전후로 거래량이 지난해(29만8000건)의 70% 수준까지 늘어야 하고 급매물도 사라지기 직전이어야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자들은 바닥에 집중하기보다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간 단위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산출해 공개하는 현재 통계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2월 15일, 원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파트는 거래 수량이 많지 않다”며 “월간은 의미가 있지만, 주간 단위로 가격 지수를 뽑는 것은 없애야 하지 않느냐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공공 통계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격차가 크다는 홍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표본의 수집방법이 다르다”며 “일정한 차이가 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통계는 준 공무원들이 실제로 가서 조사하는 것이고, KB 통계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호가 같은 것을 많이 포함해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실거래가 관리를 해 가격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 “여론 조사도 ARS가 다르고, 전화 조사가 다르고, 표본 조사가 다르고, 패널 조사가 다르다”며 “전문가들은 특성을 알고 다루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이 “지난 정부 때 (두 기관 자료의 차이가 크다며) 얼마나 많이 공격을 받았는지 모른다”며 “여러 가지 자료를 보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차이가 나는 게 정상이라는 말이냐”고 물은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가격의 특성에 따른 차이는 자연스럽지만, 그걸 ‘만졌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집값 27% 하락시 최대 1만3000여 가구 보증금 못 받아
주택 가격이 27% 내려가면 임대인이 ‘갭투자’로 보유한 집을 팔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가 최대 1만3000가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대인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보증금 예치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동산시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지난 2월 13일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 방안 연구’를 통해 매매가격 하락 시 보증금 미반환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보유자산 처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고려 추가 대출, 임대주택 처분을 통해서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가구는 2021년 기준 집값이 하락하지 않은 경우에도 5000가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15% 내리면 약 1만 가구, 27% 하락하면 수치는 1만3000여 가구까지 늘어난다.

연구진은 임대인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보증금 예치제도를 도입해 임대인의 보증금 예치를 의무화하거나 보증금을 사용할 경우 임대인이 반환보증에 가입하게 하는 등 위험 대응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소유자가 신탁기관에 임대주택을 등록하면 기관이 계약, 운용을 수행하고 소유자는 신탁기관으로부터 운용수익 및 임대기간에 비례한 세제혜택을 받는 방식의 임대차 신탁제도도 건의했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보증금을 신탁기관에서 관리하는 만큼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현저히 감소할 수 있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정보, 협상, 편익 등 비대칭적인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의 보증금 활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정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임대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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