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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지역서 규모 7.8 강진 발생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인명피해로 기록
2023년 03월 06일 (월) 14:20:08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2월 6일(이하 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8㎞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고, 약 9시간 뒤인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여진이 뒤따랐다.

이종서 기자 jslee@

튀르키예의 규모 7.8 강진이 강타한 뒤 사망자가 시리아 등을 포함해 2월 22일 기준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벌써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고 사망자가 10만 명, 20만 명 등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역서 10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사건
지난 2월 11일,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 피해 지역에 파견된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튀르키예 아다나에서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우리가 잔해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섭다. 이건 정말 가혹한 방법으로 반격하는 자연”이라며 “이 산더미 같은 잔해들이 아직도 사람들을 붙잡고 있고,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생각은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아직 사망자 수를 세기 시작하지 않았다”며 재난 발생 후 72시간이 보통 구조의 ‘골든타임’이지만, 그 이후로도 생존자들은 여전히 잔해 속에서 구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또 튀르키예 남부 지역과 시리아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강진을 두고 “이 지역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지방에서 열린 뉴스 브리핑에서 그는 또 튀르키예의 재난 대응이 “이례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로이터 통신에 시리아 지원이 정부와 반군이 장악한 지역 모두에 전달되기를 희망하지만 이와 관련된 사항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튀르키예 남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지난 2월 6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7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다"며 "12일 일요일 해질 때까지 전국과 대표 사무소에 국기가 게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교육부는 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애도의 시간을 갖기 위해 2월 13일까지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또 교육부는 피해 지역에 구호금을 보내고 이재민과 피해자 유족을 위한 심리치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재민을 임시 수용하기 위해 피해 지역의 기숙사와 교사 숙소, 학교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튀르키예 정부, 부실공사 혐의로 건설업자들 체포
튀르키예 정부가 대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의 건설업자 100여명을 부실공사 혐의로 체포했다.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번 지진으로 민심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11일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법무부는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 주 전역에 ‘지진 범죄 수사대’를 설치할 것을 지시하고 100명 이상의 건설업자를 구금했다. 이들은 1999년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시행된 내진 규정을 지키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선 1만7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진 규제를 강화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자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품질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튀르키예 정부는 이런 관행에도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튀르키예 시민들은 부실공사를 막지 못하고 재빠른 구조활동에도 실패한 정부에 분노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튀르키예 정부가 건설업자들에 칼을 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석 달 뒤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어 민심 이탈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2003년 총리에 이어 2014년 대통령직에 오른 그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2028년까지 장기집권하게 된다.

아라비아판이 아나톨리아 판과 충돌하며 지진 발생
튀르키예에서 첫 지진 후 여진이 120차례 넘게 발생하면서 남부 인접국 시리아에서도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는 진원까지 깊이가 18㎞로 얕은 편이라는 점과 해당 지역에서 근 200년간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 에너지가 축적됐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10년 이상 시리아 내전으로 대다수 건물의 상태가 좋지 않고, 지진이 새벽에 발생해 대피가 어려웠던 점도 피해를 키웠다.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가장 지진이 활발하게 발생하는 지역 중 한곳이다. 아나톨리아 지각판, 유라시아 판, 아라비아 판, 아프리카 판이 만나는 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은 아라비아 판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아나톨리아 판과 충돌하며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대표적인 주향이동단층(스트라이크-슬립 단층)인 동아나톨리아 단층에 있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으로, 같은 규모의 지진이더라도 단층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정단층일 경우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 동아나톨리아 단층은 최근 지진 활동 없이 비교적 잠잠했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축적했다는 뜻이다. 로저 머슨 영국 지질조사국(BGS) 명예 연구원은 “동아나톨리아 단층은 200년 넘게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없었다. 지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을 1822년 8월13일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과 비교했다. 당시 지진으로는 약 2만 명이 숨졌다. 그러면서 “마지막 대지진 이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상당히 많은 양의 에너지가 축적됐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애나 포어 워커 영국 런던대(UCL) 런던 위험·재해감소연구소 소장도 “2016년 이탈리아 중부를 강타해 300명이 숨진 규모 6.2의 지진과 비교했을 때 이번 지진은 250배나 많은 에너지를 방출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진원 깊이가 비교적 얕았다는 점이 피해를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비드 로서리 영국 개방대 교수는 “지면의 흔들림은 진앙이 더 깊은 같은 규모의 지진보다 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엘더스 호주 커틴대 교수도 “18㎞는 매우 깊어 보이지만, 지진에 의해 방출된 에너지는 지각 깊숙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강도로 표면에 아주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도 진원 깊이가 11㎞로 지표면에 가까웠다. 당시 지진은 약 9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건물이 튼튼하지 못한 점도 대규모 인명 피해의 배경이다.

영국 화산학자인 카르멘 솔라나 포츠머스대 부교수는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기반 시설은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200년 넘게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어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 시리아의 오랜 내전도 지진 피해를 키운 한 배경으로 보인다. 빌 맥과이어 UCL 교수는 “시리아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전쟁으로 인해 많은 건물들이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약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튀르키예와 접경지인 시리아 북부에는 내전을 피해 이주해온 난민들이 머물고 있다. 건물들이 낡은 데다 지진 발생 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여진이 계속되며 인명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머슨 연구원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여진)은 이웃 단층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822년 지진 당시에도 여진은 이듬해까지 계속됐다. 엘더스 교수도 “여진은 큰 단층선을 따라 약 100~200㎞ 떨어진 곳에서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추운 날씨 탓에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진앙 주변의 한낮 최고 기온은 3~4도다. 기온은 앞으로 더 떨어져 7일 아침까지 영하를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 미국 의료협회(SAMS)의 중동 지역 책임자인 마젠 키와라는 “지금 우리는 악천후와 무너진 건물, 손상된 병원 외에도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머슨 연구원도 “추운 겨울 날씨는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이 생존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희생자가 수천 명에 달할 수도, 수만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튀르키예 강진, 우리나라 지반과 지하수 수위에도 영향
이번 튀르키예 강진은 7400㎞ 떨어진 우리나라 지반뿐만 아니라 지하수 수위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14일(한국시간)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이수형 박사 연구팀이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과 여진 이후 국내 지하수 관측정 두 곳인 문경과 강릉에서 큰 폭의 지하수 수위 변화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문경 관측정에서는 본진 이후 지하수 수위가 7㎝ 상승한 뒤 여진땐 3㎝ 수위 하강을, 강릉 관측정에서는 본진 후 3㎝의 수위 상승이 탐지됐다. 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파에 의해 지하수가 있는 대수층 주변의 암석들에 압력이 가해지고 대수층에 압축과 팽창이 발생해 지하수 수위는 상승과 하강의 반복현상인 ‘오실레이션(oscillation)’이 일어난다.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인 대수층(aquifer)은 모래, 자갈, 실트, 점토 등 공극량이 많은 것으로 구성된다. 모래, 자갈, 사력의 혼합물은 공극의 크기도 커서 지하수가 잘 유동하는 반면에 실트나 점토는 공극의 크기가 작아 지하수 이동이 어렵다.

특히 문경 관측정에서는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과 여진에 따른 지하수 수위 여파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진-지하수 변화 연구를 수행 중인 이수형 박사팀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강진(2010년 규모 7.7), 동일본 대지진(2011년 규모 9.0), 네팔 강진(2015년 규모 7.8)은 물론 9300㎞ 떨어진 뉴질랜드 강진(2021년 규모 7.8) 당시에도 지하수 수위 변화를 관측, 연구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했었다.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 지하수의 급격한 유동으로 유출과 유입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지하수가 풍부한 대수층이나 방사성폐기물 부지 및 오염 지역 등 지중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지하수 연계 점검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수형 박사는 “이번 관측 연구를 통해 강진이 발생하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지각의 흔들림뿐만 아니라 지하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지진과 연계한 지하수 관측과 분석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보이지 않는 보물인 지하수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질연구원 이평구 원장은 “지진은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다학제적 지진기술을 적용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가 가능하다”면서 “지진의 탐지와 고지진 분석, 지표지질탐사, 지하수 수위 변화 등 연구원의 지진대비 기술을 통해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진 피해자 구호 위해 국제사회 손길 이어져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으로 사망자뿐 아니라 이재민도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 피해자를 구조하고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월 10일 유엔(국제연합본부)에 따르면 현재 130여개 국제 도시탐색구조팀이 튀르키예 강진의 피해 지역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별도로 57개 국제 구조팀이 현장으로 향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튀르키예 지진에 따라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수색·구조팀 2개를 현지에 급파했다. 일본 정부도 경찰·소방 등 약 20명과 구조견으로 구성된 구조대 제1진을 튀르키예에 보냈다. 또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비롯해 팔레스타인 관련 문제로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어온 이스라엘도 각각 튀르키예에 구호팀을 보내거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유엔 재난평가조정단 소속팀들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와 시리아 알레포 등 피해 지역들에 배치돼 구조 활동을 조율하거나 지원 중이다. 그는 이어 “국경을 넘는 원조 작전을 통해 지원 노력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각종 구호물자도 피해 지역에 전달되고 있다. 유엔의 구호 물자를 실은 트럭이 시리아 북부 반군 통제 지역에 이날 처음 들어갔고, 국제이주기구(IOM)가 제공한 두 번째 구호품을 실은 트럭 14대도 국경 지대 등을 통해 시리아에 진입했다. 그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어 구조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식량계획(WFP)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나흘간 모두 11만5000명에게 비상식량을 전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응급 외과 치료에 필요한 도구와 의약품을 담은 외상·비상수술키트(TESK) 72미터톤을 전세기에 실어 두 나라에 공급했으며, 유엔인구기금(UNFPA)도 임산부 등 여성들의 위생과 건강을 위한 키트 6만개를 보급했다. 이번 강진으로 숨진 사람들이 5만여명에 육박하며,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530만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지역 이재민들이 슈퍼마켓 주차장이나 모스크, 길가 등에 머물며 모닥불과 담요에 의지해 추위에 버티고 있다는 데 외신 보도 내용이다. 텐트와 플라스틱 시츠, 온열 담요, 침낭, 방한 의류 등의 구호품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WHO의 지진 대응 담당자인 로버트 홀든은 “많은 생존자가 끔찍하게 악화하는 상황 속에 야외에 머물고 있다”면서 “물과 연료·전력·통신 등 생활의 기본이 되는 것들의 공급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최초 재해보다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는 2차 재해가 발생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지진 피해를 호소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8500만 달러(약 1074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2월 10일(한국시간) CNN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피해자를 위해 85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 제공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국제개발처는 2월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새 기금은 국제개발처의 인도주의적 파트너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원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원은 식량과 대피소를 비롯해 방한용품, 트라우마 치료 지원, 깨끗한 식수, 위생 지원을 포함한다. 국제개발처는 앞서 튀르키예에 인력 200명과 훈련견 12마리로 구성한 재난지원대응팀을 파견했다. 대응팀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와 남부 아디야만, 아다나 등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지진을 두고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국제사회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발생 뒤 TV 연설에서 “약 45개국이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러시아, 중국, 유엔,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아랍연맹(AL) 등이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면서 “우리 행정부는 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긴밀해 협력해왔고,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2월 8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분투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조달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재난기금 모금 회의를 3월 중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보도자료를 통해 유럽 23개국에서 수색 구조팀 31개와 의료팀 5개를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역에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구호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단일 파견 규모로 역대 최대 구호대 파견
우리 정부도 군 병력을 포함해 총 110여명의 구호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단일 파견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2월 7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통해 튀르키예에 대한 500만달러(약 62억8000만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 제공과 함께 구호대 파견을 결정했다. 이번에 튀르키예에 파견되는 구호대원들은 외교부·소방청·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 관계자 60여명, 그리고 군 병력 50명이다. 군 병력은 육군특수전사령부 소속 수색·구조요원과 의료지원 인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튀르키예 현지 상황 등에 따라 추가 인도적 지원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가 이처럼 튀르키예에 대한 적극적인 구호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한 건 이번 지진이 84년 전인 1939년 약 3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르키예 북동부 지진 이후 ‘최악’의 지진으로 불릴 정도로 시간이 갈수록 인명·재산피해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1950년 우리가 공산 침략을 받았을 때 지체 없이 대규모 파병을 해서 우리의 자유를 지켜준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를 돕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관계당국에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6·25 전쟁) 당시 16개 전력제공국 가운데 4번째로 많은 1만4936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뒤 ‘최우선 수교대상국’으로 튀르키예를 지정, 1957년 외교관계를 맺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GPS) 실현’이란 외교 비전에 따라 각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또한 튀르키예 지진 피해에 따른 신속한 구호지원 결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2월 16일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우리 긴급구호대(KDRT) 2진을 파견하고 텐트, 담요, 의약품 등 약 55톤의 구호품을 수송했다. 외교부는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박진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열고 관련 사항을 심의 의결했다. 2진은 총 21명으로, 외교부 긴급구호대장 및 실무자 2명과 국립중앙의료원·한국국제의료보건재단·국방부 등 의료팀 10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5명과 민간긴급구호단체 4명으로 구성됐다. 또한 구호물품은 55톤 상당으로, 군수송기 2대와 민간 항공기 1대를 동시 활용해 수송 후 튀르키예 재난위기 관리청(AFAD)에 기증할 예정이다. 물품은 약 10억원 상당으로, 민간과 정부에서 지원한 텐트 1030동과 담요 3260장, 침낭 2200장이 포함됐다. 아울러 군 수송기 운용, 예비비 배정, 구호대 활동 행정사항과 의약품·의료기기 지원에 있어서 국방부·기획재정부·KOICA·보건복지부의 협조도 심의 의결됐다.  튀르키예 정부가 ‘골든 타임’이 지난 현재 구호 인력보다 구호 물품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요청한 만큼, 구호대 2진은 이재민 구호와 재건사업 등의 수요를 현지에서 파악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월7일 파견된 구호대 1진은 현지 치안 상황 악화와 추가 구호대가 불필요하다는 튀르키예 측 입장에 따라 전원이 현지시각 2월 15일 안전지대인 아다나 지역으로 이동하고, 18일 오전 서울에 도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에서 활동 중인 10여개국이 구호대 활동 철수 결정을 이미 내렸고, 일부 국가는 이미 철수했다. 1진 중에서는 장염, 타박상 등을 입은 인원도 있으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인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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