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신한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 이자 잔치에 지쳤는데 증권사들의 이자 잔치도 만만치 않다.

유형진 기자 hjyoo@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예·적금·대출 이자가 모두 올랐고 증권사는 신용융자를 10%대의 고금리까지 올렸으나 예탁금은 0%대로 요지부동이다.

증권사 계좌에 맡긴 돈을 예탁금이라고 하고 예탁금이용료는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예탁금을 이용하는 대신 증권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하는 사용료라고 볼 수 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 계좌로 주식을 매수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보다 더 많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을 가지고 돈을 빌려줄 때는 10%대 이자로 고객들에게 받고 있으면서 막상 고객의 돈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예탁금이용료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계속 문제로 지적되어왔지만 꿈적하지 않는 업계의 태도에 금융당국도 최근에 결국 칼을 빼들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부터 유관기관과 함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증권회사의 이자·수수료율부과 관행을 점검하고 합리적으로 산정, 지급하도록 개선의지를 지난 21일에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예탁금 이용료율 평균이 0.37%이고 1%이상 지급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KB증권·토스증권 정도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90일 초과기준으로 보면 가장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곳이 DB금융투자(10.2%)이고 삼성증권·유안타증권·신한투자증권이 나란히 10% 넘는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가장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곳은 상상인증권(6.15%)으로 확인되었다.

이자잔치의 비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에 금융감독원의 지적과 여론에 떠밀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줄줄이 내리고 있으나 여전히 9%대의 높은 수준인 반면 예탁금이용료에 대한 이자율은 0%대에 그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0%로 대의 예탁금이자 마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용융자계좌를 신청하게 되면 고객이 직접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매매하지 않는
이상 예탁금에 대한 이자지급을 하지 않는다. 증권사 중에서도 높은 신용융자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으면서도 예탁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오랫동안 거래한 충성고객이나 신용융자를 많이 이용하는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높은 신용융자이자율과 예탁금이용료 미지급이 계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는 무위험자산에 가까운데도 높은 이자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설정한 담부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하한가 매도 주문이 들어간다. 이는 계좌 주인인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반대매매가 된다. 반대매매에 대한 위험은 신용융자를 사용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위험을 안고 있는 반면 증권사 들이 짊어질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신용거래융자 평균금액 19조2,590억원으로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이익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평균 8~9% 예상)을 적용하면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예탁금 또한 양정숙(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실제로 지난 4년 동안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조 4,670억원에 달하며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에 불과하다.

주식투자를 오랫동안 해온 개인투자자는 “오랫동안 문제로 제기되었던 증권사들의 부당하게 높은 수익창출원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과 예탁금 문제는 이번에 꼭 투자자 입장에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