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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07일 (화) 14:18:29 박미란 webmaster@newsmaker.or.kr
▲ 시인 박미란

떠나는 사람은 말이없다
떠나는 길에는 말이없다
떠나는 길에는 수용도 이유도 변명도 필요없다
말없이 떠나는 거다
이별 앞에서 그 무슨 변명과 이유가 있는가
말없이 떠나는 거다
너와 내가 남남으로 잊고 사는 거다
우리는 너무나 긴 꿈을 꾸었으므로

우리에겐
서로를 위한
이해와 용서가
필요했었다

아니,
우리의 인연은
연연한 꿈과 같았으므로
우리는 기나긴 꿈을 꾸었었고
이별 또한 꿈이었다
우리의 인연은 희미하고
기억되지 않는 까마득한 하루밤 꿈이었다

이별 앞에 서서
견실한 뒷 모습
단 한 번의 뒷모습만 보이고 가는거다

그 어떤 미련도
이유도
변명도 필요 없는거다

아픔없는 이별이 있는가
이별 뒤에 서로에게 남은 미련으로
서로의 영혼에 입힌 상처가 아물게 할 수가 있는가

이별 앞에서,
말없이 떠나는거다 
그 어떤 말이 필요없는 거다

그대 수용해도 외로웠다라든지
우리는 너무 다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는지
그대 사랑하는 동안 사랑보다 아픈 날이 더 많았다든지
내 바램으로도 그대 노력으로도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바다를 두고 출렁대던 아픔이라든지
늘 어우러질 수 없는 그대이기에
좀처럼 가슴한켠 늘 아픔만 커져갔으므로
그 어떤 것들도 그대와 나의 공간을 채울 수 없었으므로
그것은 나만이 느끼는 불행이었으므로
그 어떤 미련을 낳는 말은 없는거다
말없이 떠나는 거다

그 자리 잠시 머무른 흔들림이었으므로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남남처럼
지나치는 인연처럼
차가운 아픔 감추고 돌아서는 거다

이별은
가벼운 손짓,
약간의 떨림,
차가운 미소 한줌 감추고
말없이 돌아서는 거다
 
나와 그대 사라진 자리에서나
흘릴 수 있는
눈물이다

쓸쓸한 뒷모습 감추고
빈 자리에서나
홀로 서서
흘리는 손짓이다. 

이별은
말없이 돌아서는 거다
그 어떤 말도 필요없는 거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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