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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 뱃심을 길러보자
2023년 02월 07일 (화) 14:10:32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호연지기… 뱃심을 길러보자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건강에 좋다는 말은 늘 듣는 말이다. 옛날 맹자는 자신이 잘 하는 일로 남의 말을 잘 알아듣는 것과 호연지기를 꼽았는데, 여기서 호연지기란 마음을 넓게 가져 생각이 좁거나 마음이 답답하지 않은 상태의 기운을 말하는 것이다. 담대하고 호방한 기분에 가깝다. 만일 옹졸하게 생각하고 분노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어오면 호연지기가 자라날 수 없다. 불안은 자책감에서 일어나고 분노는 바라는 바를 이루지 못할 때 생긴다. 탐욕과 실수가 없어야 유지될 수 있는 마음이라 하겠다.
마음이 불안하면 병이 생긴다는 ‘스트레스이론’이 발표된 것은 1930년대의 일이다. 캐나다 과학자 한스 셀리에는 인체의 질병이 딱히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세균이나 먼지 등의 물질에 필히 기인하기 보다는 인체에 가해지는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것임을 실험으로 증명해보였다. 세균이나 먼지뿐 아니라 다양한 물리적 심리적 화학적 자극들이 스트레스가 되어 인체에 병리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인체에 병을 일으킨다는 명제는, 다시 동양의 호연지기 개념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어째서 건강의 전제조건인지.
동양 전통의 다양한 활인(活人)법들은 먼저 마음을 평온히 다스려 심리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도록 한 뒤에 몸의 물리적 체계인 근육 골격과 기혈의 순환 등을 단련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방법들로 짜여 있다. 명상과 자아성찰이 신체의 수련 못지않게 강조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 없는 상태란 잔잔한 호수와도 같이 마음의 평정이 유지되는 상태다. 그러나 호수가 어찌 늘 잔잔할 수 있겠는가. 잔바람만 불어도 물결이 일고, 기온이 높으면 증발되고 공기가 냉각되면 함께 얼어붙는다.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외기(外氣)에 대하여 무심해질 필요도 있다. 나이 들수록 자잘한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도 하는데, 그와 반대로 덤덤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려면 좀 대범해져야 한다.
참고로 마음에 급한 동요가 일어날 때, 특히 놀라거나 화가 나거나 혹은 너무 기뻐서 진정되지 않을 때, 이런 감정을 빠르게 해소하여 기분을 바꾸는 데는 심호흡이 좋은 방법이다. 찬물 한 잔 마시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도록 해보자(물 한 잔도 중요하다). 심호흡은 배로 하는 것이 좋다. 활인방에 흔히 등장하는 복식호흡이다. 갑자기 놀라거나 화가 나서 감정이 크게 동요할 때, 상황이 조급할 때는 갑자기 심호흡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는 우선 가쁜 숨으로 정지작업을 한다. 일부러 짧고 가쁘게 숨을 몇 번 쉬고 나면 저절로 심호흡이 가능해진다. 갑자기 심장이 답답해질 때는 가쁜 숨이나 심호흡, 잔기침 등을 자가 응급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예외적이거나 특수한 경우 외에 일상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한 활인법으로서의 매일 일정시간 이상 복식호흡을 실시해보자. 머릿속을 비우고 좋은 생각이 가득 차게 하는 명상과 함께 시도하면 좋다.
복식호흡은 첫째로 혈액 속에 산소 포화도를 높여 머리를 맑게 하고, 오장육부의 상태를 다 좋게 만든다. 복식호흡을 하는 동안 복강 내부에 생기는 공기 압력이 몸 안의 장기를 물리적으로 자극하므로 혈액순환과 내장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내장의 연동운동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신경조절 기관에도 자극이 되어 자율신경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다. 면역기능 소화기능 내분비기관의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뇌의 긴장상태를 조절하므로 정신적 안정을 가져오고, 그만큼 생각과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복식호흡을 진지하게 할 때에는 그만큼 에너지가 소모된다. 복식호흡 1시간은 자전거타기 30분 이상의 운동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숨 쉬는 운동이 무슨 운동이 될까 싶지만, 실제로 집중이 잘 되었을 때는 복식호흡만으로도 이마에 땀이 흐르고 몸에 땀이 밴다. 호흡에 의해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운동효과에서 얻어지는 다이어트 효과라든가 콜레스테롤 감소효과 등도 나타난다. 복식호흡만으로도 혈중 지질농도가 내려가며 저밀도단백질운반체(LDL) 비중을 낮출 수 있다는 관찰실험이 보고된 적도 있다. 스트레스 완화와 집중력 향상, 혈압의 향상성을 높여 고혈압을 예방,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복식호흡은 횡경막을 확장 수축시키므로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복식호흡의 요령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 하기 편한 나름의 방법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아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데, 이때 평소 호흡과의 차이는 가슴이 아니라 배를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가부좌나 양반자세나 한 가지 방법뿐 아니라 의자에 앉은 채, 혹은 선 자세에서도 할 수 있다. 다만 가장 편안한 자세라야 한다는 것. 평소보다 길게 들이마신 후 숨을 잠시 멈추었다가 더 긴 시간에 걸쳐 내쉰다. 내쉬는 시간이 들이마시는 시간보다 2배 이상으로 길어야 좋다. 몇 차례 반복하는데, 이마에 땀이 배어나올 쯤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일정시간 이상 습관을 들이면 호연지기는 자연히 길러질 것이다. 새해는 좀 더 뱃심 좋게 살아보자. NM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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