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기옥란은 정착과 유목의 삶을 반복해온 오랜 유목의 삶에 주목하고 ‘트랜스휴먼(trans human)’과 ‘네오노마드(neo nomad 신유목민)’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오브제를 결합한 작품을 발표해 세계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윤담 기자 hyd@

작가 기옥란의 작품들은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 기술시대 첨단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기계와 인간의 이분법적 구조를 생각하게 해준다. 테크놀로지시대 ‘미래’와 ‘변화’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며 작품에 깊이와 넓이를 더하면서 소통과 화해, 관계의 메시지와 미래가치를 승화시켜 작품으로 담아내고 있는 기옥란 작가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꿈으로 포화된 미술의 경계 넘나들며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 던져
‘한국의 피카소’, ‘한국의 장 미쉘 바스키아’라 불릴 정도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구상과 추상, 그리고 오브제(콜라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낯선 것’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왔다. 기옥란 작가의 오랜 화두인 트랜스휴먼은 기 작가의 오랜 성찰과 탐구를 통한 역동적 예술세계의 결집이다. 아름답고 시적이며 바람직한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인 트랜스휴먼은 지능정보기술사회, 생명공학, 유전공학, 테크노피아 시대에 새로운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유형이다. 기 작가는 이러한 트랜스휴먼의 특징인 4D(염색체·DNA, 디지털·Digital, 디자인·Design, 영성, 신성·Divinity)와 3F(감성·Feeling, 여성성·Female, 상상력·Fiction)를 작품의 큰 줄기로 하여 철학적 사유의 기본 바탕으로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 깨달음, 시대정신, 감성을 잃지 않고 작업에 몰두해왔다. 이에 물감 작업뿐만 아니라 캔버스와 금속 마스크 등에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해주는 컴퓨터 부품과 천연섬유, 첼로, 바이올린,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해 끝없이 진화해가고 있는 삶과 예술을 환기시켜 표현한다. 또한 욕망과 소유와 결핍과 질투의 시선으로 자유를 누리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호와 이미지를 사냥하고 소비하며 유랑과 정착을 끝없이 반복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 디지털의 비트를 통하여 교감하고, 직관적 판단으로 정보를 소통하며 정보의 바다를 유랑하는 테크노피아 속의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도 담아내고 있는데 이것이 네오노마드의 삶이다. 이러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통해 기 작가는 인간성 회복과 더불어 생명에 대한 충동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이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기옥란 작가

기옥란 작가는 “인간과 인간의 화해, 인간과 자연의 화해, 도시와 자연의 화해, 인간과 사물의 화해를 작업의 모토이자 주제로 삼고 있다”면서 “네오노마드를 통해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품고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한정해 온 많은 경계들을 인식하고 그 경계선상에 위치하며 더 나아가 경계를 위반하거나 혹은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환의 시대, 과학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핵에너지 사용, 테러, 유전자 변형, 환경 기후문제, 소득불균형, 물질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가치 패러다임의 등장 등 오히려 정신문화면에서는 그 반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인 빈곤 상태의 대립이 점점 더 가중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기술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연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험적인 창조정신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성을 창조하는 빛나는 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움의 충격과 풍부한 시대정신으로 수직으로 비상하며 동시대 미술의 맥을 미래로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온 기옥란 작가. 최근에는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 ‘원형으로부터’,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은하수와의 조우’ 등 유사한 작품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기 작가는 혁신적인 추상사진 작품으로 더욱 장르를 확장한 후, 다양한 코드로 여러 가지 기호, 은유와 상징들의 완결된 체계, 경계가 무너진 원초적인 우주적 에너지를 발산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로 고요히 비상하며, 미래지향적 사유로 ‘트랜스휴먼-공간에 대한 사유’를 표현하고 있다. 투철한 예술적 신념을 고수하며 통일성 있는 작품세계를 전개,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당위성과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오브제의 다양성과 기하학적 조형성에 의한 내면의 피라미드이며 정형의 이탈이고 환원”이라며 “트랜스휴먼이라는 주제로 그림과 사진, 오브제 작업을 계속 탐구해 나갈 계획이다. 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창조 정신과 예술적 사유를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시대정신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트랜스휴먼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인간을 특권화하지 않는 휴머니즘의 접근으로 소통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대성을 창조하고 예술의 본질을 찾고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또 다른 예술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옥란 작가는 제15회 대한민국 통일 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 미술세계대상전특선, 뉴욕 월드 아트페스티벌 대상, 월간 아트저널 올해의 미술상, 교육기술부장관상, 대한민국미래비전 문화예술 발전기여 대상 국회의원상, 탑리더스 문화예술공헌 부문 대상, 국회의원상, 코리아헤럴드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인 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최근 국내 예술계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정문규 미술관 초대전, 마음갤러리 초대전, 갤러리미쉘초대전, 자윤갤러리초대전, 2022 아트광주전, 2022 인천 코리아 아트페스티발, 인천아시아아트쇼 2022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그는 오는 3월 한 달간 전남대 치과대학병원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초대전, 4월 한 달간 광주보훈병원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초대전, 7월 한 달간 갤러리 트랜스휴먼 전, 3월 두바이 무역센터의 두바이아트페어, 8월 서울 세텍 컨벤션센터 2023 뱅크 아트페어 등을 앞두고 있다.  NM

▲ 트랜스휴먼-어느 행성에서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