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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
2023년 02월 02일 (목) 19:39:59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 1월 13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올해 첫 금통위에서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서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다.

황태희 기자 hth@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기준금리는 1월, 4월, 5월 각 0.25%포인트 올랐으며 7월 0.50%포인트, 8월 0.25%포인트, 10월 0.50%포인트, 11월 0.25%포인트에 이어 이달 추가 인상되면서 2008년 12월 이후 14년1개월여만에 3.5%로 회귀하게 됐다.

물가상승 압력으로 추가 금리 인상 나서
한은이 이날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5% 올랐다.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1% 오르면서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을 훨씬 웃돌면서 당분간 물가에 방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해 12월 3.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현재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은이 0.25%포인트 추가인상에 나서면서 한미간 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5%대 고물가 상황이 여전하고 대외 통화정책 긴축압력이 남아있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라며 “다만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잇단 금리인상 여파, 급속도로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시장 등이 통화정책 속도조절 필요성을 높이면서 향후 최종금리는 3.5~3.75%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안으로 금리 인하는 어려울 듯
시장의 관심은 최종금리와 금리인하 시점이다. 5%대 고물가 상황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진정되고 있는 데다 향후 1년의 예상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소폭 꺾이면서 경기부진과 부동산 경기로 통화정책의 무게추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종금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도 3.5%와 3.75%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올해 초까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2월부터는 그간 금리인상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물가안정과 동시에 국내 경기둔화 강도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추가 인상은 물가에 대한 예상치 못한 상방 충격 없이는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 흐름을 고려할 때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내 관리물가 상승 기여도는 높게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는 향후 물가상승이 비용측면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비용 측 물가 상승은 소비여력 축소로 연결돼 성장세를 약화할 요인이라는 점에서 3.5%가 최종금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간 금리차이를 고려해 추가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미 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월 인상으로 1%포인트로 다소 줄었지만 Fed의 긴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의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 달성을 위한 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가 1분기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12월 점도표상 Fed가 시사한 최종금리 레벨 5.25% 실현 시 한은은 3.75%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3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본 뒤 그 수준에서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며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서 최종금리가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 본인의 의사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 가능할 것이란 전망과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허진욱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천천히 둔화하고 있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안 좋은 것도 맞기 때문에 빠르면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선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Fed는 올해 내 금리인하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르게 경기가 꺾이는 분위기가 확연하고 가계대출이나 자금시장 문제도 계속 있어 올해 말 미국보다 금리인하를 빨리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실물 경제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인하 시점을 논의할 것으로 본다”며 “내년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있어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국가들의 긴축 지속에 따라 한은이 섣부른 피벗(pivot·방향 전환)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피벗을 통해 물가 불안이 재확산되거나 국내 금융불균형이 심화한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환경이 도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금리인하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보다 한국이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높은 물가 수준까지 이어지면 한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에 대해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저희가 예상하는 수준에 확실히 수렴한다, 중장기적으로 정책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시중은행,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 1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4%포인트(p)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신규코픽스 6개월, 12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를 각각 0.4%p 내린다고 밝혔다. 만기 15년 이상 주담대에 적용되며, 신규 기간 연장, 재약정, 조건변경 등이 이뤄질 때 금리 인하분이 적용된다. 이번 주담대 변동금리 인하로 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 아파트론 상품(내부 3등급·만기 35년·원리금균등상환) 금리는 연 6.36~7.36%에서 연 5.96~6.96%로 조정된다. 금리 하단이 5%대, 상단이 6%대로 낮아진 셈이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p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1월 2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하한 데 이은 조치다. KB국민은행도 1월 26일부터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1.3%p 인하할 예정이다. KB주택담보대출은 신규코픽스 기준 최대 1.05%p, 신잔액코픽스 기준 0.75%p 인하하고, KB주택전세자금대출은 신규코픽스 기준 최대 1.3%p,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은 신잔액코픽스 기준 0.9%p 하향 조정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1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최대 0.34%p,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p씩 내리면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연이어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내놓는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1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들이 작년에 순이자이익 등 여력이 있으므로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1월 18일 열린 ‘국내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권의 보다 세심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고객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노력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연이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진 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도 본격화 되고 있는 셈이다. 차주들은 최근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하락 반전한 데 이어 은행들의 추가 대출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도 덜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도 안정적인 상황이고,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커진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은행권에서도 대출금리 인하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치권과 당국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취약 계층의 이자 부담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금리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실제 내려간 금리까지 고시하도록 시행 세칙을 마련하고 있고, 국회는 공시 의무를 위반한 은행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월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월까지 금리인하요구 비대면 신청률이나 평균금리 인하 폭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은행업 감독 업무 시행 세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가계와 기업대출 항목을 세분화해 신용, 담보, 주택담보대출 등의 수용률을 따로 공시하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현행 공시가 신청·수용 건수, 수용률 등 단편적인 수치만 제공하는 만큼 공시 항목을 늘려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금리인하요구권은 그동안 이용률과 수용률 모두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별로 기준이 다른 데다 홍보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탓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상반기 기준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이용률은 모두 5%를 밑도는 수준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4.98%였고, 국민은행은 1.17%, 우리은행 0.94%, 하나은행 0.7% 등이다. 같은 기간 금리인하요구 수용률(가계·기업대출 포함)은 우리은행 46.5%, 국민은행 37.9%, 하나은행 33.1%, 신한은행 32.4% 등이었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가계·기업대출 ‘비대면 신청’을 열어놓고 있어 신청 건수가 몰린 영향을 받았다. 이에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지난 1월 11일 금리인하요구권을 알리지 않은 은행에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용 공여 계약을 체결하는 자에게 금리인하요구 권리를 성실하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차주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은행이 자체적으로 신용 상태 개선 여부를 확인해 금리를 인하하도록 의무화한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개정안에는 인하 대상자의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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