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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 결국 상장폐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김치코인 주의보’ 확산돼
2023년 01월 06일 (금) 13:00:0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가상화폐)이자 대표 토종 코인으로 꼽혔던 ‘위믹스’가 국내 4대 원화거래소에서 사라졌다. 위믹스는 거래량 90%가 국내 거래소 비중이었던 만큼 ‘대마불사’로도 불렸지만, 자초한 ‘유통량 위반’에 결국 좌초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위믹스는 지난해 11월 24일 상장 폐지 통보를 받은 후부터 재판부 가처분 기각 발표 날까지 ‘급등’과 ‘급락’을 번갈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김치코인 더 이상 안 한다”는 여론까지 형성되자 ‘김치코인 주의보’가 재차 확산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치코인 생태계가 보다 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판부,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 기각
위믹스는 김치코인 대표주자로 불릴 정도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다. 국내 상장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이자 거래량 대부분이 국내에서 나왔던 만큼 국내 투자자들 역시 ‘메이저 코인’으로 꼽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랬던 위믹스가 지난 11월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로부터 상장 폐지 통보를 받으며 휘청이기 시작했다. 닥사가 당시 밝혔던 상장 폐지 사유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이후 두나무 측 변호인은 추가 사유로 ▲임직원 관련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해당 통보에 ‘거래소 갑질’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통해 상장 폐지 여부를 재판부 판단에 맡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12월 7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고, 위믹스는 예정대로 12월 8일 오후 3시 상장 폐지 됐다.

재판부는 크게 ‘유통량 위반의 중대함’과 ‘잠재적 투자자 위험 사전 방지’ 등에 주목했다. 위메이드가 스스로 밝힌 유통량을 실제로 위반했으며, 해당 사실이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잠재적 투자자의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가상자산은 주식처럼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크게 의존해 가격이 결정될 수밖에 없어 유통량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정보”라며 “아무런 정보 제공 없이 우회적으로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를 제공하는 등 위믹스를 유통한 것은 유통량 계획 위반이자 위믹스 유동화 금지 약속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위믹스 보유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 등의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가처분 신청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위믹스는 특히 이번 상장 폐지 사태를 겪으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2주간 투자자들의 기대와 공포가 뒤섞여 가격 역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대표 김치코인이었던 ‘위믹스’의 상장 폐지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치코인 주의보’가 다시 퍼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과 11월 각각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큰 타격을 준 가운데 이번에 ‘위믹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김치코인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김치코인 생태계를 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발행사뿐 아니라 거래소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달은 바가 많다는 점에서 생태계 주체 모두가 자정 능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로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실은 너무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자체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사태 이후 발행사는 유통량을 투명하게 밝히려 하고, 거래소 역시 자발적으로 해당 과정을 점검함으로써 모두가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려는 모습”이라며 “이렇게만 된다면 이번 사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메이드, 위믹스 기반 블록체인사업에도 차질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위메이드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위믹스 기반의 블록체인 사업들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오픈 블록체인 플랫폼을 목표로 ‘위믹스3.0’ 독자 메인넷 출시와 함께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달러’, 탈중앙금융 서비스 ‘위믹스파이’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해왔다. 또한 기술적 고도화를 통해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결합한 신 경제 플랫폼 ‘나일(NILE)’ 정식 사이트를 지난해 11월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 11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신한자산운용, 키움증권으로부터 660억원(약 46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전환사채(CB) 사모 형태로 유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게임과 블록체인이 만났을 때 이용자가 아이템을 소유하게 되고, 여러 게임이 경제적이나 플레이적으로 연결되는 인터게임 이코노미와 인터게임 플레이, 즉 메타버스가 형성될 것”이라며 줄곧 블록체인 사업 비전을 제시해왔지만 거래소 상장 폐지로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잃게 됐다. 당장 ‘유통량 위반’ 혐의로 자국 거래소에서 불명예 상폐를 당하는 모양새라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위믹스 생태계 확장이 쉽진 않을 전망이다. 이에 위메이드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2월 8일 오후 업비트·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유통량을 속였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되면서 위상이 추락했을 뿐 아니라 유통망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거래 비율의 97%가 국내 투자자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서도 지위가 위태롭다. 오케이엑스는 위믹스를 현물·마진 거래 시장에서 상장폐지한다고 밝혔고, 후오비는 “위험성이 높은 자산이니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붙였다. 현재 위믹스가 거래되는 해외 거래소는 게이트아이오 정도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플레이에 투자해던 스마일게이트는 보유 지분을 기존 11.1%에서 7.03%로 줄였다. 그나마 국내 거래소 지닥이 지난 12월 8일 오후 위믹스를 상장시켰다. 지닥을 운영하는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페이스북에 “위믹스는 54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있고, 상장사들도 연결돼 있어 여파가 크다”며 “투자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입출금, 보관, 거래 시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위믹스나 위메이드가 하루아침에 루나나 FTX처럼 증발할 회사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닥 덕에 국내 거래가 가능해지긴 했지만, 지닥은 원화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으로만 위믹스를 사고 팔 수 있다. 이날 오전 11분께 지닥에서 위믹스는 24시간 전보다 1.9% 오른 506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상장

폐지 전 위믹스의 가격이 2000원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위믹스는 일단 해외 게임사들과 제휴를 늘려 위믹스 유통망을 확대하고, 바이낸스 등 해외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어 계획대로 성사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2월 9일에는 1000만달러(약 130억원)어치의 위믹스를 오는 3월 8일까지 시장에서 사들여 소각시키겠다고 밝혔다. 발행량을 줄여 가격을 방어하려는 것이다.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한 위메이드는 향후 상장폐지의 정당성을 따지는 본안 소송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스테이블 코인’에 특별규제 필요성 높아져
향후 화폐와 같이 지급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에 감독·감시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는 등 특별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2월 5일, 한국은행은 국회·정부·유관기관과 학계·연구기관 등에서 입법 논의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이 같은 내용의 ‘암호자산 규제 관련 주요 이슈 및 입법 방향’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으로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가치안정화 장치를 가진 암호자산 유형을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이 법화를 대신한 지급수단으로의 사용이 확산될 경우 기존 지급결제시스템과 분절된 경제생태계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화폐를 일부 대체해 통화주권의 약화와 통화정책 효과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코인런(coin run) 발생시 금융시장으로 리스크가 전이돼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암호자산 규제 도입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특별 규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및 관련 서비스업자에 대해 일반 암호자산과 차등 있는 규제의 필요성과 그 규제 수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가치안정성, 운영구조, 네트워크 확장성 등을 고려해 준비자산 규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설명의무, 적합성 원칙 도입 방안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영업에 대한 ‘외국환거래법’ 적용 규제 여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환거래법'에 암호자산 매입자금 송금·예치, 암호자산 관련 권리에 대한 거래 등을 자본거래로 명시하는 등 암호자산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일본의 입법례를 참고해 암호자산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외환거래 신고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특칙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을 포함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대한 감시 기능은 기존 ’한국은행법‘에 따라 규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들도 준비자산을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일반 암호자산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하는 한편 준거자산 종류 및 시스템적 중요성 등에 따라 규제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산준거토큰, 전자화폐토큰을 지급수단으로 활용가능한 암호자산으로 보고 전자화폐토큰에 대해서는 전자화폐 관련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자산준거토큰의 발행은 EU의 소관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기관, 전자화폐토큰의 발행은 신용기관 또는 전자화폐업자로서 인가받은 자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산준거토큰 발행에 대한 의견제시권, 인가거부권, 인가취소요구권을 유럽중앙은행(ECB)에 부여했다. 영국은 단일통화준거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전자화폐법을 적용하면서 복수통화바스켓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별도의 규제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시스템’으로 간주되는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은 영란은행이, 그 외의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은 금융감독청(FCA)이 규제·감독하도록 하는 등 기능이나 역할의 중요성에 따라 규제를 달리할 전망이다. 한은은 또 암호자산은 발행구조 및 시장체계가 증권, 화폐 등과는 달라 기존의 규제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만큼 별도 특별법을 통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자산은 증권이나 법정화폐에 해당하지 않고 발행구조, 거래소 운영 등이 기존 체제와 크게 달라 기존법으로는 규제의 정합성을 확보하기 곤란하다. 아울러 지급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전통적인 지급수단과 형태, 기능, 성격 등에 차이가 있어 기존 지급결제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한은은 “지급수단으로 활용가능성이 큰 암호자산(스테이블코인 포함)의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등 기존 지급결제 관련 법령과의 규제 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암호자산에 대한 기본적인 감독은 감독당국에서 실시하는 가운데 지급수단으로 활용가능성이 큰 가치안정형 암호자산의 감독·감시에는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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