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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년
고용부, 상반기 중 TF 운영으로 개선안 마련 의지
2023년 01월 06일 (금) 12:56:38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해 11월 30일 고용노동부는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위험성평가와 재발방지대책 수립·시행 위반 등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핵심 사항 위주로 처벌요건을 명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노사정이 추천한 전문가들로 ‘산업안전보건 법령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황태희 기자 hth@

당초 노동계에선 정부가 국회 논의가 필요 없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선 중대재해처벌법을 약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정부는 시행령만 다루기보다는 산업안전보건법 등 전반적인 법령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시행령에 있는 내용들이 입법 범위를 넘어서기 힘들어 한두 개 수정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뿐 아니라 산안법이나 여러 규칙을 이번 기회에 위험성평가 중심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사고예방의 실효성 높이는 방향될 듯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정부안은 상습·반복적이거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사고 등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강화하되, 기업 자율의 위험성평가 등 사고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다듬어질 전망이다. 해외 법령을 참고해 처벌 수위가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 사업주가 법령을 어겨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미국 연방법은 6개월 미만의 징역, 독일은 1년 이하의 자유형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 하지만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정부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개정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주노총을 방문해 “중대재해처벌법이 다시 퇴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지금 이 순간도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죽어가고 있는 게 현실로, 노동환경 개선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의 핵심은 위험성평가 의무화다.

고용부 관계자는 “2013년 위험성평가 도입 과정에서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하지 못했다”며 “위험성평가 실시 여부와 무관하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그대로 적용해 사업장에서 평가를 실시하게 할 유인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로드맵에 따라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은 당장 2023년부터 위험성평가가 의무화된다. 50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은 2024년부터 의무화 대상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면 2025년부터 모든 기업이 의무적으로 위험성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위험성 평가 과정에서 노사 협업을 강화하는 등 현장 실행력도 높인다. 고용부는 우선 사업장 내 위험요인 파악, 개선 대책 수립뿐만 아니라 사전 준비, 위험성 추정·결정 등 위험성평가 전 단계에 근로자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사측은 위험성평가에 따른 개선 및 사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행 과정도 근로자가 있는 사내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고용부는 현장 근로자도 위험성평가 결과를 상시 전달받을 수 있도록 2023년부터 업종·공정별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ool Box Meeting·TBM) 활용 가이드’를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안전 감독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고용부가 매년 약 1만1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정기감독이 위험성평가 점검 중심으로 바뀌는 게 대표적이다. 고용부는 2023년부터 사업장 감독시 위험성평가 실시·이행 및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이행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한다. 사고재발 방지대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마다 산업재해 은폐 및 미보고에 대한 기획감독도 실시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중대재해 발생 여부를 산업재해보험료율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24년 보험료징수법을 개정해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산재보험료에 할증을 붙일 방침이다. 만약 산재보험 미가입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료 징수 상한액은 기존 5배에서 10배로 오른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산업안전 패러다임 전환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확신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 일터의 안전 수준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비판
민주노총이 지난 11월 정부에서 내놓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비판했다. 노동자 개인에게 산업재해의 책임을 전가하고,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은 지난 12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주요 요구사항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중단과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보장 등이다. 지난 11월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은 ‘위험성평가’를 중심으로 한 자율 예방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다. 위험성평가는 노사가 스스로 사업장의 위험 요인을 파악해 개선책을 수립·이행하는 제도다. 노사가 중대재해 예방체계를 자율적으로 구축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과 노동자에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게 노동부의 판단이다. 로드맵에는 표준취업규칙을 통해서 안전수칙 준수 여부에 따라 노동자를 포상·제재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험성평가를 실시했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는 검찰, 법원에서 구형과 양형에 고려하게끔 ‘기업의 자체 노력 사항’을 수사 자료에 반영하도록 했다. 위험성평가 실시만으로 처벌을 피하거나 그 수위가 낮아질 수 있어, 노동계는 ‘봐주기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처벌 요건을 ‘명확화’한다고 밝혔다. 위험성평가 여부와 재발방지대책 수립·이행에 한정해 중대재해 책임자를 처벌하려는 것으로, 사업주·경영책임자·공무원·법인 등의 의무와 처벌을 축소한다는 의미다. 2020년 개정 산업안전보건법과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처벌에 초점을 맞춘 현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감축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게 노동부의 기본 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안법의 구체적 개편 방안은 노사정 추천 전문가로 구성한 산업안전보건법령개선TF를 2023년 초 발족해 마련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최고경영자·기업 등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중대재해처벌법의 효과를 따지는 건 잘못이라고 정부를 규탄했다. 현재순 화섬식품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12월 2일 기준으로 올해 발생한 194건의 중대재해 중 기소된 것은 5건뿐”이라며 “올해 2월 11일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 열교환기 폭발 사고로 4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SPL 평택공장에서는 20대 노동자가 죽었다. 하지만 현재 두 사건 모두 경영자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덕현 금속노조 부위원장 겸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율을 강조하는 것은 사측에 무한한 자유를 주고, 노동자에겐 무한한 책임을 지게 만들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안법 52조에 명시된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현실에서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역부부 노동안전부장은 “이미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노동자가 위험을 느낄 때 스스로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측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는 노동자에게 징계와 손해배상·가압류를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드맵을 보면 정부는 작업중지를 사실상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대재해 발생한 사업장에 내려지는 작업중지 기간과 범위, 해제 절차 등을 “합리화”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업장이라도 급박한 위험이 감지되면 근로감독관이 명령할 수 있는 ‘한시 작업중지’에 예외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산안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SPL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도 기계장비가 가동되고, 노동자에게 작업을 시킬 수 있었던 것은 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이 협소하게 내려졌기 때문”이라며 “정부안은 현재의 개악된 작업중지명령도 더 후퇴하는 방향으로 경영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현장 설명회 등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본격 실시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2026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질병에 의한 사망을 제외한 1만 명당 사고사망자 수)을 OECD 평균인 0.29?(퍼밀리아드)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사고사망만인율 0.43?로 OECD 38개국 중 34위다.

경총, “산업안전보건 감독 행정체계 개편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 감독행정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월 13일 경총은 국내 기업 254개를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감독행정에 대한 실태 및 기업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독 수검 횟수는 대기업 8.1회, 중소기업 6.7회로, 감독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5년간 50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응답 기업의 40% 이상은 최근 1년간 2회 이상 감독을 받았다. 경총은 이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강화된 정부의 감독 정책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 감독의 효과에서는 10곳 중 6곳이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대기업 64.3%, 중소기업 63.2%가 ‘변화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감독 수검 이후 산업재해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대기업 33.3%, 중소기업 36.8%에 불과했다. 이처럼 감독행정의 산업재해 예방 효과가 낮은 이유에 대해 대기업은 ‘사업장 지도·지원보다 사업주 처벌에만 목적을 두고 있어서’(76.9%), 중소기업은 ‘업종 및 현장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법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해서’(84.2%)라고 답했다.

경총은 “정부의 산업안전보건 감독이 일정 부분 효과는 있으나 실질적 산재예방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사업장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한 예방중심의 감독행정에 집중하기보다 처벌 위주로 법을 집행하고 있어 산재예방 효과가 낮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업종 및 현장 특성을 고려한 법 규정 적용 등 유연한 감독행정 운영’(대기업 66.7%·중소기업 67%)에 가장 많이 답했다. 그다음으로 ‘예방중심의 감독정책 개편’을 선택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 근로감독관의 전문성 강화방안에 대해 대기업은 ‘사고원인을 심층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재해조사기법 개발 및 훈련’과 ‘전문성 강화와 연계되는 감독관 인사시스템(채용, 성과평가, 승진) 구축’(42.9%)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중소기업은 ‘감독업무 표준 매뉴얼 개발, 자격증 취득 지원 등 감독업무 지원 강화’(49.1%)를 가장 많이 선택해 대기업과 차이를 보였다. 산업안전보건 감독 시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점검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필요하다’(대기업 100%, 중소기업 93%)라고 응답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기업이 매년 정부의 감독을 중복적으로 받고 있었음에도, 산재감소 영향이 높지 않았다”며 “고용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 감독행정체계를 선진국형(시정기회 우선 부여 후 불이행 시 처벌)으로 개편하되 정부가 감독관의 전문역량 강화와 현장특성에 적합한 감독행정 운영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사업주의 노력 외에도 사업장 구성원들의 안전의식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 감독 시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도 ‘건설공사발주자’ 개념 인정해야
중대재해처벌법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이 ‘건설공사발주자’ 개념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주자들이 불필요하게 수사받는 상황을 조기에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12월 13일, 송지용 서울고등검찰청 형사부 부장검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세미나에서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상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 의의 및 기준’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부장검사에 따르면 산안법은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를 각각 정의한 후 이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산안법의 특별법 격인 중대재해법은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건설공사발주자라 하더라도 해당 공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운영·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중대재해법 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대검찰청도 단순히 건설공사발주자라는 이유만으로 중대재해법의 규율을 받는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 행사 여부에 따라 법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송 검사는 중대재해법도 산안법과 마찬가지로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 개념을 구분해 발주자들이 불필요하게 수사 받는 상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부장검사는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사업의 주목적을 수행하면서 필수 불가결한 공사인 경우 ▲건설공사의 설계, 예산 배정, 시공 방법 결정, 시공 과정 관리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으로 판단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건설공사발주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를 구분하면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자는 입법 목적에도 부합하게 되고, 공사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위험 요소를 관리할 수 있어 근로자 안전 보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삼표 사법처리 두고 논란
‘중대재해처벌법 1호’인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사고에 대한 사법처리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지난해 12월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공공·반부패수사전담부(부장검사 홍용화)는 이 사건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관련자들의 기소 여부를 놓고 대검찰청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첫 사건이어서 적용해야 할 법리를 더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도 재판에 넘겨질 지가 관건이다. 정 회장의 기소는 곧 중대재해사고의 책임을 계열사를 넘어 해당 그룹의 총수에게까지 물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재계와 법조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 사건을 먼저 조사한 뒤 지난 6월 삼표산업의 경영책임자인 이종신 대표에게까지만 중재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수사를 이어오다 지난 11월 말 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기소 가능성이 생겼다. 정 회장이 삼표산업의 안전 관리 조직과 예산, 업무 등을 최종 승인하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검찰은 정 회장을 재판에 넘길 수도 있다. 삼표그룹은 검찰에 “정 회장은 삼표그룹 회장으로 사고가 발생한 계열사(삼표산업)의 의사결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삼표그룹 사법처리가 임박해 오면서 재계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재재해처벌법상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규정된 “사업주·경영책임자”의 범위에 대해 검찰로부터 1차 판단과 해석을 받는 것으로, 앞으로 중대재해사고 발생시 해당 기업이 어떻게 법적 대응을 해야 할지를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본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 27일 시행된 이후 재계와 법조계는 그간 법에서 명시한 사업주·경영책임자를 누구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해석이 분분했다. 사고의 책임은 실질적으로 최고안전책임자(CSO)에게 묻는 것이 맞다는 의견과 최고경영자(CEO), 그룹 총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 등이 팽팽하게 맞섰다. 모두 법 내용 자체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전제로 깔렸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표산업은 법 시행 이틀 뒤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채석장이 무너지면서 노동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1호’로 입건돼 조사를 받아 왔다.

기업 10곳 중 1곳만 “중대재해처벌법 의무에 대응능력 충분”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여가 다 되어가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기업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6곳은 중처법이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지난해 12월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국내 5인 이상 기업 1035개사를 대상으로 ‘중처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총은 “최근 중대재해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 법령상 모호하고 광범위한 의무규정을 모두 파악하기는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중대처벌법상 대부분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용하고 있는데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는 1222개 조항에 달한다.

특히 기업 10곳 중 1곳만(13.6%)이 중대처벌법 의무에 대한 대응능력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대응능력이 부족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86.4%였다. 대응능력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인력 부족(46.0%) ▲법률 자체의 불명확성(26.8%) ▲과도한 비용부담(24.5%) 순이었다. 중처법이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률도 61.7%에 달했다. 긍정적 영향(29.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경총은 “중대처벌법 시행은 안전투자 확대 등과 같이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무거운 형벌조항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위축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주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 81.5%는 ‘중대처벌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개선방향으로는 ▲법률 폐지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일원화(40.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 ▲법률 명확화 등 법 개정(35.4%) ▲처벌수준 완화(20.4%) 등이 뒤따랐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산재예방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처벌법 대응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후속조치 과정에서 중대처벌법의 모호성과 과도한 형사처벌을 개선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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