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우리의 삶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삶 속에 존재하는 예술이야 말로 예술의 궁극적 기능이며 우리 삶 속에서 언제나 존재하는 필수불가결한 산소와 같다. 즉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는 예술이 존재하며 우리는 예술로써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예술가가 자기만의 세계에서 바라보는 방식을 담아내어 탄생한 작품 속에는 그 작가가 살고 있는 시대의 고민들이 녹아있다. 그래서 예술의 중심축은 당연히 인간이다. 예술가, 즉 작가는 사물에 대한 특별한 시각을 가지고 사는 존재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예술적 형상화의 수단을 가지고 사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예초 정정순

스스로에게 인정받기 위해 꾸준히 작품 활동 펼쳐
“산을 오르다 보면 하나하나 쌓인 돌이 탑이 되어 산을 지키고 있듯, 산길 같은 인생길을 가면서 작은 경험이 쌓여 나의 마음속에도 평화의 탑을 세우고 시(詩)의 탑을 세웠다.” 예초 정정순 작가의 행보가 화제다. 문인과 화가로 활동하며 미술과 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을 접목해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정정순 작가는 ‘21세기 허난설헌’으로 평가받고 있다. 붓과 펜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복잡한 내면의 감정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정 작가는 은유적 조형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문학공간’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정정순 작가는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예원예술종합대학원 지도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문학발전위원장, (사)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사)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중랑문인협회 고문과 불교문학 발행인 및 회장으로 문학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문학공간 신인상’을 시작으로 ‘일붕문학상’ 대상, ‘다산문학상’ 대상, ‘자랑스런 한국인상’, ‘21세기 한국인상’ 에피포토 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사랑의 감성으로 한두 편씩 써온 시를 모아 <맑은 하늘에 점하나 찍었어>, <산길 같은 그리움>, <밤나무의 추억>, <초록 물방울>, <얼마큼 더 걸어야 산마루에 마음 두고 올까>, <인생의 탑> 등 1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특히 그의 16번째 시집인 <인생의 탑>은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은유적이고 비유적인 표현들이 주를 이루는 <인생의 탑>은 그간 사랑을 주제로 서정시를 썼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결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스스로도 만족하고 있다는 정정순 작가는 “저 자신이 저를 사랑하면 인생은 행복진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제 시를 제가 좋아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겠는가?”라면서 “제가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제 작품에 제가 흡족하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예술은 그 한 편 한 편이 저마다의 세계로 늘 예술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사유한다. 한 점의 그림과 한 편의 시를 위한 창작의 고통은 여전히 힘들다. 하지만 정정순 작가는 자신만의 색과 조형 언어로 말하는 존재이기에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창작의 고통과 희열 역시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승화시키려 노력한다. 정 작가는 “골프와 같은 스포츠를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막상 필드에서는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모든 예술도 그런 것 같다. 막상 제 작품이 제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자꾸만 놓지 않고 계속하게 된다”면서 “제 마음에 들어야 다른 분들에게도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제가 저를 인정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대인들에게 작품 통해 행복과 힐링 선사
꽃과 인생을 테마로 한 정정순 작가의 그림은 힘과 정열이 넘치는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화풍으로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행복을 선사한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서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마음세계를 표현한 그의 작품은 시각적 활기와 확고한 조형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것이 특징으로, 감각적인 붓 터치와 색의 조화는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린다.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관객들은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묘한 이끌림에 시선이 고정된다.

이러한 예술성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16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국내외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해온 정정순 작가는 신미술대전, 미술세계대상전, 소사벌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및 특선 등 다수의 미술상을 수상하며 화가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예술은 끝없이 같이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이제는 예전처럼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면서 인생을 즐기는 길을 선택했다는 올 한해 17번째 개인전과 17번째 시집 출간을 준비 중이라는 정정순 작가는 “인생의 많은 굴곡과 좌절을 경험하며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저의 글과 그림을 통해 용기와 웃음을 잃은 채 아픔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힐링을 선사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