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해 태어난 예술은 태양의 뜨거운 빛과 행성을 끌어당기는  듯한 구심력을 갖고 있다. 이런 우주의 힘 같은 예술이 심장에 닿을 때 얼어붙은 마음의 문이 열리는 신기한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예술이란 살아가는 방식이다. 감정이 몰입되고 힘들 때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또한 삶에 도움을 주고 자아를 발견하게 하며 계속 새롭게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환경이나 시대 흐름, 사회 현상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인문학적 지식 습득을 통해 내면적인 생각과 가치 판단으로 개개인의 본질을 성찰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다.

‘고슴도치’는 위안이자 마음 속 평화를 이루는 주문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2018년부터 감천문화마을 카툰공방 선정 작가로 활동 중인 유 작가는 모모로이공방 옥상에 ‘LOVE GAMCHEON’ 벽화로 방문객들에게 감천문화마을의 명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방문객과 마을 주민,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와 고슴도치가 등장하는 스토리가 있는 ‘LOVE GAMCHEON’ 벽화가 그려진 곳은 유현민 작가의 공방 옥상이자 인종, 성별, 나이의 경계를 없애는 장소다. 대중들에게는 ‘그림 그리는 고슴도치 엄마’로도 잘 알려진 유현민 작가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고슴도치는 이제는 감천문화마을의 또다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슴도치 작품을 통해 대중과 감천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한다.

▲ 유현민 작가

유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처음으로 키운 반려동물이 고슴도치였다”면서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갈까? 말까? 그냥 돌아갈까? 가끔은 망설이는 고슴도치 모습을 보며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마냥 예쁘고 귀여운 고슴도치가 아니라 그 안에 내 자신을 찾아서 반갑기도, 슬프기도, 신나기도, 아프기도 했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고슴도치가 유작가의 그림 안으로 들어오면서 유 작가가 진심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소중함이 그림과 글로 표출되면서 그림에세이 <「안녕, 호랑이야!」2019, 미래북 출판>도 출간하였다. 고슴도치의 수명이 짧았던 탓에 고슴도치를 잊지 못했던 유 작가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고슴도치를 다시 작품 속으로 소환했다. 그에게 있어 고슴도치는 내면을 변화시킨 존재이며 위안이자 마음 속 평화를 이루는 주문이었던 셈이다.

대중들과는 전시와 SNS를 통해 소통해온 그는 지난 8월 개최한 개인전도 성황리에 마쳤다. 유현민 작가는 “가끔은 제대로 하는 것이 있는지 제 자신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우울하다가도 우리 고슴도치와 강아지만 생각하면 행복하다”면서 “제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인지하지 못했던 생의 즐거움과 평화로움에 대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이야기하고 싶다. 그것은 행복을 느끼는 일상이기도 하고 그림을 통해 제가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결국 고슴도치는 저의 페르소나이다”고 강조했다.

▲ 꽃들의 속삭임 The whispers of flowers 80.3×80.3cm, Acrylic on canvas, 2022

대중에 따뜻한 위로와 여운을 선사하는 작품 선보여
독일의 문학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의 따스한 정, 환상의 세계, 행복한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철들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모에서 따온 ‘모모로이’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온 유현민 작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인제대, 동주대, 부산예술대에 출강을 나가며 후학 양성에도 힘을 보탠 그는 당시 알게 된 카투니스트 안기태 교수의 권유로 카툰일러스트에 발을 들인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8번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그룹전, 12번의 페어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유 작가는 국제현대미술대전,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에 이어 2022중앙회화대전 등 공모전에서도 수상하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 중이다.
현재 부산미술협회 회원, 카투니스트 네가지 대표인 유현민 작가는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대한민국을 빛낸 예술가’, TV조선 ‘다큐속으로’-감천문화마을편, 부산KBS 문화예술프로그램 ‘감천의 작가’에 출연한 바 있다.

작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통해 생의 즐거움과 평화로움에 대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이야기하는 유현민 작가. 그림을 통해 대중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시간과 여운을 선사하는 그의 작품 활동과 함께 두 번째 책을 기획중이라고 한다.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 옥상 벽화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