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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FTX 파산 신청
부채만 최대 500억 달러로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
2022년 12월 03일 (토) 10:05:3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1월 11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FTX의 부채만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가상화폐 업체 사상 최대 규모로 실물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장정미 기자 haiyap@

FTX의 파산 신청은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 부채는 100∼500억 달러이며,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 개 계열사도 포함됐다.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는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은 “글로벌 코인 거래소 중 한때 3위를 기록했던 코인 제국이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전했다.

FTX 사태로 거래소에 대한 신뢰 밑바닥 드러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보호 사태로 코인 가격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쳤다. 유례없는 글로벌 거래소의 파산 소식에 투자자들이 맡겨 놓은 가상화폐를 빼내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11월 14일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FTX 사태 전인 지난 11월 7일 대비 7.7% 감소한 209만8600개로 집계됐다.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은 11월 들어 229만개에서 231만개 사이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사태가 발생하자 거래소 맡긴 비트코인의 양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면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처럼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급감한 것은 FTX 사태로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밑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서 빠져나온 코인은 투자자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게 된다.

거래소 유동성 위기 발생 시 가상화폐를 인출하지 못하거나 해킹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투자자들은 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이동시킨다. 관계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구조 부실 의혹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세계 최대 글로벌 바이낸스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FTX에선 뱅크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 사태가 벌어졌다. 또 FTX가 파산법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해 투자자가 맡긴 자산을 다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11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를 뜻하는데 FTX는 지난 11월 11일 “전 세계 모든 이해당사자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FTX 측은 파산보호 신청 직후 8700억원 상당의 코인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해킹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통상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양이 감소하면 그만큼 공급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해 가격 상승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선 거래소는 물론 코인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출금이 나타났고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법정화폐에 페깅(고정)되도록 설계돼 가상화폐 교환 수단으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거래소 보유량도 감소하고 있어 ‘거래절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지난 11월 7일 265억1502만개에서 전날 247억2393만개로 6.76% 감소했다. 거래소를 떠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채굴도 점차 줄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정보 사이트 코인워즈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는 239.56엑사해시(EH/S)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12일 오전 8시 341.99엑사해시와 비교하면 102.43엑사해시 감소했다. 가상화폐 채굴 속도를 의미하는 해시레이트는 채굴 참여가 높아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이런 상황은 평균 채굴 비용이 비트코인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발생했다. 지난 11월 11일에는 비트코인 가격보다 평균 채굴 비용이 6802달러(약 894만원) 높아지기도 했다.

채굴자들은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채굴한 코인을 거래소에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월 8일 185만8271개이던 채굴자 비트코인 보유량은 전날 185만3929개로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연설로 긴축 우려가 커진 지난 9월 초 이후 처음 나타났다. 보통 채굴자들은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보유량을 줄이고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한편, FTX 사태 여파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내림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2200만원대, 150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11월 21일 오전 8시 2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7% 하락한 2269만9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에서는 2269만7000원에 거래됐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0.53% 오른 1만6258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 낙폭은 더 컸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2.15% 떨어진 159만4000원을, 업비트에서는 5.35% 떨어진 159만3000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0.77% 하락한 114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 중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가상화폐다.

바하마, FTX 가상자산 8700억원 압류
유동성 위기로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에서 87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사라져 한때 회사 측이 해킹 가능성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11월 12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은 FTX의 코인 거래 플랫폼 FTX 인터내셔널과 FTX US에서 지난 24시간 미승인 거래로 6억6200만달러(약 8732억원) 디지털 토큰이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이날 오전 FTX에서 4억7500만달러(약 6265억원) 상당의 가산자산이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가상자산은 FTX에서 빠져나간 뒤 곧바로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으로 환전됐다고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창업자는 전했다. 이더와 같은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은 자동으로 거래를 처리해 자산 압류를 피하고 싶어하는 해커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날 FTX의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도 “FTX가 해킹됐다”고 언급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해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파산 선언 이후 해킹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수천억 원 자산이 바하마 당국 지시 아래 바하마로 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18일 인베스팅닷컴·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하마 증권위원회(SCB)는 전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FTX의 바하마 자회사인 ‘FTX 디지털 마켓(FDM)’의 모든 디지털 자산 이전을 지시했고, 현재 압류 중”이라고 밝혔다. SCB 성명에 따르면 바하마 당국은 지난 11월 12일 FDB의 모든 디지털 자산을 정부 통제 지갑으로 이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SCB는 “FDM의 고객과 채권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임시 규제 조치가 필요했다”며 “이는 규제기관의 권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FTX 사태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신뢰도 하락
FTX 사태로 인한 영향이 국내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한 상품과 관련해 출금이 지연되는 등 국내에서도 업계 신뢰도와 관련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19일(이하 한국시간)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TX 사태 발발 이후 그 여파는 국내에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고팍스는 자유형 상품(고파이)의 원금·이자 지급이 늦어지는 상황과 관련, 11월 16일 “고객 자산의 보호를 위해 모든 자산에 대한 상환을 요청하였으나 상환은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를 지급받기 위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과 모회사 DCG(Digital Currency Group)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중”이라고 공지했다. 고파이는 고객이 가상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주는 방식의 상품이다. 이 상품은 협력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을 통해 운용하는 구조인데, 제네시스 측은 FTX 사태 여파로 신규 대출·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는 지난 10월 말 유의종목으로 지정됐으나, FTX 사태가 불거진 뒤 시세 하락은 물론, 시장의 신뢰를 잃으며 주목받았다. 위믹스는 앞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코코아파이낸스’에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가상화폐인 코코아 스테이블 달러(KSD)를 대출받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공시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발생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로부터 지난 10월 27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받았다. 결국 FTX와 비슷하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문제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국내 4대 거래소가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닥사는 위믹스에 대해 11월 10일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한 주 연장한 데 이어 지난 17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위믹스는 지난 11월 7일 종가 기준 2563원을 기록했으나, FTX 논란이 시작된 11월 8일부터 급락해 현재는 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FTX 사태로부터 촉발된 가상자산 시장 신뢰도 하락 상황이 이어지자 국내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은 지난 11월 16일 국내 업계 최초로 보유 가상자산 내역 관련 사항 전반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빗은 FTX 거래소 파산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는 것과 관련, 투자자 보호에 신경쓰겠다는 취지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내 5대 거래소 중 코빗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 거래소 4곳(업비트·빗썸·코인원·고팍스)도 보유 가상자산 공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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