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집단은 아마 청소년일 것이다. 학교와 가정을 떠나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의 수는 학령기 아동 840만 명 중의 40만 명에 이른다. 약 5%의 아동과 청소년이 학교의 교육과 가정의 돌봄·양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윤담 기자 hyd@

가정폭력 등의 이유로 '가출'한 청소년의 수는 5만6000명에 이르고 있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 학교폭력, 왕따 등의 이유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소년들, 범죄에 휘말린 청소년,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은 부재하다. 학교 밖 청소년이나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해서는 대략의 추정치만 있을 뿐이지 정확한 통계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공식적인 통계는 보통의 아이들과 학생들 즉, '정상적'으로 가정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령기 청소년에 대한 것만 있을 뿐이며,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을 벗어난 순간부터 위기 청소년들은 사회의 돌봄·보호·교육의 틀에서도 벗어나게 되고, 어렵고 힘든 삶을 살게 된다.

▲ 이은택 대표

불우 청소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 사업 추진
‘청소년 기본법’에서는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지원·양육하고 성장시키는 것을 청소년 자신이 아닌 가정·사회·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1인당 약 1000만 원(초·중·고 교육 예산 약 55조 원) 정도인데 비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위기 청소년들에게 배정된 예산은 1인당 100만 원 이하이다.(여가부 내 청소년 예산 2422억 원). 그러다 보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은택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대표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탈북자 출신의 시민운동가로 활동 중인 이은택 대표는 불우이웃 청소년들에게 장학금과 자원봉사를 실천해왔다. 지난 2018년 7월에 설립된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은 주변의 불우 이웃 청소년을 돕고자 연 1회 100여 명의 회원들과 장학금 지원 활동을 중심으로 장학금 대상자들이 원할 경우 외국어 강의도 무료 제공해왔다.

현재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은 이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100여 명의 회원과 함께 하며, 회원들이 내는 정기·비정기 회비와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두 명의 청년을 추천해 미국에 있는 이 대표 지인들의 도움으로 항공권과 숙식 무료로 체험활동을 보냈는데, 이후 아이들의 미래 설계가 더 원대하게 바뀌었다고. 이러한 사례가 늘어날수록 이 대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이은택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대표는 “북한에서 월급 3000원(2007년 기준)에 시장에서 쌀 1kg 1500원 즉 한 달 월급으로 쌀 2kg을 샀다”면서 “한국에 와서 경험한 첫 황홀함은 건설현장 용역 일꾼으로 뽑혀 일당 6만원을 받고 교통비, 용역비를 제외한 금액으로 쌀 40kg을 살 수 있다는 현실이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이은택 대표에게 있어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예고되지 않은 사회적 아픔의 순간들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가 국가적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전국청소년희망디딤돌 회원들, 학생들과 함께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 지역과 부산 시민들에게 마스크, 손세정제, 실내소독제를 기부했으며, 대구의료원에 소정의 코로나 방역제품을 후원하기도 했다.

이은택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학금 지급 사업을 지속해온 이유에 대해 “장학금이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알리며 개천에서 용이 나고, 용이 미꾸라지가 되기도 하는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인 사회를 ‘교육’을 통해 이루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더 희망적으로 앞날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는 그는 “때로는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싶을 때가 있지만 작은 수의 청소년들일지라도 그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아이들과 부모들, 회원들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계속 해나가야겠다는 결심을 다지게 된다”며 “아직은 그들의 성장 마무리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 나라를 이어가야 될 자유의 수호자들로, 사회의 역군으로 키워가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르게 성장한 디딤돌 청소년들이 선배가 되어 또 다른 불우이웃 청소년들을 도와 가는 따뜻한 이웃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그런 자그마한 일들이 모이고 모여 사회의 구성원들이 좀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