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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화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있어서 일조하겠다”
2022년 11월 05일 (토) 11:41:26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과거부터 지금까지 예술은 인간을 꿈꾸게 했고, 오래된 벽을 부수고 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다. 항상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과 감정의 순간, 무미건조한 일상과는 다른 결의 선명한 경험을 만끽하게 해주었던 예술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반복되는 일상을 견뎌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예술이 주었던 것과 같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수면 위로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예술은 새로운 한계 앞에서 예술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제8회 대한민국민화대전’서 <전통과 예술사이>로 대상 수상
작가 황지영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7월, 황지영 작가는 <전통과 예술사이>라는 독창적인 공예품으로 제8회 대한민국민화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민화대전은 문체부와 전남도 후원, 강진군 주최, 한국민화뮤지엄 주관으로 민화의 계승·발전과 세계화를 목표로 매년 개최된다. 총상금 3000만원이 수여되는 일반부의 경우 130점 접수되면서 경쟁을 펼쳤다. 일반부 대상 수상을 수상한 <전통과 예술사이>는 민화의 주요 소재인 책가도, 책거리의 가치와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미니어처 공예품이다. 황지영 작가의 예술혼이 담긴 걸작으로, 2천여 개 이상의 책, 도자기, 족자, 액자 등 다양한 기물을 세밀하게 표현한 공예품으로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제8회 대한민국 민화대전 정하정 심사위원장은 황지영 작가의 <전통과 예술 사이>에 대해 “우리는 매우 놀라워했다. 과거 전통방식만을 논하던 우리나라 민화가 어느새 장르 해체 또는 컬래버하면서 미래지향형의 민화로 진화하는 모습이 우리 앞에 드러났기 때문이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 황지영 작가

1년여에 걸쳐 제작된 <전통과 예술사이>는 책가도에 있는 다양한 기물을 펜화 식으로 그리고 오방색으로 채색하며 3D 프린터로 소품을 만들어 붙인 것이 특징이다. 도자기, 책, 붓, 액자, 전기스탠드, 조각품, 꽃병, 이젤, 시계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기물들은 서양화 구도를 빌려 현대적이면서도 고아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온다. 전통 민화를 미니어처 공예와 접목해 민화 장르를 확장한 이 작품은 탄탄한 구성력과 함께 ‘만들고 그려 넣은’ 민화의 현대적 해석이 분야 발전에 출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황지영 작가는 민화 공예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예술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황지영 작가는 “민화는 구시대적이고 서민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이는 진정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 민화를 계속 관찰하고 있노라면 차분하고 화려하기까지 하다”면서 “저는 전통 민화에 중세시대의 중후함을 가미하여 우리나라의 민화를 조금 더 고품격으로 재해석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전통과 예술 사이>도 바로 이러한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전통과 중세시대의 중후함을 믹싱하는 작품을 선보여 한국 미술의 차원 높은 품격을 더욱 많은 분이 알 수 있도록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통과 현대 매칭하는 작업으로 한국 미술의 우수성 알려
경성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황지영 작가는 New York Staten Island 주립대학원에서 미술 역사를 공부한 뒤 귀국해 경기 수원에서 약 20여 년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이후 교통사고로 1년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황 작가는 모친이 있는 부산에 정착하여 현재 전업 작가로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뛰어난 예술적 안목과 창의성을 십분 발휘하여 서양의 중세 미술풍을 가미한 미니어처 공예를 시작한 그는 LA ART SHOW 전시, 마이애미 전시, 벡스코 전시, 코엑스 전시 등 개인전 50회 이상, 단체전 80회 이상 참여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진행된 뉴욕 전시에서는 그의 모든 작품이 완판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애플갤러리에 소속된 황 작가는 현대백화점 기획전을 비롯해 올 연말까지 전시 일정이 꽉 차 있다. 황지영 작가는 “오늘날 동양의 철학이 다소 폄하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저는 동양의 철학이 이렇게 쉽게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민화는 현재 그 품격과 의미에 비해 대중들로부터 하대 받는 게 사실이지만, 사실 굉장히 고급스럽고 명품 못지않은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도 전통과 현대를 매칭하는 작업을 지속하여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알려 나가겠다”며 “더 나아가 우리 민화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있어서 일조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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