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와 일상생활 관습에 올올이 배어 살아 있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분연히 일어나 나라와 민족을 구하고, 분열됐을 때는 통일의 원리를 제공하며 화합에 앞장섰다.

윤담 기자 hyd@

오늘날 현대사회는 물질문명의 발달과 급격한 다원화·개방화로 가치판단의 혼란이 일어나며, 빈부격차 심화로 사회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자비와 인연의 소중함, 상생의 가치를 최고 미덕으로 여기는 불교의 가르침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가르침 설파하는 도심 속 기도 도량
“부처님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며, 무한한 자비와 공덕을 베풀어 주듯, 불교 수행과 실천 또한 부처님께 귀의하고 불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의 행복’은 불교의 핵심적 이념이자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개인적, 사회적 불행은 바로 욕망의 과잉과 발전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불교는 욕망의 실현을 통해서가 아니라 욕망의 감소를 통해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그 근본 가르침으로 하고 있다. 또한 마음 챙김 등 수행을 통해 개인의 안위를 넘어 자비심으로 타인의 고통 해결 및 사회적 평등, 생명존중 등 사회 모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1991년 혜성사의 창건 이래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실천하는 구도자의 길을 걸어온 진공스님은 도심 속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다. ‘말에 의지하지 말고 뜻에 의지하라’는 부처님의 정신에 따라 지혜롭고 자비로운 가르침을 수행과 실천으로 체득해 모든 사람들에게 설파하고 있는 진공스님은 대중들이 혜성사를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끼며 편안히 오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진공스님은 사찰의 문턱을 낮추고 불자든 비불자든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사찰을 세우고자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골목에 있던 낡은 한옥을 3년여에 걸쳐 복원하고 부처님을 모셨다. 또한 불가의 전통인 자급자족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불교용품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착용성이 우수한 승복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참선을 하는 불자들뿐만 아니라 심신의 안정을 위해 혜성사를 찾는 이들의 발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혜성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어려움도 겪어야 했다. 혜성사의 창건 초창기에는 지역 주민들과의 충돌도 있었다. 진공스님은 “도심 속에 사찰을 창건하려고 했을 당시 지역 주민들의 선입견과 편견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꾸준한 지역사회활동과 열린 도량으로써의 방안을 실천해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마찰을 줄여 나가면서 극복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비와 평등 실천하며 현대인들의 마음을 치유
우리 시대는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의 등장으로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룩해 가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과 자본 추구의 부작용으로 환경문제와 인간성의 황폐화가 초래되고 있다. 불교는 깨달음을 가르치는 종교다. 깨달음은 인류에게 자유와 평등, 지혜와 자비를 가져다주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갈등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근원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의 보편화가 그 어느 시대보다 더욱더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사회 환경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등불이 되어 함께하고 있는 진공스님의 행보가 재조명되는 이유다.

시대 흐름에 맞게 신행을 이어가며 사부대중은 물론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 특히 청년들에게 청정수 역할을 하고 있는 진공스님은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해 “젊은이들이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기술을 쌓으며 부단히 나를 찾고자 노력하면 각 분야의 명인이 될 수 있다”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로 살면서 번뇌를 만드는 욕심이나 분노, 어리석음을 떨쳐버리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가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저 역시 더욱 건강한 마음으로 사부대중 및 지역 주민들과 화합하여 도심 속 문화재 사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아울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본, 미국 등에서 포교활동을 통해 규모 있는 국제적 사찰로서의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해진 현대사회에서 자비와 평등을 몸소 실천하며 국민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를 주고 있는 혜성사와 진공스님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 혜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