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전통’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전통주는 어르신 선물용, 명절에 마시는 술 등 ‘아재’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요즘 전통주 위상이 변하고 있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이라는 주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전통주 이미지도 확 바뀌는 중이다.

황태일 기자 hti@

▲ 김순옥 대표

최근 들어 전통주 시장은 급성장을 하고 있다. 그 주역들은 MZ세대들이다. 지난해 11~12월 한 달간 온라인 마켓인 G마켓에서의 전통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89% 증가했다. 20대와 30대의 전통주 구매량도 전년 대비 각각 63%, 78% 증가했다. 전통주가 ‘아재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술 약주·청주부문 수상
전통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태령주조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태령주조장은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오서주’(烏棲酒)로 우리술 약주·청주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은 좋은 술을 찾고, 널리 알리기 위해 2014년부터 개최된 시상식으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812개 브랜드가 출품됐다. 태령주조장이 선보인 오서주는 몸을 깨우고 마음을 드높이는 품격 있는 우리술이다.

김순옥 태령주조장 대표는 “전통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는 장인의 마음과 정성으로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고 쌀, 누룩, 물만을 사용해서 이양기법으로 빚어 저온 발효, 숙성한 고급 백미 약주”라며 “한 병 한 병 정성 가득 담아 순수 빚는 전통 발효주 오서주는 태령 술도가에서 귀하고 소중한 분들의 마음에 어긋나지 않게 감사함으로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령주조장의 ‘오서주’는 60일간 ‘저온발효’ 후 채주하고, 다시 30일간 숙성시켜 완성한다. 발효가 끝나면 대나무 용수를 사용해 맑은 술을 떠내 다시 30일간 숙성시켜야 비로소 약주(藥酒)가 된다. 특히 화학적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고 ‘쌀, 누룩, 물’로만 만들어진 ‘오서주’는 유기농·친환경농법의 선진지인 홍성군 홍동면의 ‘홍동쌀’을 이용하며 물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물 변환 시스템으로 만들어 낸 활성수만을 사용한다. 김순옥 대표는 “오서주가 한 잔의 술이 되기 위해서는 약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서주는 냉장보관 후 시원하게 마셔야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오서주의 품질 개선 위해 지속적인 노력 기울여
국내 최고의 명품 전통주를 빚는 장인이지만, 김순옥 대표는 정작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김 대표는 충남6차 산업센터 전통주 아카데미를 통해 2년간 교육을 받고 2016년 ‘오서주’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술을 빚기 시작한 김순옥 대표는 “최고의 재료가 최상의 술을 만든다. 제대로 된 술 맛을 위해 기교가 아닌 기본에 충실했다”면서 “전통을 재현하기 위해 100%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내 마음이 술에 전달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늘 즐거운 마음으로 술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빚은 술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으며 지난 2017년부터는 많은 물량을 주문하는 고객들도 늘어났다. 이에 김순옥 대표는 오서주를 찾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좋은 술을 빚기 위한 좋은 물을 찾아 연구하고, 단골들이 추천하는 좋은 쌀로 술을 담가보며 재료를 개선함으로써 꾸준히 오서주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저온 발효한 술의 풍미가 우수했다는 점에 착안해 저온 발효의 오서주를 상품으로 만들어 공급하고자 태령주조장의 확장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 김순옥 대표는 “오서주는 아직 미완성품이다”면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해 언젠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오서주를 빚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