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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기준금리 인상 행렬 내년에도 계속”
우리나라 원화,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약세가 더욱 심해
2022년 10월 02일 (일) 12:47:32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에 세계 경제를 경기후퇴 국면으로 내몰 수 있다고 세계은행(WB)이 경고했다.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연구보고서에서 “내년에 세계 경제가 약간의 타격을 받더라도 경기후퇴에 빠질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황태희 기자 hth@

세계은행은 현재 각국이 5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통화·재정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작년보다 평균 2% 포인트 인상돼 약 4%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추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세계 GDP 성장률 0.5%까지 둔화될 수 있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더 많은 국가가 불황에 빠져 둔화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은행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행렬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2021년 평균 대비 2%포인트 오른 기준금리를 각국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2%포인트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총 2.25%포인트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7년 동안 제로(0)였던 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렸다. 신흥국들도 인플레이션 억제 및 자본유출에 대비해 뒤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은 “공급 차질과 노동 시장 압력이 진정되지 않는 한 에너지를 제외한 글로벌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내년 5%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의 거의 두 배”라고 꼬집었다. 또한 긴축 기조가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담만 가중시켜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까지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인당 GDP 기준으로는 0.4% 위축되는 것으로,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기술적 정의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은행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물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맬패스 총재는 “정책 입안자들은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며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빈곤률을 낮출 수 있도록 투자를 늘리고, 생산성과 자본 분배를 개선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시장 채권 금리도 상승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9월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8일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은 연 3.54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연 1.798%로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74.5bp(1bp=0.01%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 9월 1일 기록한 연고점(3.778%)을 기준으로 보면 198bp 상승한 것으로,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3년물을 제외한 단기물과 장기물들도 모두 1%포인트(p)가 넘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9월 8일 기준 2년물과 5년물 금리는 올해 각각 185.6bp, 159.6bp 올랐다. 10년물(137.4bp)과 20년물(120.5bp), 30년물(115.4bp), 50년물(110.6bp)도 모두 급등세를 보이며 1%대에서 3%대로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제어를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지속하자 시장금리도 고점을 높이고 있다.지난 8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이후 연준 위원들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더욱 짙어진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9월 8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깜짝 인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국고채 급등으로 회사채 등 다른 채권 금리가 폭주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 8일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4.541%로, 지난해 말의 연 2.415%에서 급등했다. 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10.398%로 역시 지난해 말(8.270%)보다 크게 올랐다. 지난 9월 1일에는 AA- 등급 금리와 BBB- 등급 금리가 각각 연 4.747%, 10.605%를 기록해 나란히 연고점을 기록했다. 다만 일부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지금의 예상 수준(3.25~3.5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채권금리가 급등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주 미국 CPI를 통해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점이 추가 확인되면 (6월 9.1%→8월 예상 8.1%) 금리 급등세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장기물의 경우 미국의 역전돼 있는 수익률곡선이 정상화되면서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지만 3년 이하의 중단기 구간의 경우 고점을 이미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상승함에 따라 미국이 기준 금리를 1%포인트까지 올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월 예정된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9월 20~21일(현지 시각)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올랐다. 앞서 6월 기록한 9.1%나 7월 8.5%보다는 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상승 폭이 시장 전망치(8.0%)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미국은 고물가와 긴축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탭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울트라스탭 단행 가능성에 한국은행 또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점진적 통화정책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당초 전망보다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불안,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추가 빅스텝 단행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연말 8%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이태규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을 인상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미국이 한 번에 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울트라스탭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1%를 올리는 것보단 0.75%를 인상해 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연준으로서도 1% 금리인상을 단행한다고 해도 당장 인플레를 잡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금주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국내 역시 다음 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8월 국내 물가상승률이 한차례 꺾였기 때문에 100%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기보단 0.5%포인트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도 연이어 연고점 경신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강달러로 주요국 화폐 가치가 줄줄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원화의 약세 폭이 유독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통화 긴축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화는 최근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 중인 일본 엔화보다도 더 하락하며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미·중 분쟁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데다 국내 무역수지도 적자폭을 키우고 있어 원화 하락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초 1100원대로 시작한 환율은 유례없는 달러화 강세 등 외부 요인이 겹치면서 1400원대를 넘어섰다. ‘강달러’를 넘어 ‘킹달러(달러 초강세)’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일본 엔화 역시 최근 140엔대까지 떨어지며 1998년 이후 최저치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세계적인 물가상승 영향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이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지만 일본은 나홀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엔화 투매 현상이 심해진 영향이다. 문제는 이처럼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일본보다 최근 우리나라의 통화가치 하락세가 더 뚜렷하다는 점이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전날까지 달러 대비 엔화는 17.91% 떨어졌고, 원화는 12.26% 떨어져 엔화의 하락폭이 더 컸지만, 지난 7월 이후로는 원화 하락세가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한은이 지난 7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을 단행한 이후로 봐도 원화는 3.54% 하락해 엔화(2.02%)보다 감소폭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있는 만큼 원화와 엔화 모두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통화약세가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다. 우리는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가 쌓이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원화가치 하락을 부추긴다. 실제 지난 8월 무역수지 적자가 94억7000만달러로 195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폭을 기록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9월 1일에는 원화가 1.28% 급락해 엔화(0.88%)보다 타격이 컸다. 여기에 원화와 동조화가 강한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위안화는 코로나19 봉쇄조치와 중국 부동산 업황 부진, 미·중 갈등 심화, 미진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등이 맞물리며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한은은 “중국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대만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달러 상황 속에서 원화와 엔화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대응은 전혀 다르다. 한은의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포인트 올린 반면, 일본은행(BOJ)은 2016년 1월부터 연 -0.1%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했으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독자노선을 강조했다. 일본은 부채 규모가 상당하고 장기간 저물가에 시달렸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일본 내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엔이 무너지면서 ‘엔저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엔저의 영향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면 엔화 매도세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엔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금처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엔저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외환시장이 악순환의 굴레에 갇히게 되면 정부의 개입 없이는 경기침체를 개선하기 힘들어진다. 앞서 1998년에도 엔화가 147엔까지 치솟자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했다. 향후 원화와 엔화의 가치는 Fed의 금리인상 속도와 경기침체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강의교수는 “내년 초까지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제둔화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따라서 엔화 약세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며 “다만 엔화가 달러 대비 150엔까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줄이기 위해 예·적금 금리 인상
시중은행들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과의 예금금리 차이가 축소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금리가 저축은행을 역전할 가능성도 커졌다. 9월 13일 한국은행 경영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국내은행의 정기예금(1년) 가중평균금리는 3.33%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0.6%포인트, 1년 전보다는 2.23%포인트가 올랐다. 같은 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37%로 은행과의 격차는 0.04%포인트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해 8월 은행과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각각 1.16%, 2.25%로 저축은행의 금리가 1.09%포인트 높았다. 올해 1월만 해도 0.6%포인트가 차이 났으나 5월 0.55%포인트, 6월 0.45%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은 금리 인상기를 맞은 은행들이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고자 수신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되면서 최근에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연 10%대 특판 적금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금리 격차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 후반대까지 올랐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최고금리는 연 3.81%,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3.60%다. 저축은행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 회전정기예금 연 4.01%,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 연 4.00%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금리 기준으로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차이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은행권 예금금리는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정기예탁금 금리를 이미 넘어섰다. 7월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금리는 각각 3.17%, 3.22%로 은행 평균 예금금리(3.33%)가 더 높다. 전월에는 은행 예금금리가 2.73%로 신협(2.81%), 새마을금고(2.85%)보다 낮았으나 예금금리가 급등하면서 역전이 나타났다. 은행과 2금융권의 금리 격차가 줄고 금리 경쟁이 심화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신협, 새마을금고를 상회하고 저축은행에 근접해 비은행의 적극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은행의 예금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비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부각시키는 한편, 대출금리를 높여 부채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도 역대급 거래절벽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곧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역대급 거래절벽에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지난 8월 기준 시가 총액이 2700억원 가량 증발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고,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거래절벽을 넘어 사실상 ‘빙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하반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따른 영향으로 집값이 본격적인 대세 하락기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세에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급매 위주로 호가가 내려가고 있으나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정상적인 거래량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대세 하락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택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로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019년 7월1일 조사(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이후 18주 연속 내림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주요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포함한 동남권은 9월 첫째주 88.7에서 87.4로, 양천·영등포·강서구가 있는 서남권은 87.3에서 86.6로 각각 하락했다. 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은 74.9에서 74.1로,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은 75.7에서 74.9로,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은 77.2에서 76.2로 떨어졌다. 사실상 거래는 끊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468건(1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지난 2월 세웠던 역대 최저 기록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092건 ▲2월 820건 ▲3월 1430건 ▲4월 1752건 ▲5월 1745건 ▲6월 1079건 ▲7월 639건이다.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2700억원 넘게 줄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1357조4685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5월 10일) 직전인 4월 말(1357조7435억200만원)과 비교하면 2749억6400만원 가량 감소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 단지의 시가총액도 4월 말 239조5270억600만원에서 지난 8월 말 239조4983억3000만원으로 286억7600만원 감소했다. 이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 팔려는 매물은 늘었으나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속 아파트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가 본격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 등 집값 하방 요인들이 겹치면서 집값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집값 하방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하반기 집값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거래절벽 상황에서 일부 급매물 거래만으로 대세 하락으로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며 “올해 금리 인상폭과 횟수에 따라 집값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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