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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식량가격 지수 5개월 연속 하락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한차례 가격 인상 후에도 추가 인상 검토
2022년 10월 02일 (일) 12:44:4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9월 2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8월 식량가격 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FAO는 이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거래하는 식량들을 포괄하는 가격 지수가 평균 138.0으로 7월 수정치 140.7에서 2.7 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식량공급 전망이 개선한 것이 세계 식량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2년 세계 곡물 생산량 예상치 27억7400만t 집계
러시아 침략 직후인 3월 식량가격 지수는 사상 최고인 159.7까지 치솟았다. 8월 지수는 작년 동월에 비해선 7.9% 뛰어올랐다. 곡물가격 지수는 전월보다는 1.4% 저하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다시 흑해 연안을 통해 수출하고 북미와 러시아의 풍작 예상으로 가격이 하향세를 보였다. 다만 옥수수 가격은 8월에 1.5% 올랐다. 폭염과 가뭄 등 기후불순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 전망이 악화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식물성 기름와 설탕, 유제품, 육류 가격도 모두 내렸다. 공급 개선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세계 곡물 생산량 예상치는 27억7400만t으로 집계됐다. 7월 초 시점 예측한 27억9200만t에서는 1800만t 낮췄다. 작년 실적을 1.4% 밑도는 수준이다. 기후 요인으로 북반구에서 옥수수 생산 예측량이 줄어든 게 작용했다. 특히 유럽연합(EU) 생산은 5년간 평균을 16% 하회할 전망이다.

한편 농수산물 등 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 충격 영향이 에너지, 금속 등 광산품에 비해 더 크고 오래 지속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어 국재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식량 공급이 줄면서 식량 위기가 증폭하고 있다. 식량이 안보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민간 기업들이 해외 곡물 터미널 등을 통해 확보하는 식량은 식량 안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곡물 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020년 기준 20.2%에 불과하다. 1970년 80.5%에 달했지만, 50년 만에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사료를 제외한 식량 자급률은 45.8%에 그친다. 우리가 먹는 곡물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곡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으로 치솟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선물가격(올해 6월 14일 기준)은 t당 387.36달러다. 1년 전 247.65달러보다 56.4%나 급등했다. 같은 비교 기준으로 보면 옥수수는 t당 301.86달러로 15.7%, 콩(대두)은 626.75달러로 15.9% 각각 상승했다. 국제 가격은 국내 먹거리 가격과 수입 규모를 지속해서 밀어 올린다. 올해 2분기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11.6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농림축산물 수입액은 약 125억3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뛰었다.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는 2분기 대비 13.4%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가격 인상에 무게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인하 보다는 인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차례 가격 인상 이후에도 꾸준히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만큼 오히려 추가 인상을 검토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맥도날드, 노브랜드버거, 도미노피자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미 지난 8월 한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작년 말부터 가공식품을 비롯해 주요 외식 메뉴의 판매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올 들어서도 상반기와 하반기 추가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지난 9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된 품목은 라면 26종과 스낵 23종 브랜드 총 49종이다. hy(옛 한국야쿠르트)도 9월 1일부터 야쿠르트 라이트, 쿠퍼스 프리미엄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 인상했다. 팔도는 오는 10월 라면값을 평균 9.8% 올릴 예정이고, 오뚜기와 삼양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과자와 우유도 오른다. 롯데와 해태 제과에 이어 오리온은 원재룟값 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9년 만에 초코파이 등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올리기로 했다. 정부가 낙농업계와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에 합의하면서 원윳값 인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우유 1ℓ 가격이 3천 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서울우유는 10월 중 원유 구매가격을 리터 당 58원 올리기로 하면서 다른 유제품들도 도미노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밀, 옥수수 등 주요 원재료 외에 인건비, 포장재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이 증가한 만큼 가격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곡물 등 원재료의 경우에도 가격 인상 시기에 들여온 재고가 남아있는 만큼 가격 인하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의 경우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올 2분기 24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추가 가격 인상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격 인하는 어렵지만 추가 인상을 막는 역할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내달 추석 명절을 전후해 식품, 외식업계에서 한 차례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대부분 상반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미 가격 상승분을 넘어설 만큼 인상폭이 커져서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최근 반값치킨 열풍도 가격 인상을 막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시작된 가성비 외식 메뉴 인기가 치킨에 이어 피자, 초밥 등으로 확대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 상승을 막는 방패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반값치킨 인기가 계속되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그간 폭리를 취했다는 소비자들의 오해가 커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면서 “가격 인상에 대해 점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물가인상 주범이란 낙인이 찍히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까 두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10월에는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9월 말이나 10월 경 물가가 최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쟁과 높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먹거리와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라 올해 연말 서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물가가 내려갈 수 있을진 의문이다.

정부·낙농협회,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에 공감대
우유 가격 산정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정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낙농협회)가 원유(原乳)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과 원유 가격 협상 등 낙능제도 개편을 위한 세부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9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 9월 2일 김인중 차관 주재로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aT센터에서 낙농가 단체, 유업체,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농제도 개편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과 원유가격 결정방식 개선,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 개편 등 큰 틀에서 정부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지난해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골자로 하는 낙농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까지 낙농진흥회를 중심으로 낙농단체·유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낙농제도 개편 간담회를 통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낙농협회가 현행 ‘생산비 연동제’ 대신 ‘음용유’와 ‘가공유’에 따라 원유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려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며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낙농협회는 장외 투쟁을 지속하며 정부와 갈등이 격화됐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한 달여 만에 대화에 나선 낙농협회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조합장, 유가공협회 등과 함께 의견을 같이 했다. 도입 초기 생산량을 기준으로 195만t은 음용유 가격을, 추가 생산되는 10만t은 가공유 가격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생산비에만 연동해 가격을 결정하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는 생산비 외에 수급 상황을 함께 반영할 수 있도록 가격결정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낙농협회는 지속 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는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사료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급격히 올라 원유가격 인상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원유가격 협상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유업체 측에 강하게 요청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8월 기준 젖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당 621원으로 지난해 447원보다 38.9%(174원) 올라 농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유업체들은 용도별 차등가격제이 도입되면 음용유 195만t은 실제 수요보다 높은 수준으로 원유 구매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도 합리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15명)는 재적이사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관을 개선할 계획이다. 그 동안에는 재적이사 3분의 2가 출석해야만 개의할 수 있어 생산자 단체(7명)가 불참하면 이사회 개의가 불가능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소비자·학계 등 중립적인 인사 참여 확대를 확대해 이사회 구성도 현행 15명에서 23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인중 차관은 “생산자와 유업체가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추가 검토하겠다”며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 후 낙농진흥회 내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원유가격 협상도 소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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