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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놓고 제주연구원-日영사관 ‘대립각’
日총영사관 “방사능 오염수 문제없다” 입장 밝혀
2022년 09월 01일 (목) 23:52:4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해 4월 제주연구원은 ‘일본 방사성물질 오염수 해양 방류 강행 전 제주의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년 10월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에 대한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이 보고서에는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경우 자국 내 주변 바다가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된다. 해양 생태계 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방사성물질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안으로 유입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시 방사성물질 오염수의 위험성도 지적됐다. ‘오염수에 들어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137, 프로토늄, 요오드-131 같은 방사성 핵종 역시 위험하다. 요오드-131은 갑상선 암을 발생시키고, 스트론튬-90은 골수암과 백혈병을, 세슘-137은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고 설명돼 있다.

제주연 “연구 내용 부정하는 것은 정치적 압력”
정책보고서 발표 직후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은 홈페이지에 “제주연구원이 본건 자료에 대해 인용하는 형태로 보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원래 일본이 발표한 조치가 어떠한 것인가라는 사실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조치의 위험성과 제주도민 여러분의 불안만 가중하는 듯한 부적절한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는 내용의 반박 글을 게시했다. 총영사관은 이어 “해양 방출은 도쿄전력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규제기준을 준수할 때만 국제 관행에 따른 형태로 실시되며, 일본 정부는 다핵종 제거설비 등 처리 수를 해양에 방출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성물질 오염수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환경 배출 기준을 밑도는 농도까지 다핵종 제거 설비 등에 의해 재정화 처리하고 이로 인해 실제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저감될 뿐만 아니라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의 총량도 대폭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탄소14를 해양에 방출하는 경우에도 다른 방사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국제기준에 따른 규제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전제이며, 탄소14는 원래부터 현재 탱크에 보관된 물에서도 규제 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연구원의 발표를 ‘X’로, 자신들의 주장을 ‘O’로 표현하며 ‘규제기준을 지키는 한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를 해양에 방출에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지난 8월 2일 제주연구원 측은 “대응방안 연구는 우리나라 및 제주 수산업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이동 경로 및 관련 국제규범을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제주연구원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진행된 연구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연구기관의 연구 활동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추가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제주연구원 정책보고서에는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어서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려서 바로잡고자 한 것이다. 일본 외무성과 조정을 거친 뒤 올렸다. 현재 입장문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필요한 설비 공사 착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고 밝힌 가운데 당초 계획한 내년 봄이 아니라 내년 여름 이후로 2개월가량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8월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등 일본 주요 매체는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 회사인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에 필요한 해저 터널 등 설비 공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내년 6월 설비 공사를 완료할 것이라는 공정표도 내놓았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에서 1㎞ 떨어진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해저 터널의 굴착, 저장탱크에서 해저 터널을 잇는 배관 설치 등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태풍 등 기상 상황과 해양조건 등 변경 요인이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일본 정부는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를 고려해 내년 봄부터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공사 지연으로 방류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2개월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닛케이는 “오염수 발생량이 줄어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가 내년 가을로 예상된다”며 “해양 방류가 내년 봄에 시작되지 않아도 오염수가 넘치는 사태는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수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매일 130~150t(톤)가량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저장탱크의 용량이 가득 차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다며 오염수를 40분의 1 수준으로 희석한 뒤 해저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APLS로 정화 처리해도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방사성물질)라는 방사성물질은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두고 주변국은 물론 일본 어민단체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도쿄전력은 방사성물질을 거를 수 있는 ALPS가 62종의 방사성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트리튬은 물에서 분리하기가 어렵다”며 “130만톤의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ALPS의 실제 성능은 일본측 주장만큼 효과적이지 못할뿐더러 인간이 삼중수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인체의 DNA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0년 3월 기준 이 설비로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의 약 70%가 배출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면 57일 이내에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 대부분에 도달할 것”이라며 “후쿠시마 인근뿐 아니라 주변국의 해양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 어민단체에서도 어업 피해가 예상되는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7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전국 어업 종사자와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는 ALPS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해수부, 오염수 방류에 기존 방침만 유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확정됐지만, 해양환경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특별히 진전된 대응 없이 ‘검사 확대’ 등 기존 방침만 유지했다. 그러자 야당이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발의로 압박했다. 지난 8월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수산물 방사능검사 강화, 일본산 수산물 원산지 추적 강화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고했다. 우선 우리 해역의 오염수 유입 여부 지속 확인을 위해 방사능 측정지점을 현행 45곳에서 52곳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26곳은 2개월에 한 번 정도로 자주 측정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 수산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100여종의 수산물 대상 연간 5천건 이상 검사 실시, 원산지 확인 품목 확대와 수입이력 추적 강화 등으로 일본산 수산물의 원산지 둔갑 차단 등을 제시했다. 조 장관은 업무보고에 앞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정부가 묵인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것 같지만, 정부 입장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용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리핑에서는 정책적 진전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연근해 방사능 감시체계를 확대하고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와 유통이력 및 원산지 단속어종을 확대하며,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이 우리 해역에 미칠 영향을 검증할 계획”이라던 지난 7월 22일 관계부처 회의 결과를 재확인한 수준에 그친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취재진 질의 과정에서 거론됐을 뿐, 업무보고 보도자료에 담기지도 않았다. 해수부의 4대 추진 전략 중 ‘깨끗한 바다, 안전한 연안 조성’ 전략에는 해양쓰레기(해양생태계 보호), 해일·이안류(연안재해 안전), 해상풍력(해양공간 활용) 정도만 문서화됐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에서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무단 방류 행위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본안 소송)하거나 잠정조치 청구(가처분 신청)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는 해수부 소관 밖의 외교·법무 사안일 수 있으나, 해수부가 취할 수 있는 다른 추가 대응이 여전히 제시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8월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 조 장관은 ‘일본을 더 압박할 수 있는 수산물 수입 전면금지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에게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수입금지 조치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다.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대응단 출범
지난 8월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오염수 방출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대응단을 출범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저지 대응단’을 출범식을 열었다. 위성곤 정책수석부대표가 단장을 맡고 이장섭, 이원욱, 윤영덕, 김승원, 윤준병, 전용기, 이정문, 양이원영, 최기상 의원이 대응단에 참여한다. 출범식에 참석한 박홍근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입는데, 윤석열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을 묵인하고 일본에게 적극적인 반대는커녕 항의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제라도 국익을 훼손하는 ‘굴종외교’를 할 게 아니라 국제법 검토와 국제해양재판소 등 국제기구 제소를 포함한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단장을 맡은 위성곤 의원은 “여당이 앞장서야 할 일을 야당이 나서야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며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인식 그대로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다. 위 의원은 대응단 활동 계획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승인 규탄 및 철회 촉구 △일본 정부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조치 요구 ▲주변 이해당사국과의 교류 및 협력 △일본 내 양심세력과의 연대협력 등을 밝혔다. 그는 “대응단 활동으로 부족할 경우에는 국회 차원의 특위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방출을 방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때 조치한 후쿠시마현 수산물 수입 금지까지 해제하려는 것 아닐까 우려된다”며 “이 문제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국회의원 60명이 지난 8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중단 촉구 공개서한’(이하 공개서한)을 일본 의회와 정부에 전달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이 주도한 이번 공개서한에는 강민정, 강은미, 고민정, 권인숙, 기동민, 김경만, 김경협, 김상희, 김승남, 김용민, 김원이, 남인순, 민형배, 서동용, 서삼석, 서영교, 설훈, 소병훈, 송갑석, 송옥주, 신동근, 신정훈, 안호영, 양경숙, 양이원영, 양정숙, 우원식, 유기홍, 윤관석, 윤영찬, 윤준병, 이동주, 이성만, 이수진(비례), 이용빈, 이원택, 이장섭, 이재명, 이재정, 이탄희, 이해식, 이형석, 인재근, 위성곤, 전용기, 정청래, 정춘숙, 정태호, 정필모, 조오섭, 주철현, 진성준, 천준호, 최강욱, 최종윤, 최혜영, 허영, 홍익표, 황운하 의원이 연명했으며, 일본 참의원과 중의원, 경제산업성과 외무성에 전달됐다. 공개서한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 ▲일본 국내 및 국제 사회의 오염수 방류 반대의견 수렴, ▲‘처리수’와 같은 잘못된 표현 사용 중지, ▲저장 탱크 증설과 같은 대안 모색, ▲방사성 물질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될 수 없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통지, ▲삼중수소의 위험성 인정, △오염수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 ▲정기적 공청회 실시와 농민, 어민, 시민사회 및 전문가의 의사결정 참여 보장 등 8가지 요구안을 담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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