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예술이 다른 직업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아름다운 꽃에 추가로 작업하는 게 뭐 어려울 게 있느냐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이 말은 취미 정도로 꽃을 다루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누구나 다 사용하는, 한정된 소재로 자신의 혼과 열정을 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꽃 예술작가들의 어려움이 있다. 이들 꽃 예술작가들은 꽃을 비롯한 식물과 각종매체와 기법을 개발하여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고 있다. 송성호 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초빙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꽃예술을 통해 생명과 연계된 정신적 가치 부여
꽃예술은 꽃이나 꽃과 직접 관련된 것 또는 그 이미지가 주체가 되어 입체조형의 요소와 원리에 의하여 미(美)를 창조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활동이나 그 작품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꽃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다. 예술분야로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심지어 취미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시각도 있다.

송성호 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초빙교수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확실한 것과 먹고 즐기는 것에 대한 가치 부여는 높지만 꽃이 주는 정신적 심리적인 정서와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전달하는 꽃 예술작가들에 대한 평가는 야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꽃예술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송성호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다. 한국꽃예술학회 4대학회장을 역임한 송 교수는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한국 꽃꽂이협회 호디야회 회장, 이화여대와 성신여대 평생교육원 화훼조형학전공 주임교수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한국꽃예술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송성호 교수는 “꽃예술은 공간을 점유하는 공간예술,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시각예술, 입체로 형태가 형성되는 입체조형예술이다. 또한 장식적인 성격을 강조한 장식예술, 새로운 환경을 창출하는 환경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고 있다”며 “현재 꽃예술과 관련하여 다양한 특성을 강조한 작품을 표현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생활과 환경에 적합한 작품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송 교수는 작품에서 예술적인 생명성을 강조하고 운동성이나 실제 움직임을 표현하여 생명과 연계된 예술세계의 아름다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현대미술에서 개발된 재료와 기법으로 꽃의 특성을 강조하여 특유의 표현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꽃예술의 표현매체개발로 각종 오브제, 금속, 합성수지, 거울, 텔레비전, 오디오 등의 영상매체와 레이저, LED 등의 빛을 이용한 작품도 표현하고 있다”면서 “현대미술에서 사용되는 기법은 물론 꽃예술 특유의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색광에 의한 라이트 아트(Light Art)기법, 시각적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옵티컬 아트(Optical Art)기법, 실제로 움직이는 예술인 키네틱 아트(Kinetic Art)기법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꽃예술 분야의 독보적 예술가로 거듭나다
청주사범학교(현: 청주교대) 관사에서 생활하며 농업과에서 꽃을 포함한 식물에 대해 강의하시는 부친의 영향으로 나팔꽃과 채송화, 과꽃 등 주변의 소박한 꽃들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며 성장한 송성호 교수. 그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꽃예술을 시작했다. 이후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이화여대 꽃예술최고지도자전문교육과정과 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 화훼원예학 박사과정을 통해 표현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특히 박사학위 논문이었던 <한국 현대 화훼조형의 특성과 Kinetic Art 기법표현>은 화훼작품에서 생명성의 표현을 위하여 식물의 형태 중에 꽃, 잎, 가지의 생리적, 구조적, 상징적 이미지를 표출하여 형상화하고 움직임의 예술인 키네틱 아트 기법을 이용하여 실제 운동에 의한 생명성을 극대화한 연구이다

겨울

. 작품을 표현하고 전시회를 개최하여 실험하고 감상자의 설문결과와 전문가의 면접을 통하여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키네틱 아트 기법의 운동효과를 검증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고려대학교 생명환경대학원에서 화훼장식전공 학생들에게 조형예술론 등 이론과 실기를 강의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화훼조형학과에서 현대화예, 꽃작품 표현실습, 색채학, 이벤트와 화예연출, 행사와 테이블장식, 디스플레이 등을 지도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송성호 교수는 연구와 전시회 관련된 사항에도 꾸준히 활동 중이다. 화훼관련 전시회 50회 이상,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해외 전시회와 초대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송 교수는 <월간 플레르>에 4년간 작품을 연재중이며, (사)한국꽃예술학회장을 역임할 당시 창립 15주년기념 전시회 및 학술발표,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프랑스에서 개최한 프랑스-한국 우호의 밤 ‘조선왕비 파리에 오다’의 ‘생명의 환희전’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또한 ‘2012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관의 화훼장식 공간연출에 참여하였으며 그 외 행사에도 화훼장식을 기획하고 연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자들의 공모전 출품 작품을 지도하는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 지난 2014년에는 그의 제자들이 대상, 금상 등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앞으로도 한국꽃예술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계획 중이라는 송 교수는 현대미술의 장르와 기법을 꽃예술과 연계하여 연구할 예정이다. 그는 “현대 화훼조형에 관한 작품, 교재발간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키네틱 아트(Kinetic Art)기법에 대한 책을 발간하고 싶다”면서 “또한 화훼장식이나 환경과 관련된 디자인에서는 식사를 하는 테이블 연출과 파티연출 등에 관한 연구논문 및 책도 발간하고 싶다. 작품을 하다보면 꽃의 보존에 대한 문제들도 많이 발생하는데 꽃의 보존법이나 작품 감상의 시각효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