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보통 사람도 인생의 고해를 항해하는 입장에서는 도를 닦는 수행자다. 먹고 살고 또는 누군가, 가족들을 부양하는 입장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사회 속의 한 일원으로 막중한 책임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직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는 더더욱 그렇다.

이승연 기자 lsy@

수행의 길에 있어서는 그 경중을 떠나 모두가 도인이며 수행자인 것이다. 그러나 삼의 방편 그 자체가 수행이자, 구도의 길인 예술의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하다. 50여 년간 독자적인 시각과 감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청계 양태석 화백을 만나보았다.

문화의 소중함과 예술의 귀중함 대중에 전달
“진정한 예술이란 기존의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갈 때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건은 모방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예술은 창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계 양태석 화백

화가이자 수필가로 널리 알려진 청계 양태석 화백은 사회정의와 국가의 안정 그리고 평화를 위한 사명감으로 문학과 그림을 병행하며 책을 집필해 왔다.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화풍으로 담아내 세인들의 가슴에 조용한 감동을 일깨워주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양태석 화백은 화단에 입문해 도를 구하듯 끊임없는 고뇌와 인내, 창작의 열정으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회화를 감각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양 화백은 한국미술의 근간인 산수화의 모든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변화를 모색해 왔다.그의 작업은 필묵의 운용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여백의 대비를 통해 화면을 구축, 정적인 함축미와 절제미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유려한 필선과 격조 높은 화면은 양 화백만의 차별화되고 주관화된 내면을 드러내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현대 한국화의 실험적 양태와는 또 다른 고전적 심미관의 발현을 느낄 수 있다. 원색의 오방색을 주색으로 단순한 선과 압축적인 구도로 그려낸 그만의 작품들은 대중들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전해준다. ‘부귀’ ‘장수’ ‘행복’ ‘사랑’ ‘평화’ 등의 명제는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기원적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 즉 그림을 통해 자연의 진면목을 이해하게 되고,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 화단의 ‘화수(畵隨)’로 일컬어지는 양 화백이 자연을 제재로 작업을 하는 것도 자연이 내포하고 있는 생명의 아름다움 및 존귀함에 대한 절대적인 동의에서 비롯된다. 한편 ‘예술’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며 문화의 소중함과 예술의 귀중함을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온 양 화백은 현재 15권 째 책을 발간하며 우리 문학과 예술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작품들을 담아왔다. 그간 50여 년간 화력과 함께 화필에 머문 시간들, 경험의 산책 생각의 바다, 15번째 작품인 <자기 감옥에서 벗어나기>에 이르기까지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다.

50년 예술인생, 창작의 열정 불사르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상록갤러리는 양태석 화백이 작품 활동을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전문 작가의 입장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기존 상업 화랑과 차별화된 곳이다.

행복 자유

이곳을 통해 양 화백은 일반인들에게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한편 고미술과 현대미술은 전시 판매하면서 미술애호가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국전 특선과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는 양태석 화백은 현재 한국산수화회장, 한국미술협회, 종로미술협회, 해청미술관 고문으로서 국내 미술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추천작가회 부회장, 오우문학회, 문인협회 등 문인으로서의 활동도 왕성하게 펼치며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태석 화백은 “화가로서 삶과 글을 쓰면서 지냈던 문인의 삶은 행복 그 자체다. 작가는 혼이 배어 있고 인격과 성품이 담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작가만의 독자적인 시각과 감성의 표현 양식을 가져야 진정한 예술이 창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활동했던 작품들을 집대성해 대중들과 소통하는 전시회를 개최해 나갈 생각”이라며 “더불어 후학 양성에도 보다 매진하여 침체되어 있는 한국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