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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2015년 04월 07일 (화) 00:18:36 이승연 기자 lsy@newsmaker.or.kr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 예술이란 것은 도처에 살고 있고 수시로 출몰하며 유령처럼 배회하고 사람들의 삶에, 감각에 너무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이승연 기자 lsy @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란 것이 특정한 소재를 특정한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반드시 아름다운 것이라고 확신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예술은 정해진 소재를 동일한 방식으로재현하거나 아름다움이란 것을 강박적으로 구현하는 그 어떤 것이 결코 아니다.

   
 작가 구광모

35년 간판의 인생과 삶의 노래,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
최근 주목받는 작가 구광모는 장장 35년 경력의 간판장이다.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단순하고 세련되다. 요식업, 기업, 의료, 사교육에 집중된 고도로 압축된 심벌들. 가게마다 매달린 절절한 사연을 경청하고 그 간절함에 걸맞는 사인을 만들어 달아주는 일이 꽤나 보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자 붓을 들었다. 그리고 간판 작업의 부산물인 남는 페인트 등의 공업용 안료들을 가져와 페인트 붓을 뿌리고 갈기며 자기 주변의 눈에 띄는 빈 공간에 자신의 이야기, 그 뜨겁고 사나운 것들을 무작정 쏟아내기 시작했다. 압축과 정제를 거치지 않고 그냥 담겨 있던 거칠음 그대로. 한번 솟구친 혼잣말들과 비타은 그 비장한 정서를 타고 황야를 쓸어버릴 바람처럼 거침없이 몰아지경으로 달려갔다. 그가 집요하고 사무치게 사랑하는 ECM 레이블들의 음악을 배경으로, 그러니 진정 무거운 가슴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작가 구광모다. 작가 구광모는 “그림을 통해 나는, 나의 삶에서 간절히 얻고자 하는 그 무엇에 관하여 생각한다”며 “덧없이 흘러가고 잊혀질지도 모를, 그러나 한 순간의 풍경 속에서 고요히 정착된 간결함이다.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존재하는 모든 것은 또한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들은 슬픔을 내포한다. 슬픔의 무간도에서는 자기학대와 자기연민이 무한반복된다. 우리가 목도하게 되는 것들. 그의 작품들은 자신의 내면에 적체된 쳇바퀴업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던 슬픔이 토해낸 토사물이다. 작가 구광모의 작품들을 보며 우리는 슬픔의 발현으로 인해 우리네 삶의 가장 깊고 어두운 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지속적이며 근본적인 국면을 마주하게 된다. 보라. 희로애락이란 본시 존재의 본성, 외로움의 표정들이 아닌가. 그런데 그것이 우울함으로 익숙한 방향을 잡기 전에 가만히 보자니 외로움은 염불소리도 끊긴 절간의 텅빈 마당처럼 자아 성찰의 절박한 토양이 된다. 외로움, 홀로됨은 단절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자아와 외부 세계가 단절 아닌 한 몸 됨을 자각하는 거듭남의 운명적인 모태다.

미술계의 통상적 어법과 준칙으로부터 자유로워
바로 백발을 덮어 쓴 초로의 나이에 화가가 되었지만 그는 화가일 필요가 없다.
   
 
스승도 문도도 어떤 소속도 없는 작가 구광모는 그림 동네의 통상적 어법과 준칙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니 그 어떤 것도 살필 필요 없이 오로지 슬픔을 단도직입적으로 상대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자발적 예속을 차마 벗지 못하고 헛되이 갈망만 하는 이들에게 마땅히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하다. 대전광역시 미술전 서양화 특선, TJB 형상미술대전 서양화 특선, 서울강남미술전 서양화 특선, 수원 나혜석 미술전 서양화 입선, 단원미술대전 서양화 입선, 대한민국 회화대전 서양화 입선, 전라남도 남농미술전 서양화 입선한 바 있는 작가 구광모는 대구 호텔아트페어, 아시아 호텔아트페어, 대전 이공갤러리 개인전, 싱가포르 뱅크아트페어 갤러리, 서울 리서울갤러리 개인전, 대전 국제아트쇼, 미술신문 주간 현대미술 12인 초대전, 안드라망 갤러리 주관 전주대학교 전주박물관 8인 기획전등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완전하게 비워버리고, 새로운 싹이 돋아나기를 기다리는 땅처럼, 그의 마음 또한 물기 하나 없는 황량한 사막으로 남겨 고요함만으로 남기고 싶다는 작가 구광모는 “모든 것을 흡수하고, 토해낸 후에 고요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폐허’에서 피어오르는 ‘새싹’과 같은…. 그 새싹으로 많은 것들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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