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인요양시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부실한 관리를 꼽는다. 시설은 매년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지만 부실을 막아야 할 정부의 대처는 허술하고 더디기만 하다.
 
최근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급증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기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2010년 개원한 안산사랑돌보미요양원이 화제다. 노희숙 안산사랑돌보미요양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남다른 책임감으로 5년 간 요양원 운영

노희숙 원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어요.” 처음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도 어떤 큰 포부나 뜻이 있어 시작한 게 아니었다고 노희숙 원장은 회상했다. 지체장애 1급 시어머니를 25년간 모시고 임종의 순간들을 겪으면서 어떻게 하면 심신이 허약하신 어르신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 뿐이라고.  2008년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친김에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러면서 당시 요양원을 전전하시던 친정엄마를 모시고 싶다는 마음으로 2010년에 요양원을 개원한 게 ‘안산사랑돌보미요양원’의 첫 시작이 되었다. 그렇게 노희숙 원장이 친정엄마를 모시고 시작한 요양원이 5년째 운영되고 있다. 흔히 ‘어머니 모시듯 어르신들을 보살펴 드리고 있습니다’가 아니라 노희숙 원장은 실제로 친정엄마를 포함해서 총 6분의 어르신을 모시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르신을 챙겨드리는 데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정성을 다하지 않았을까? 1년 전에 친정엄마가 딸의 곁에서 운명하셨다고 말하는 노희숙 원장은 그래서 더더욱 힘들지만, 이 일을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고 말했다. “큰 규모의 요양시설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같이 소규모 시설은 당장 어르신 한 분이 운명하시면 그 자리가 바로 채워지기가 힘들어요. 그렇다고 직원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최근에는 재정상태가 내 월급은 못 가져가더라도 그럭저럭 운영이 되지만 초창기에는 남편이 주말부부 생활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요양원에 모두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시설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마다 “나는 그냥 그만두면 되는데 내가 매일 엄마라고 부르는 이 어르신들을 어디로 보내 드려야 하나?”라는 생각에 몇 번이나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지금 제가 요양 시설을 그만둔다면, 그것은 하나의 가정을 해체하는 것과 같아요.” 이제는 시설의 모든 어르신이 엄마라고 부르는 것처럼 엄마라고 느껴진다는 노희숙 원장의 말에서 남다른 책임감이 느껴진다.

대형마트 대 동네 슈퍼마켓 ·… 똑같이 바라보는 중앙관리시설

그렇다면 이런 소규모 요양시설을 힘들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중앙관리시설의 시선이다. “법의 규제가 너무 엄격하고 까다로워요. 영리를 목적으로 해서는 절대로 운영할 수 없지요. 처음엔 장기요양제도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개인의 재산을 영리로 할 수 있는 것처럼 투자하게 해 놓고, 과도기를 거치면서 허점들을 보완하여 안정권에 들어서고 인프라 구축이 되니까 이제는 모든 잣대를 큰 시설을 기준으로 만들어 우리같이 소규모시설에도 똑같이 들이대고 있어요. 모든 서비스는 서류로 다 만들어야 하고 그 서류가 백가지 정도가 됩니다. 물론 우리가 하는 서비스를 관리함에 있어서 서류로 밖에 평가를 할 수가 없으니 어느 정도까지는 이해가 되지요. 그러나 평가를 잘 받겠다고 서류에 파묻히다 보면 정작 어르신들에게는 아무래도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시설들은 행정업무만 따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 괜찮지만 이런 소규모 시설에서는 원장이 거의 모두 그 일들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서류 쪽으로 빈틈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공단에서는 깔끔하고 완벽하게 정리된 서류로만 요양시설의 등급을 평가하니 계속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노희숙 원장은 “누군가 ‘서비스란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정말 그 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 가정을 도저히 유지할 수가 없어 해체해야 할 때가 왔다. 조금 무리를 하여서라고 서비스를 저장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고 도약을 하려고 잠깐 움츠리려고 한다. 노희숙 원장은 소규모시설의 가장 큰 장점인 가정 같은 분위기를 살리고 큰 시설의 나름대로의 장점을 접목시킬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서 진심으로 어르신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어르신들이 이 생에서 마지막을 맞이하시는 순간까지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조금 더 살을 부대끼며 사랑을 마음껏 드리기 위해서 이제 정든 엄마들과의 이별을 눈물을 삼키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