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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적 경쟁시대, 안보·경제적 자율성을 동시에 강화해나가야”
2022년 04월 07일 (목) 01:24:15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 세력 사이에, 그리고 복수의 강대국 틈바구니에 ‘낀’ 국가, ‘중간지대’ 국가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지금도 한국은 여전히 주변 강대국 외교에 취약하다.

황인상 기자 his@

한국은 세기적인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국제질서와 자국 이기주의, 북한의 핵무장, 강대국간 각축의 시대에 직면하여 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세계 속에 강국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의 창도 열리고 있다.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전략과 안목이 요구된다.

‘결미화중(結美和中) 플러스’전략 추진해야

21세기 들어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중국을 위시한 권위주의 체제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미중 전략경쟁은 강화되고 있다. 미중 전략충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미중 전략경쟁은 마치 1회성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같다. 자체적으로 해결은 하지 못하고, 보다 갈등적인 미중 전략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이 합리적이다”면서 “타협을 먼저 추구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잃는 상황에 놓여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미중 간 남중국해나 대만 문제 등으로 인한 군사적 갈등은 최악의 경우에는 군사적 충돌은 물론이고 핵전쟁으로까지 비화할 수도 있다.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의 양상은 기존 냉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중은 어느 누구도 세계를 양분할 정도로 충분한 정치, 이데올로기, 경제 역량을 구비하고 있지 않다. 미중은 아직 상대방의 소멸이나 체제붕괴를 추구할 정도의 목표를 지니고 있지 않다.

▲ 김흥규 교수

김흥규 교수는 “한반도는 미중 갈등의 주요 대상이다. 미국은 일본을 인도태평양 지역전략의 주춧돌(cornerstone)이라 하였고 한국은 동북아 안정의 핵심축(lynchpin)이라 규정하였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완충지대인 주춧돌이며, 한국은 핵심축이다”면서 “한국은 진정으로 미중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축’이 되었다. 그만큼 강한 선택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주변 강대국들의 흡인력도 그만큼 강하게 작동한다. 친미, 친중, 친일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국내정치적 불안정과 분열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국제정치의 변환기에 우리의 외교·안보 생태계는 이러한 국제정치의 변화에 극히 취약하다. 기존 국제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한국은 우크라이나처럼 ‘파쇄지대’로 변해 그 희생양이 될 개연성이 높다.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이미 통제불능에 방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김흥규 교수는 군사적 자강역량의 확보를 강조한다. 대북 응징적 억제역량의 확보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안보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미중 전략경쟁기에 취해야 할 바람직한 새로운 외교안보의 비전으로 ▲평화와 안보 추구사이의 균형감 회복 ▲국민 화합형 안심국가 추구 ▲국제협력 촉진국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바이든 시대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한국의 대응책으로 ‘결미화중(結美和中) 플러스’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기존의 전략자산인 미국과 포괄적·호혜적 전략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실제화하는 협력을 강조하고, 신중하고도 실리적인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 적어도 적대적 관계로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안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외교·안보·경제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중강국‘ 전략, 그리고 비젼으로는 ’강국으로 약진하는 새로운 국가’ 상을 정립해야 한다. 내부의 결속강화와 더불어 동맹(양자)-다자안보(지역)-중견국 외교(글로벌)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제3공간 외교와 국제다자연대 적극 추진 촉구

현재 ‘미중 전략적 경쟁’ 시대에 미국이 대중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미국으로부터 전략관련 산업에 대한 탈동조화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김흥규 교수는 “결미화중”전략에 추가적으로 국익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을 위한 제3공간 외교와 국제다자연대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김 교수는 “통상·시장국가로서 한국은 시장을 확대하고, 다양한 다자적인 접근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김흥규 교수는 미국의 강력한 대중 압박 동참에 대해서는 조급한 선택이나 굴복보다는 서유럽의 강대국, 일본 등 다른 유사 환경 국가들의 선례에 맞춰나가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그는 “미중이 패권경쟁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새로운 전략은 그 전략공간을 한반도나 동아시아가 아니라 세계로 확대하여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안보·경제적 자율성을 동시에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휴전선에서 그어져 있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지정학적 대분단선과 대한해협을 가로지르는, 한일 간의 역사적 분단선 등 두 개의 단층선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 두 개의 단층선을 극복하는 ‘다리놓기 전략(bridging strategy)’은 우리의 생존전략에 필수적이다. 한국의 새로운 외교·안보·경제정책은 배제나 배척(zero-sum)게임 혹은 축소지향(minus-sum)게임이 아니라 확대지향(plus-sum)게임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갈길은 멀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김흥규 교수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교수,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외교·안보 소분과 위원장,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통일분과 전문위원, 대통령직속 ‘국가미래비젼 2045’ 프로젝트 안보·국방 팀장, 미국 조지타운대학 객원연구원, 스웨덴 The Institute for Strategy and Development Policy(ISDP) 객원연구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회, 외교부 혁신위원회 위원장, 국방부와 육군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교수는 니어(NEAR) 재단 선정 한국 외교·안보 부문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 외교안보, 동아시아 국제관계, 미중 관계 등의 주제로 연구 중이며 『신국제질서와 한국외교전략』, 『미국 바이든 행정부 시대 미중전략경쟁과 한국의 선택연구』, 『한국외교 2020 어디로 가야하나?』 , 『시진핑 시기 중국 외교안보』, "Principles and Practices in Chinese Foreign Policy-making: Implications for its South Korea Policies," The Sino-ROK-U.S. Triangle: Awaiting the Impact of Leadership Changes, 『한반도 2022』등 300여 편의 관련 글을 집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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