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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금융위기와실물경기침체
국내은행의 대출금리는
2008년 12월 13일 (토) 12:10:30 양소의 기자 yse@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포탄은 이내 국내 경제시장을 초토화시켰다. 이로써 대한민국이 짊어지게 된 지독한 경제 불황은 더욱 더 무겁게 됐다. 물가를 상승시키고, 환율을 끌어올리더니 이젠 금리까지 고공으로 쏘아올리고 있다. 뭐 하나 도와주는 게 없다. 들리는 용어조차도 생소하다. 그만큼 일말의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 고통 또한 몇 배로 느껴질 것이다. 금리란 쉽게 말해 이자다. 이자가 치솟고 있으니 돈 빌린 사람들, 빚지고 사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다. 그런데 카드 대금부터 시작해서, 학자금 대출, 주택담보 대출, 주택마련 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 서민의 대부분이 빚을 지고 살아간다.

양소의 기자 yse@

10월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8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보면 8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503조999억원으로 나와 있다. 5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 중 주택담보 대출이 232조898억원이다. 그런데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금리 8%, 고정금리 10%를 넘어서고 있다. 금리 인상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준금리 내려도, 은행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아
금리란 앞서 말했듯이 이자, 즉 ‘돈의 가격’으로 돈을 빌려주거나 빌려 쓸 때 덤으로 붙는 대가이다. 금리도 상품가격과 마찬가지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돈을 빌리려는 사람보다 많으면 떨어지고, 그 반대면 올라간다.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곧 시중의 통화량을 조정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물가와 경기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를 높이면 시중의 통화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물가는 떨어지고, 경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여 4.25%로 떨어뜨렸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의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이었다. 올 초 5%였던 기준금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8월에 5.25%로 인상되었다가, 10월 초 다시 5%로 다시 인하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번에 0.7% 인하라는 과감한 조치와 함께 4.25%로 인하되었으며, 11월 7일 다시 0.25% 인하를 단행했다.
그렇다면 다른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는 하락했는데, 왜 실제 은행의 대출금리는 하락하지 않는 것일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같이 움직일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일단 은행이 어떤 자금으로 대출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우선 은행은 예금을 받아서 자금을 조달하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를 ‘예대마진’이라 한다. 하지만 예금을 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은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한다. 이것들을 팔아서 얻은 돈으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채와 CD의 금리는 대출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주게 된다. 신문에 흔히 나오는 “CD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오르게 되었다”는 말이 이를 뜻한다.

정부에 은행채 매입 호소하는 은행들
그런데 전 세계에 몰아닥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는 이러한 자금조달 시장에 불신이란 폭탄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금융위기로 경제주체 사이에 불신이 쌓이면서 금융거래는 끊겨 버렸고, 국채 다음으로 안전하다고 여겼던 은행채마저 팔리지 않아 자금조달의 한 축인 은행채 시장은 문을 닫을 지경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것이다. 애가 탄 은행들은 은행채를 팔기 위해 이자를 높게 부를 수밖에 없고, 높아진 이자는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결국 현금이 돌지 않아 은행채가 팔리지 않는 것이 근본문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는다. 이렇게 발생하는 기준금리와 시중금리의 차이를 스프레드(가산금리)라고 부른다. 결국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은 팔리지 않는 은행채를 누군가 사주는 것이다. 다들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누가 선뜻 은행채를 사줄 수 있을까? 바로 국가이다. 국민연금이 10조원의 은행채를 매입하겠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대책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25조원가량의 은행채를 한국은행이 모두 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한 미국에서는 은행 지분 매입은 물론 아예 은행 국유화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리도 그렇고, 환율도 그렇고, 주가도 그렇고 문제의 본질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기본적인 작동원리가 멈춰버린 데에 있다. 가장 완벽한 존재인 듯 추앙받던 금융 시장이 위기 앞에 무능력한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경제용어>

▶ 기준금리(Base rate)
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정책금리로 각종 금리의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담당한다. 1999년부터 시행해온 콜금리 운용목표제에 따라 콜금리가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으나 2008년 3월부터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한은 기준금리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매주 목요일에 시장에서 7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매해 정책금리를 유지한다.

▶ 환매조건부채권(RP, Repurchase agreements)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확정금리를 보태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흔히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한국은행에서도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조절하거나 예금은행의 유동성 과부족을 막기 위해 수시로 발행하고 있다. 또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의 금융기관이 수신 금융상품의 하나로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도 있다.

▶ 양도성예금증서(CD, Certificate of Deposit)
은행의 정기예금을 채권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상품화한 것. 은행이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이 필요할 때 주로 활용하며,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국내 단기 금리의 지표로 활용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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