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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찾기 운동 평생 한 우물 판 의지의 지도학자
동해는 'East Sea' 아닌 'Dong Hae'
2010년 03월 04일 (목) 19:45:01 부종일 기자 joibu@newsmaker.or.kr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에는 수식대상을 고유명사화 하는 주술적 힘이 있다. 해당 분야의 1인자라는 설명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피겨여왕 김연아, 마린보이 박태환처럼 지도학자 김혜정 교수는 대영박물관 보다 훨씬 더 많은 지도를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장이자 동해찾기 운동을 전개하며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도모하는 독보적 역사가이다.

   
환한 미소로 기자를 반겨준 그가 꺼낸 첫 번째 화두는 바로 동해였다. 독도 문제도 ‘동해 명칭 찾기 운동’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동해 속에 독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해는 동쪽에 있어서 동해가 아니라고 말한다. 고구려 때 ‘동해매’라는 국호가 사용됐고 과거 동방해, 조선해, 고려해, 고려만 등으로 표기되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동해 표기를 'East Sea'가 아니고 'Dong Hae'로 써야 한다고 했다. 지도학자로서 소신이며 학설·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지금의 'Japan Sea' 표기는 16세기 이래 동양해(Oriental Sea), 한국해(Korea Sea) 표기와 같이 사용되어 왔으나 1870년 이후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많이 사용되었다. 유럽 북쪽의 바다는 오랜 동안 영국해, 독일해 등 특정 나라의 이름이 붙어 제각각 다르게 불려왔다. 하지만 바다가 어느 한 나라만의 이름으로 표기되는 것은 여러 나라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서로 인정하고 북해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나라도 국제수로회의, 유엔 지명전문가회의 등을 통해 계속해서 '일본해'라는 이름이 부당함을 주장하되, 한일 양국간 대화와 타협이라는 대원칙 하에 통해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김교수는 주장한다. 
   

동해 표기율 현재 27~28%까지 끌어올려

일본 도쿄 출생으로 도쿄 공립여자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그는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지도를 정말 사랑하고 지도를 읽으면서 꿈을 키워간다. 그래서 최초로 어린이 전시관을 만들고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어린이들을 위해 고지도 전시회도 기획하는 등 어린이들을 교육시키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토를 지키는 경찰관들의 올바른 역사인식 함양을 위해 지난해 12월 30일 경찰대에 동해 관련 자료 60여 점을 공개하여 고지도 전시관의 개관을 돕기도 했다. 그는 “이런 작업들을 하다보면 국민들도 이해가 깊어지고 독도 보다 동해 찾기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독도문제에 대해 일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다. 남편과 부인을 내 남편, 내 부인이라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동해 찾기 운동을 시작할 무렵 지도상에 동해로 표기된 비율이 3~4% 밖에 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27~28%까지 올려놓은 상태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의 대다수 세계지도에는 일본해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귀중한 지도들을 팔라는 유혹도 많았다. 사실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고지도들은 절대 금전 가치로 환산될 수 없는 것이라며, 한 번도 그런 유혹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는 당장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신념과 행적을 후대 역사는 평가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인이름으로 대학에 박물관 설치

현재 대학에 개인이름으로 박물관이 설치된 곳은 단국대 석주선박물관과 경희대 혜정박물관 뿐이다. 혜정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지도는 대영박물관 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국가나 지자체 등에서 연구·보존·전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공장은 부도날 수 있지만 문화는 부도나지 않는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문화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고 국가의 우월성 홍보에도 좋은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02년 전쟁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연 이후 반응이 좋아서 매년 2번씩 전시회를 열었으며, 현재 일본, 네덜란드전을 계획하고 있고 세계순회전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전시자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차원에서 해나가기에는 희생·고통이 수반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하는 일인 만큼 국가가 도와줬으면 한다. 고지도에 대한 관심은 내가 최초로 하기 전에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도 수집해서 세상과 대화하면서 지도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역사왜곡 사료들을 발굴하면서 요즘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하는 마음이 든다. 아름다운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그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비공개 유물 많아… 전시자금 지원 ‘절실’

아울러 “근대 이전 지도는 국가의 주요 관리 대상이었다. 많은 나라에서 지도 정보의 유출은 사형에 해당될 만큼 무거운 죄목이었다. 사정이 달라져 이제는 국가가 지도를 전적으로 관리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지도의 국익적 가치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고지도는 특히 역사 분쟁에 있어 가장 확실하고 유효한 논거이다. 고지도를 수집하고 연구 보존하는 일은 개인의 열정과 경제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간도문제에 대해서는 “ 우리가 대응해야 할 것은 동북공정인데, 우리가 역사적 사료를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한다. 고지도를 보면 고구려 영토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 땅은 아니지만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조용하게 학술 세미나 등을 하면서 접근해야 하므로 사료를 모으고 있다”고 차분한 대응의 입장을 드러냈다. 언론을 통해 남기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수 만점의 유물이 박물관 4층에 있다. 공개되지 않는 물건 너무 많다. 130점 밖에 전시되고 있지 않다. 수장고에 수 만점이 있다. 세상 사람들에게 전시하고 알리는 게 필요하다. 지원이 아주 필요하다”고 사회적 지원을 재차 호소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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