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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2개월 연속 감소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8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
2022년 03월 05일 (토) 10:33:23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지난 2월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올 1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4000억원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황태희 기자 hth@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에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같은 날 나온 금융위원회의 ‘2022년 1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1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2000억원) 대비 7000억원 줄어들며 지난해 5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잔액은 1월 말 기준 781조원으로 한 달 새 2조2000억원 증가했다. 2조2000억원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은 1조4000억원으로 증가액은 전월(1조8000억원)대비 감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한 달 새 2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2조2000억원 감소했던 지난해 12월 보다 감소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1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기타대출 감소폭 확대 등으로 전월에 이어 소폭 감소했다”면서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은행권의 신용대출관리 지속,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다 계절적 요인(명절 및 성과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됐으나 집단대출 취급 증가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1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079조원으로 한 달 새 13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증가 전환했고,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큰 폭 늘었다. 1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증가액(13조3000억원)과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9조2000억원)은 모두 1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았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1월 말 현재 2119조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17조1000억원 감소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부가가치세 납부, 상여금 지급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31조원이나 줄었지만, 정기예금은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유치 노력과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9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1월 한 달간 26조6000억원 불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22조5000억원 늘었는데 지난해 말 은행이 연말 BIS 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 인출한 자금을 다시 예치하고 국고 여유자금이 유입되면서 증가로 전환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2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등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설 상여금 유입, DSR 확대 시행 등으로 은행과 상호금융의 기타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DSR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유가증권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은 연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을 갚는데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1월부터 기존대출과 신규대출 신청분을 합산해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어서는 대출자들에 DSR 40%(2금융권 50%)가 적용됐고, 오는 7월부턴 총 대출액 1억원이 넘는 차주들로 확대된다. 제2금융권 DSR 기준도 지난 1월부터 50%로 더욱 강화됐다. 그간 차주별 DSR은 은행권 40%, 제2금융권은 60%가 적용돼 왔으나, 올해부터 은행은 기존대로 40%, 보험·카드업권은 70%에서 50%, 캐피탈·저축은행 90%에서 65%, 상호금융 160%에서 110%로 DSR 기준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년 대비 금융위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5~6%) 보다 낮춘 4~5%대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1월 가계대출은 7000억원 감소해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 제고 노력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분할상환 관행 확산 등을 위해 금융위·금감원·금융권 합동 ‘분할상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예정이다.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 높아져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고 DSR이 강화되면서 서민금융의 최후 보루인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마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법정 최고금리의 추가 인하를 위한 정치권의 주장이 거세지면서 저신용자가 합법적 대출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2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7월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된 이후 주요 저축은행의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감소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 대출’ 취급액 중 신용점수 600점 미만(NICE 기준) 저신용자 비중은 작년 12월 기준 0.31%였다. 1년 새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의 ‘마이너스OK론’의 작년 12월 기준 저신용자 취급 비중은 0.99%로, 1년 전(3.1%)보다 2%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 인하 됐고, 새해부터 강도 높은 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저신용자들의 대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금융권의 DSR 적용 기준이 60%에서 50%로 낮아진다. DSR 규제 비율이 낮아질수록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밀려난 고신용·중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서 기존 저신용자들의 몫을 차지하는 추세”라며 “대출 총량규제를 지켜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영향은 대부업계에서조차 저신용자들은 돈을 빌리기 더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부업체는 법정 최고금리 상한선에서 대출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최고금리 인하가 수익성 저하로 직결돼 저신용자 대출 자체를 줄여버리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법정 최고금리의 추가 인하 움직임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관련한 법안이 10여 건 제출돼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이뤄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연 최대 10%대로 최고금리를 낮추겠다는 의안까지 나왔다. 이 경우 대부업에서마저 돈을 빌리지 못한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거나 대출 사기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불법 대부업에 의한 피해 신고 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피해 신고 건수는 30%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저금리 대환대출, 통합 대환대출 등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건수도 32.8% 늘어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은 극저신용자로 법정 최고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라는 꼴”이라면서도 “하지만 민간 대부업에 수익성 악화에도 저신용자 대출을 지속하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정책적으로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막을 수 없다면 대부업에서도 밀려난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저신용자가 합법적 대출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정책금융을 활용하되, 민간서민금융의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로 인해 시장기능이 취약해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정책금융의 활용과 시장기능의 활성화 사이에 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잇따라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막혀 적극적인 대출영업을 하지 못했던 인터넷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업금융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14일 개인사업자 전용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최저금리는 연 3%대 초·중반, 대출 한도는 1인당 1억원 정도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기초로, 개인사업자들의 매출 정보 등도 추가로 활용해 신용평가를 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도 올해 상반기 중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만들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준비해왔으며, 신용보증재단 보증부 상품부터 내놓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중 소호대출을 출시한다. 개인사업자 전용 수신상품과 여신상품을 함께 출시해 다른 은행 상품들과 차별화한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전략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월 9일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자금과 사업자금 구분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직관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UI(사용자 환경)를 준비 중”이라며 “지점 방문이 어려운 개인사업자들을 위해 100% 비대면 서비스로 완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여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초기인 만큼 이제 막 세를 불려야 하는데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같이 묶이니 답답함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들과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내주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금융당국도 최근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를 재정비하면서 기업금융 시장 진출 여력을 열어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인터넷은행과 관련된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3년 유예기간을 거쳐 일반은행과 동일한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를 적용하고, 기업대출시 대면거래를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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