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은 직장인들이 은퇴 후 두 번째 직업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특별한 손맛이 없어도 가맹본부의 노하우와 마케팅으로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마땅한 은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은 국내에서는 외식업이 은퇴자의 해방구로 여겨졌었다.

이경아 기자 ka6161@

국내 외식업계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시장 포화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 등으로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외식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고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곳이 있어 화제다.

▲ 이유진 대표

‘엄마의 마음’ 담긴 건강한 메뉴로 남녀노소 사로잡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진 분식마마 대표는 ‘건강한 분식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오픈한 분식마마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설탕 및 조미료, MSG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을 탄생시켰다. 현재 분식마마의 모든 김밥은 기본, 보통, 아이용으로 크기 조절이 가능하며, 단무지를 넣지 않는 대신 비트와 마키베리를 이용해 천연색을 입힌 콩나물을 사용한다. 또한 겉보리, 흰강낭콩, 멸치액젓을 달여 만든 수제소금을 사용한다. 흰 강낭콩 베이스로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마마떡볶이, 홍합과 해물 베이스의 깔끔한 육수 물떡인 부산물떡, 감바스와 순대를 콜라보한 내장스와 순대스를 비롯해 깔끔한 채수로 끓여낸 마마라면 등의 메뉴는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마마분식의 대표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이유진 분식마마 대표는 “분식마마는 맛있는 음식을 더욱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분식마마를 찾아주는 모든 분들이 분식마마의 소중한 가족과 같기에 한 분 한 분 온 정성을 쏟은 음식으로 행복을 드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4월 분식마마를 창업하기에 앞서 이유진 대표는 전국을 돌며 다양한 분식집을 찾아 맛을 분석하며 분식마마만의 ‘차별화된 메뉴’ 연구에 매달렸다. 이후 창업 4개월 만에 전국 백화점, 대형마트 등 60여 곳에서 입점 제안을 받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던 분식마마는 식자재 공급 유통망과 운영, 마케팅, 조리 교육 시스템 등을 갖추고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다. 최근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점을 오픈한 이유진 분식마마 대표는 “무작정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각 가맹점별로 점주들이 잘 할 수 있는 고유 메뉴 개발에도 힘쓰며 상생경영을 실천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100명의 고객들이 한 번씩 오는 분식 전문점이 아닌 한 명의 손님이 100번씩 올 수 있는 분식 전문점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분식과 오페라가 협업하는 색다른 분식집 지향
지난 20여 년간 오페라 관련 분야에 몸담고 9년여를 ‘오페라컴퍼니’ 단장으로 근무한 음악인인 이유진 대표. 그가 외식업에 뛰어든 것은 분식마마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15년 전에도 그는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음악인으로서 처음 외식업을 시작하다 보니 힘든 일도 많았다. 직접 손수레를 끄는 것은 물론 물을 긷고 심지어 가스를 켜다 눈썹과 앞머리를 태워 먹기도 했다. 그가 또다시 외식업을 시작해야만 했던 이유. 이유진 대표는 “오페라 단장으로서 정당한 제 사업체로 단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했고, 그것이 바로 분식마마였던 것.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공연이 끊겨 단원들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되었다. 단원들이 생활고를 겪으면서 단을 떠나려고 할 때 저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저는 단원들에게 보탬이 되고 월급을 줄 수 있는 단을 만들기 위하여 분식마마를 만들었다. 여기서 수익을 창출하고 단원들과 노래를 정말 즐겁게 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밝혔다. 이러한 이유진 대표의 바람에서 출발한 분식마마는 분식과 오페라가 협업 되는 색다른 분식집을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 고객과 가맹점 그리고 오페라컴퍼니와 분식마마 본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는 이유진 대표는 “지금의 이 혹독한 과정을 꼭 이겨내겠다”면서 “앞으로 가장 서민이 많이 찾는 분식집에서 고퀄리티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 이를 통해 분식과 오페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