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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생활필수시설 과도한 통제”
서울 상점·마트·백화점에 방역패스 조치 효력 정지 결정
2022년 02월 06일 (일) 11:39:22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법원이 서울의 상점·마트·백화점에 대한 정부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조치의 효력을 멈추라고 결정했다. 지난 1월 4일 전국의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에 제동을 걸었던 것에 이어 두 번째다.

황태희 기자 hth@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1월 14일 오후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의료계 인사와 시민 1023명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상점·마트·백화점과 12세 이상 18세 이하 방역패스 확대 조치 부분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청소년 방역패스도 서울시에 한정해 효력 정지
재판부는 1월 4일 같은 법원 행정8부 재판부와 달리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청장 등에 대한 신청은 각하했다. 행정8부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한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효력이 전국에 미쳤다. 그러나 1월 14일 행정4부는 보건복지부에 대한 신청을 각하하면서 서울시에 대한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서울시의 상점, 마트, 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만 일단 중지됐다. 청소년 방역패스도 서울시에 한정해 결정을 내렸지만 3월 적용 예정이라 일단 이번 결정이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1심 판결이 3월 이후에 나더라도 청소년들은 방역패스 정책과 상관없이 지금처럼 서울시의 모든 시설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재판부는 “식당·카페는 마스크 착용이 어려워 감염 위험도가 다른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높은 반면 상점·마트·백화점은 많은 사람이 모일 가능성은 있어도 취식이 주로 이뤄지는 식당·카페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밀집도 제한이나 방역수칙 강화 등으로 위험도를 더 낮출 방법이 있다”며 “그런데도 서울시가 생활필수시설에 해당하는 상점 등을 일률적으로 방역패스 적용대상에 포함시켜 백신미접종자들이 기본생활 영위에 필수적인 이용시설인 상점 등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는 불이익을 준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해서도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없는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을 방역패스의 적용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는 제한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은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이상반응, 백신 접종이 신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건강상태와 감염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백신 접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성인보다 더 크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나머지 시설들에 대해 “신청인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해 효력을 긴급히 정지할 요건을 갖췄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날 결정과 앞선 1월 4일 결정으로 방역패스 적용이 정지된 곳은 ▲서울시의 상점·마트·백화점 ▲전국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다.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식당·카페 ▲영화관·공연장 ▲멀티방 ▲PC방 ▲스포츠경기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실내체육시설 ▲도서관의 방역패스 조치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이번 집행정지 신청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은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경륜·경정·경마·카지노 ▲마사지업소·안마소 ▲목욕장업 ▲파티룸 등 6종 시설의 방역패스 조치도 이번 결정과 상관없이 유지된다. 백신 접종 유효기간을 6개월로 정한 방침 효력 정지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대로 유지된다. 조 교수 등 시민 1023명은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정부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접종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방역패스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방역패스 적용 시설들에 대한 조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들은 경륜장, 유흥업소, 마사지업소, 노래연습장 등 일부 유흥·오락시설를 제외한 시설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 조치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월 4일 같은 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관련 본안소송 1심 선고 때까지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정부가 예방접종 예외사유를 확대해 방역패스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방역패스 검사를 위반한 업소에 대한 처벌도 ‘원스트라이크 아웃’에서 1차 경고 조치 수준으로 완화할 예정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월 14일 오전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방역패스 위반 업소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벌 절차를 합리화하고, 불가피한 예방접종 예외 사유를 확대하는 등 현장의 요구가 많은 방역패스의 개선 사항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의 예외 대상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길랑바레 증후군’과 ‘뇌정맥동 혈전증’을 백신 접종 불가 사유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부가 인정하는 방역패스 예외 대상은 ▲PCR 음성확인자 ▲18세 이하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자 ▲의학적 사유 등 불가피한 접종불가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불가피한 이유로 예방접종이 어려웠던 분들에 대한 예외범위가 좁다는 지적에 따라 예외범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수칙을 한 번이라도 위반한 업소에 영업 정지 조치를 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손 반장은 “현재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집합금지나 운영시간 제한 등 위반에 따른 처벌조치였는데 방역패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처벌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1차에서는 주의·경고 등을 하고 2차 또는 3차에서 벌칙이 적용되는 형태로 개선하는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청소년 방역패스 핀셋 적용 필요해”
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방역패스는 헌법상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식으로 ‘핀셋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월 13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의 쟁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백신 접종은 해외사례를 볼 때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지만 방역패스는 헌법상 기본권을 최소 침해하는 방법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청소년의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끊임없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해시키는 방법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조사처 조사·분석에 따르면 청소년 방역패스는 해외 주요국가들도 시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5세 이상, 샌프란시스코는 12세 이상, 독일은 6세 이상, 이탈리아는 12세 이상, 영국은 18세 이상이면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다. 뉴욕시는 당초 12세 이상에게 적용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5세로 하향했다. 국내에서도 3월1일부터 중학교 1학년인 13세부터 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4일 서울행정법원 결정으로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대해서는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청소년의 교육과 관련된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발생하면서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학원, 독서실 등에 대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을 중지해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행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정부는 다음날(5일) 바로 항고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공중집합시설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는 시설에 한해서는 기본권을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핀셋 적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 박상윤 입법조사관은 “이미 몇 개 시설에서 논란이 발생하고 있고 다른 시설에서도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시설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방역패스를 적용하려면 공공복리와 기본권 침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가 또 하나 강조한 것은 국민 불안감 해소와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 공개다. 입법조사처는 “방역패스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논란을 완화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며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백신접종과 부작용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예방접종피해조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전문적인 인력과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인과관계를 밝히는 시간을 줄이고 법률적 검토를 통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제외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특히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이상반응 현황뿐 아니라 이상반응으로부터 회복되는 경과 현황도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보 공개는 교육계에서도 이미 제기됐던 문제점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2학기 전면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 방안’을 발표하며 ‘집단감염 사례 전국 공유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구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업무계획에서도 교육부는 ‘학교-학부모 소통망을 활용한 접종 필요성 강조, 감염상황, 접종률, 접종효과, 백신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조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집단감염의 전국적인 사례 공유는 재발 방지와 예방 차원에서 중요한데도 교육청까지 공유에 그치고 언론 등 대외에 제공하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고 선택적”이라며 “백신 이상반응 현황도 보건당국이 제시하는 데이터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24시간 동안 음성확인서 인정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가 7000명이 넘는 오미크론 대응 단계부터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24시간 동안 음성확인서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기존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처럼 음성확인서를 가지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이다. 현행 PCR 검사는 오미크론 유행에 대비해 최대 검사역량을 75만건에서 85만건으로 10만건 더 늘린다. 또 만 65세 이상 기저질환자, 요양원을 포함한 취약시설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온 경우 등을 우선순위로 지정해 먼저 PCR 검사를 진행한다. 오미크론 대응 단계부터는 감염이 의심되거나 의심증상이 나타나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으려는 건강한 무증상자는 앞으로 PCR 대신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게 된다. 이는 PCR 검사역량을 초과할 정도로 오미크론 감염자가 급증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이다. 앞으로 PCR 검사는 선택과 집중이 이뤄진다. 증상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이라면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고 양성 증상이 나온 경우에 한해 PCR 검사를 추가로 받는다. 반면 만 65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PCR 검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이를테면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의심되는 건강한 일반인은 앞으로 보건소를 방문해 PCR 검사를 받는 게 아니라 가까운 의료기관을 통해 신속항원검사를 받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속항원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호흡기클리닉을 포함해 병의원부터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고 다른 병의원도 준비가 되면 확대하겠다”며 “건보 적용과 안전한 검사가 이뤄지도록 장소 및 채취방법 등의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령 총괄조정팀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발전하기 전에 PCR 검사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며 “출국일 기준으로 72시간 이내 검사 결과를 인정하던 것을 48시간 이내로 단축했다”며 “항공편 서킷브레이커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항공편 서킷브레이커는 외국인 확진자가 3명 이상 탑승한 항공편에 대해 일주일 동안 운항을 제한하는 정책이다. 그러면서 “방역버스도 1500~1600명 수준을 수용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최대 4600명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입국자가 자신이 머무는 곳과 접종력 등의 정보를 사전에 입력하는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도 1월에 구축해 2월부터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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