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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병력 증강 배치
양국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 고조돼
2022년 02월 06일 (일) 11:31:40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대로 관련국들 간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지, 아니면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될지, 연초부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서 기자 jslee@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약 10만 명의 병력 배치를 끝내고 군사적 조치가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외교적 해결도 모색하고 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내전 등을 놓고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웠던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옛 소련 독립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국가 안보의 문제로 인식하는 러시아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노선과 역내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이 서로 충돌하면서 양국 접경 지역엔 어느 때보다 고조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러시아 8시간 마라톤회담 성과 없이 끝나
지난 1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전략안정 대화를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진 못했다. 다만 양측은 계속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만큼 앞으로 이어질 후속 대화 등을 통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8시간가량 마라톤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대규모로 배치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마라톤회담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각자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채 마무리했다. 양측에 따르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셔먼 부장관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등 자신들이 미국과 서방에게 요구했던 안보 보장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은 절대적 의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셔먼 부장관은 미·러 양국이 상호적으로 러시아 인근 지역에 대한 미사일 배치와 군사 훈련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면서도 러시아의 나토 동진 금지 등의 요구에 대해선 “우리는 누구도 나토의 개방 정책을 폐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셔먼 부장관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출통제와 국제결제망 퇴출 등 경제 제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와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집중 논의를 하고 있으며 많은 이해와 동의를 확보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주둔한 러시아 병력의 철수를 거듭 요구했지만, 러시아 측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나토-러시아 협상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
미국·러시아 협상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협상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지난 1월 12일 AP, 로이터,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와 러시아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로 고조된 군사 위기 해소 방안과 유럽 안보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서방 간 연쇄 협상의 일환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러나 이날 협상 이후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미 동맹국의 입장차는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게 드러났다. 나토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 시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의 안보 자주권 등 핵심 원칙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 추가 확장은 유럽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회담에 앞서 나토 수장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평화적인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침공을 강행할 경우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월10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개최한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 부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평화적인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평화적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러시아가 다시 한 번 무력을 사용한다면 협력 대신 대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에 다시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경제적, 정치적으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는 우크라의 자위권 유지를 위해 우크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회담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정치적 해결을 위한 과정의 시작이 되길 원한다”며 “우리는 일련의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나토가 우크라를 비롯해 옛 소련국의 가입을 거부하고 러시아 인접국에서 나토군을 철수하는 등 러시아 안보를 법적 구속력이 있게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국은 그것은 러시아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안보 ‘우려’에 귀 기울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스테파니쉬나 부총리는 회견에서 “러시아는 무조건 항복할 것을 요구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의 기본 원칙과 나토의 원칙을 훼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안보 논의는 우크라 영토에서 러시아 군을 철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상황을 잘 못 판단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우리는 유럽 안보와 안정에 대한 우리의 동맹과 그들의 단결력, 주장을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美 민주당, ‘우크라이나 주권수호법’ 발의
지난 1월 12일, 미국 민주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6명은 이 같은 내용의 ‘우크라이나 주권수호법’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행위를 강화할 경우 다양한 러시아 인사 및 기관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국무부 및 국방부에 우크라이나의 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안보 지원을 증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법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고의로 적대행위를 추진하고 있는지,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한 목적인지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몇몇 군부 및 정부 관료들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의 은행 부문에 대한 제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법안은 또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 태세에 비춰 행정부가 러시아로부터 독일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에 대한 ‘제재 포기’를 검토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 조항은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발의한 러시아 제재 법안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크루즈 의원의 법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와 상관없이 ‘노르트스트림-2’ 관련 제재를 시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메넨데스 의원의 법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만, 침공하지 않을 경우엔 노르트스트림2 관련 제재를 유예하거나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책’을 제시한 셈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략할 경우 2022회계연도에 5억 달러의 추가 긴급 지원을 승인하고, 국제 군사훈련과 교육훈련을 위한 300만달러 예산도 승인하는 내용도 담겼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법안은 전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재침략을 위협함에 따라 미 상원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제재는 강력하고 통일된 우크라이나”라며 “저는 우리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러시아의 폭력배들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 동료들과 함께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법안 발의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혼 대변인은 “우리는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동맹국 및 파트너들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분명히 한 것처럼 러시아의 경제에 심각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메넨데스 의원의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혼 대변인은 “이 법안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행위를 강화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늘리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메넨데스 법안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발의된 두 번째 법안이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초당적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하원들은 지난 1월 10일 우크라이나의 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를 거부하는 내용의 ‘우크라이나 자주권 보장법’을 발의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 의회의 고강도 제재 법안에 대해 “정신병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겁 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13일,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대사는 미 상원이 발의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고강도 제재 법안과 관련해 “러시아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미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장과 민주당 의원 25명은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적 행동을 고조시킬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을 포함해 러시아 군·외교 당국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엔 러시아~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안토노프 대사는 이날 대사관 페이스북에 게시한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 최고 지도자에 대한 개인적인 제재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 ‘가혹한’ 제재를 가하라는 미 의회의 요구는 도발적이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 발의의 이면엔 “안보 협상에서 우리를 압박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압박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관점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이웃 국가(우크라)를 침공하려고 한다는 주장은 ‘러시아 혐오(Russophobic)’ 사회의 병든 상상의 산물”이라며 “우리는 우크라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 이것은 그들의 정신병의 결과”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미국 정치인들은 ‘임박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란 근거 없는 믿음을 언론에 퍼뜨리고 이젠 자신들의 공포증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미 의원들에게 미국의 가장 깊은 경제·정치적 위기에서 극복하도록 초당적 합의를 하는데 참여할 것을 추천한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립하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의 선택은 러시아와 미국이 동등하고 실용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미 정치인들은 위협을 포기할 때다. 그런 전략은 미국 국민들에게 어떠한 이익도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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