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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禪墨一如’라는 말처럼 불교의 참선과도 같다”
2021년 11월 04일 (목) 12:26:41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서예는 예로부터 독립된 예술분야로서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림문자에서 출발한 한자서예는 시, 문학, 회화와 더불어 융합·발전해왔고, 최근에는 독특한 문체의 한글서예도 취미생활을 넘어 새로운 서체예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윤담 기자 hyd@

한국미술의 뿌리인 서예는 선비정신의 발로이자 성찰 도구로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생활예술이었다. 운율감을 느낄 수 있고 조형적으로 뛰어난 구조를 지니고 있는 서예는 모든 예술의 기본이자 미학의 완성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 문진 스님

다양한 서예 작품 통해 현대인들에 울림 전달
“불교에 귀의한 후 스님으로 생활하며 불교와 서예가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됐다. 작품에는 자신의 내면세계가 투영되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며 마음과 생각이 올바르게 갖춰져야 그 빛에 보이는 것이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문진스님은 서예를 통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 있는 인물이다. 서울 강북구에 소재한 동국사포교원은 신도들이 곧 가족이라는 문진스님의 불교 철학 아래 늘 웃음이 끊이질 않는 사찰로 지난 10여 년 동안 수행기도도량으로서 작지만 옹골차게 내실을 다져왔다. 서예는 먹을 갈면서부터 수양이 시작된다. 검은색으로 필묵을 하지만 다양한 색깔의 삶의 향기가 묻어나온다. 판본체, 궁체, 궁체흘림, 고문, 고문흘림 등 다양한 필체를 구사하고 있는 문진스님은 최근 캘리그라피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서예에 퓨전을 가미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예는 문자에 혼을 불어넣는 독특한 창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창작예술로 예로부터 선비는 정신수양을 위해 늘 서예를 가까이 해왔기에 서예를 일컬어 선비의 예술이라 일컬었다.

특히 수행정진하는 스님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수행종목으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문진스님은 수많은 부처님경전을 사경하는 것을 수행과제로 삼고 열심히 경전을 사경하고 있다. 서법(書法)은 스승에 의해서 배울 수도 있으나 그 정신과 흥미는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혼자만의 노력과 인내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書)를 법(法)에 맞게 잘 쓰겠다는 참다운 정신이 없고 흥미를 갖지 않으면 글씨가 아무리 신묘함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참다운 글씨가 될 수 없다.

때문에 서예는 재주보다는 노력을 중시한다. 재질과 기질, 인내심과 노력 등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도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문진스님이 불자들에게 서예를 통한 불교수행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문진스님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들은 하루 24시간을 매우 바쁘게 살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서예는 잠시 여유를 가지고 뒤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자기 성찰의 기회다. 마음을 비우고 붓을 잡는 순간 모든 잡념과 번뇌가 사라지고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붓을 드는 순간 수행 정진의 시간으로 접어들다
“서예는 선 하나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한 장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온 정성과 집중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선묵일여(禪墨一如)라는 말처럼 불교의 참선과도 같다.” 불교에 귀의한 후 불교와 서예가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문진스님. 수행의 일환으로 붓을 잡은 지도 벌써 십수 년이 훌쩍 지났다. 붓을 드는 순간 스스로의 수행 정진의 시간으로 접어든다는 문진스님은 “이는 바로 자신을 뒤돌아보며 스스로 성찰하는 계기가 되고 있어 하루도 빠짐없이 붓을 놓을 수가 없다”고 부연했다. 오늘날 컴퓨터 및 스마트기기를 활용하지 않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글들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면서 손 글씨가 무척이나 귀해졌다.

문진스님은 “오늘날 손 글씨를 거의 쓰지 않고 디지털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서예교육은 분명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고 계승해 나가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정식 과목으로 인정되어 학교에서 가르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집중력 향상과 더불어 인내심 그리고 정서함양 등 순기능적 역할이 커서 아주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무슨 일이든 배우고 집중하는 시간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가지고 거기에 정진해야 한다”며 “처음엔 힘들지만 조금씩 뜻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해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목표에 근접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성취감을 얻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갖추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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